[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우협 가른 '자금력', 에어인천이 가장 확실했다이스타 'VIG의 국민연금 출자 여부'·에어프레미아 '컨소 이탈' 등 불확실성 존재
남준우 기자공개 2024-06-18 07:29:5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인천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우협)에 선정됐다. 자산 규모나 실적 면에서 후보자들에게 뒤쳐지지만, 기간산업 M&A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와 인화정공의 존재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줬다.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가장 확실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의 국민연금 출자사업 위탁운용사 선정 여부, 에어프레미아는 MBK파트너스 등 컨소시엄 구성원들의 이탈이라는 불확실성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VIG파트너스, 일찌감치 우협 선정 실패 예감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주요 매각 측인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매각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후 에어인천과 매각 기본합의서를 작성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한 나머지 절차들을 밟을 예정이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은 모두 인수 희망가로 약 5000억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별 가격 격차는 100억~200억원 내외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후보자별 치열한 싸움이 예고됐었다. 에어인천의 경우 후보자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경쟁자인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비해 자산 규모가 작고, 매출 등 실적 면에서도 가장 밀렸다.
그럼에도 우협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수 이후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이었다. 특히 자금 조달 부문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역시 자금 조달책을 마련했지만 세밀함에서 에어인천을 따라가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전을 위해 이스타항공은 우리은행, 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맺었다. 이와 더불어 항공 화물 사업을 영위한 경험이 없다는 단점을 메우기 위해 미국 아틀라스에어(ATLAS AIR)와 사업 제휴를 맺기로 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자금력에 약간의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인수를 위해서는 VIG파트너스의 에퀴티(Equity) 지원이 필수였으나 신설 블라인드 펀드의 1차 클로징 금액을 고려하면 아직 지원 여력이 부족했다.
VIG파트너스가 이달 하순 숏리스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출자사업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지 여부가 중요했다. 선정 여부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변수가 남아있었던 셈이다. VIG파트너스 역시 이점을 최근 인지하고 일찍이 딜에서 관심을 끄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 'MBK·카고룩스·파빌리온' 이탈
가장 유력한 후보자였던 에어프레미아도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MBK파트너스, 메리츠증권, 카고룩스(Cargolux), 파빌리온, JC파트너스 등이 컨소시엄을 맺었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경우 딜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주요 매각 측인 산업은행의 우군으로 참여하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처음에는 제주항공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이후 제주항공이 빠지면서 에어프레미아를 선택했다. 다만 국토교통부 허들을 넘지 못했다. 외국인 주주에 대한 반감이 심한 국토교통부가 끝내 거절하면서 카고룩스와 함께 컨소시엄에서 빠졌다.
결국 에어프레미아는 메리츠증권과 컨소시엄을 맺고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이 MBK파트너스의 몫이었던 3000억원을 전액 지원해주기에는 여력이 부족했다. 주주배정 증자로 부족한 부분을 메울려고 했으나, 이 역시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반면 에어인천은 본입찰 전부터 한국투자파트너스, 인화정공과 굳건한 컨소시엄을 맺고 자금 조달 계획을 짰다. 여기에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도 인수금융단으로 확보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했다.
특히 매각 측은 인화정공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화정공은 PEF 운용사 소시어스와 함께 한화엔진(옛 HSD엔진)이라는 기간산업 M&A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소시어스와 함께 에어인천의 최대주주로 활동 중인 만큼, 향후 운영 측면에서도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의 경우 자금 조달 부문에서 하나씩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반면 에어인천은 항공화물 전문사업자라는 명분과 더불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확고한 자금 조달 계획을 내세우며 우협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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