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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틱 의료기기 리포트]불로장생 욕망 파고드는 '뷰티시장', 중심에 선 'K-의료기기'[총론]국내 안티에이징 시술 대중화로 산업 확장…글로벌도 각광받는 추세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21 13:06:15

[편집자주]

클레오파트라는 젊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순금으로 마스크팩을 했고 양귀비는 피부 탄력을 위해 아이소변으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안티에이징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늘 끝이 없었다. 현대 시대에서는 보툴리눔 톡신·필러 등 주사제, 레이저 기기 등 비침습 시술이 안티에이징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국내 미용기기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미용 시술과 K-뷰티 선호현상에 힘입어 국내서 글로벌로 확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 못지않게 경쟁력을 장착한 국산 뷰티 의료기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로장생(不老長生). 늙지않고 오래 사는 건 지위고하를 막론한 모두의 꿈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날 수록 노화를 막고자 하는 열망은 더욱 커진다. 화장품으로만 피부를 관리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시술의 힘을 빌려 젊어지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한다.

처음 시장을 형성한건 해외기업이지만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건 국내기업이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담아 글로벌로 향한다. K-뷰티 바람을 타고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넘보고 있다.

◇수술보다 비침습 선호, 산업 주도하는 레이저 시술

'얼굴의 세월을 걷어낸다', '단 한 번의 시술로 젊어진다' 레이저 의료기기가 국내 병원에 퍼지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의 슬로건이다. '연예인 동안 비법'으로 리프팅 시술이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접어들면서다. 이제는 일반인도 주기적으로 받는 대중화된 '쁘띠 성형'으로 자리잡았다.

미용성형이 대중화하며 수술보다 시술, 침습 시술보다 비침습(최소침습) 시술이 선호되는 추세다. 장기 휴가를 내기 어려운 직장인은 회복기간이 짧은 방식을 더 선호하는데다 합리적인 선으로 비용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수요에 발맞춰 산업이 커지는 수순이다. 국내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약 20%씩 성장했다. 특히 비침습 방식의 시술 건수는 2014년 960만건에서 4년 만에 1270건으로 30% 이상 확대했다. 같은 기간 침습 시술이 900만건에서 1060만건으로 17% 늘어난 것에 비해 더 큰 성장을 이뤘다.

초음파 기기 시술원리(자료: 클래시스)

대표적인 비침습 시술로는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가 꼽힌다. 주름을 막고 탄탄한 피부를 원하는 누구나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부담없이 찾는 시술로 꼽힌다.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는 20년 넘게 대표적인 비침습 시술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최근 성장을 주도하는 비침습 시술로는 초음파(HIFU)·고주파(RF) 기반의 에너지 시술이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대중적인 시술로 자리잡았고 해외에서는 타이트닝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며 큰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이같은 시술이 영구적인 효과를 내지 못한다거나 잦은 시술로 인한 부작용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매해 시술 건수가 늘어나는 건 젊어지고 싶은 갈망을 지닌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인식의 변화로 주로 40대가 받던 시술을 30대, 20대로 연령대가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초음파·고주파 기기 원조 제친 국산제품, 대중화 일등공신

한국은 특히 미용기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가다. 일찍이 성형 문화가 자리를 잡았고 높은 비용의 외산 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에너지를 활용한 비침습 시술은 피부층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깊이에 따라 분류가 나뉜다. 수십년 전 레이저 시술은 침투 깊이가 얕아 표피와 얕은 진피층까지만 전달이 됐으나 점차 깊은 진피층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기기가 등장했다.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시술은 크게 초음파와 고주파가 있다. 최근에는 단극성 고주파가 아닌 양극성 고주파, 극초단파를 이용한 신기술도 쏟아진다. 인체해 무해한 의료용 실을 삽입해 리프팅 효과를 내는 실리프팅도 있다.

초음파·고주파 시술을 안착시킨 시초격은 외산 제품이다. 미국 솔타메디칼이 최초로 선보인 고주파 기기 '써마쿨(1세대)'이 대표적이다. 현재 '써마지(4세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주파 시술은 피부 진피층에 고주파를 가해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다. 피부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콜라겐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콜라겐 생성으로 피부 주름을 개선하고 탄력감을 높인다. 2000년 초 등장한 써마지는 피부노화 치료에 한획을 그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울쎄라, 써마지, 올리지오, 슈링크 기기

독일 멀츠의 '울쎄라'는 대표적인 초음파 기기다. 피부관리를 주기적으로 받지 않는 사람들도 울쎄라는 익숙할 만큼 레이저 시술의 대명사가 됐다. 초음파 시술은 피부 깊숙한 근막(SMAS)층에 초음파 에너지로 섭씨 60~70도 정도의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열이 발생하면 근막 수축이 이뤄져 리프팅 효과가 난다. 생고기에 열을 가하면 표면이 쪼그라들며 올라붙는 원리와 같다.

외산 제품이 레이저 치료 지평을 열었지만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국산 제품이다. 외산 제품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외산보다 약 절반 가격으로 가성비를 갖췄다. 국산 울쎄라, 국산 써마지로 불리는 '슈링크', '올리지오'가 대표적이다. 각각 클래시스, 원텍이 개발했다.

◇K-뷰티 타고 글로벌 강세, M&A 러브콜 받는 국내기업

리프팅 시술 대중화에 힘입어 국내 미용기기 업체들은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클래시스, 원텍을 비롯해 제이시스메디칼, 루트로닉, 비올 등은 실적이나 주가 측면에서 호시절을 보내고 있다.

시장 대장격인 클래시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31%를 내고 있다. 원텍은 작년 연결기준 1184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성장률 45.2%에 달했다. 제이시스메디칼, 루트로닉, 비올 등도 매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수 신약 개발 중심의 바이오텍이 오랜기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고전하는 시기 속 실적이 고공행진 하는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주목을 받는건 당연한 결과다. 특히 사모펀드(PE)가 이들을 인수 대상에 올리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금이 한정적인 국내 업체들을 인수해 빠른 글로벌 진출을 꾀한다.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 인수 후 미국 미용기기 기업 사이노슈어와 합병을 진행 중이다. 양사 제품군을 합쳐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프랑스계 헬스케어 전문 PE 아키메드는 제이시스메디칼 인수를 공표했다. 제이시스메디칼은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들이 해외 진출에 더 주목하는 배경은 글로벌의 높은 성장성에 있다. 한국은 시장이 먼저 커지며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반면 리프팅 시술 침투율이 크지 않은 해외 시장은 큰 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으로 뻗어나가는 추세와 같다. 한류 영향으로 'K-뷰티'에 대한 서구권의 관심과 이미지도 상승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산 제품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기기를 개발하는 등 노력으로 선호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해외에서도 국산 미용기기가 편하고 좋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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