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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더현대서울의 '오프라인 진화론'

김선호 기자공개 2024-07-01 11:45:54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0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사업전략 방향은 '더현대서울'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달라졌다고 한다. 그동안 오프라인 채널에 집중한 전략을 유지할지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참전해야 할지를 두고 주요 임원 간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2019년 '식품 온라인 사업 TF'를 구성하면서 기존 운영하는 e슈퍼마켓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때부터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민의 종지부를 찍게 만든 건 더현대서울의 개점과 흥행이었다. 2016년 코엑스몰을 경쟁사에 넘긴 후 여의도에 백화점을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더현대서울이 2021년에 그랜드 오픈했다.

개점과 함께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지만 사업초기 주요 명품 브랜드가 없다는 게 약점으로 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K-컬처 콘텐츠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로 소비자를 유인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인 개점 후 33개월 만에 연매출(2023년) 1조원 점포로 등극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2023년 12월에는 드디어 3대 해외 명품 브랜드 중 '루이비통'을 품에 안았다. 물론 목동점에 위치한 매장을 더현대서울로 옮기는 방식이었지만 백화점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

다만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벤트는 버츄얼 아이돌 행사에서 이뤄졌다. 버추얼 아이돌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로 이뤄진 그룹으로 미디어 기술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더현대서울은 올초 팬덤을 형성한 버추얼 아이돌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특히 버추얼 아이돌 중 '플레이브'는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엔터업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팝업스토어와 함께 실내정원 사운즈 포레스트에서 업계 최초로 버추얼 아이돌 콘서트까지 진행했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많은 인파가 몰려들지는 더현대서울 내부에서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버추얼 아이돌 '굿즈' 판매량은 한 때 일매출로 루이비통을 넘어서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했다. 백화점과 콘텐츠의 결합이 이뤄낸 진화였다.

더현대서울에서 예기치 못한 성과가 도출되고 이를 계기로 진화하고 있는 오프라인 채널은 현대백화점 내 의견 충돌을 사라지게 했다.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이커머스 참전보다 오프라인 채널이 지닌 '공간의 혁신'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현대백화점은 전통적으로 그리스 신전과 같이 외관을 조성하지만 더현대서울에는 이를 탈피했다. 내부 기둥을 없애고 외관에 보이는 초대형 크레인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초현실적인 형태. 그렇게 현대백화점의 변화는 '뜻밖의'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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