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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민자사업 점검]현대건설, 토목 실적쌓기 '방점'…사업 완주 의지GTX-C·대장홍대선 착공 예정, 준공 사업장 운영수익 적자

이재빈 기자공개 2024-07-12 08:21:31

[편집자주]

공사비 상승 여파가 사회기반시설(SOC) 조성 사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뜩이나 이익률 낮은 토목 분야 수익성 악화 탓에 건설사들은 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위례신사선 등 이미 사업 시행자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민자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대장~홍대 광역철도, 오산~용인 고속도로 등 다수의 조 단위 민간투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지난해 토목 부문 매출로만 2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공사수익으로 창출한 규모만 20조원에 육박한다. 다만 토목부문의 이익률을 전체부문 이익률과 비교하면 부진한 편이다.

낮은 공사 마진을 민자사업 운영으로 만회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미 준공된 민자사업 운영법인 대부분이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트랙 레코드 등을 고려해 사업 포기를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토목 부문 누적공사이익률 2.8%, 전부문 평균 절반 하회

현대건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민간투자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GTX-C다. 총연장 86.46km 구간 중 37.95km 구간을 신설하고 14개 정거장과 차량기지 1개를 조성한다. 총 사업비는 2019년 12월 31일 기준 4조6084억원에 달하고 공사비는 3조3777억원으로 책정됐다. 민간투자비는 2조3473억원이다.

현대건설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과 한화 건설부문, 태영건설 등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구간에 책정된 공사비는 1조1048억원으로 전체 공사비의 32%를 차지한다. 현재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있는 단계다. 지난해 8월 실시협약을 체결했고 1월에는 착공식을 개최했다. 공사기간은 착수일로부터 60개월이다.

GTX-C는 BTO 방식 민자사업이다. 준공 직후 정부에 소유권이 귀속되지만 향후 일정 기간동안 사업시행자에게 운영권이 보장되는 구조다. 건설사가 민자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공사비와 운영수익 두 차례에 걸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실시협약 기준으로 GTX-C의 민간사업자 운영 기간은 40년으로 책정됐다.

대장~홍대 광역철도도 조단위 공사비가 발생하는 민자사업이다. 경기도 부천시 대장신도시와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를 잇는 총연장 20.03km 규모 철도가 조성된다. 총 사업비는 2조1147억원이고 공사비는 1조7248억원이다.

현대건설을 주관사로 대우건설과 금호건설, 동부건설 등이 참여한다. 전체 공사비 중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규모는 7244억원으로 공사지분율은 42%다. 2023년 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후 지난 6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착공 시점은 2025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공사기간은 착수일로부터 72개월이다. 준공 후에는 사업시행자가 40년 동안 노선을 운영해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총 공사비가 각각 8087억원과 4748억원으로 책정된 오산~용인 고속도로와 승학터널도 현대건설이 참여하고 있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승학터널은 지난 6월 실시협약이 체결돼 오는 4분기 착공이 예정돼 있다. 오산~용인 고속도로는 협상을 거쳐 오는 3분기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 4분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다수의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토목 부문 이익률은 악화되는 추세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 증가분이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기 떄문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의 토목 부문이 도급으로 수행한 누적공사수익은 19조6031억원이다. 공사진행률 기준으로 19조6031억원 어치 공사를 수행했다는 의미다. 반면 누적발생원가는 수익의 97.2%에 달하는 19조54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현재까지 진행한 토목 부문 공사의 대금을 수령해도 이익률이 2.8%에 그치는 셈이다. 반면 현대건설의 전체 누적공사수익 대비 이익률은 5.86%로 집계됐다. 토목 부문이 전체 이익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토목 부문의 누적공사이익률은 2021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2020년 이후 연도별 이익률은 2020년 4.29%, 2021년 5.27%, 2022년 4.24% 등이다. 공사비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22년을 기점으로 악화되는 모양새다.

◇서부간선도로·대곡소사선 당기순손실, 차입금 관련 이자비용 탓

공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이 크지 않은 가운데 사회기반시설(SOC) 운영법인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으로 인해 대부분의 민자사업 시행법인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9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서부간선 지하도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건설은 전체 공사비 6604억원 중 2510억원에 해당하는 공사를 진행했고 시행법인 서서울도시고속도로에도 출자를 진행해 3.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서울도시고속도로는 지난해 4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는 179억원을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당기순이익이다. 286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발생하면서 2023년 한 해에만 마이너스(-) 103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당기순손실 162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사업자들이 출자한 에퀴티만으로는 SOC 조성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4521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조달한 여파다. 서서울도시고속도로가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총액은 463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대곡~소사 복선전철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이 지분 4.4%를 보유한 서부광역철도가 민간사업시행자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67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 86억원이 발생했다.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규모는 총 1조1544억원이다.

운영 10년차를 넘은 함안~진주 복선전철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현대건설 지분은 2.4%다. 시행법인 가야철도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42억원을 지급하면서 당기순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당기순손익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일부 사업의 경우 정부가 최소비용보전제(MCC)를 통해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민자사업의 실제 운영수입이 최소사업운영비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보전해주는 제도이기 떄문에 적자만 간신히 면할 수 있는 구조다.

민자사업이 별다른 이익을 창출하지 못 하고 있지만 현대건설은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토목사업 트랙 레코드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향후 수주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민자사업은 대부분 토목 중심으로 구성되는 만큼 국내외 수주를 위해서는 다수의 트랙 레코드가 필수적이다.

또 공사비와 물가의 연동을 통해 최소 수익률 확보를 노리는 중이다. GTX-C의 경우 실시협약 체결 과정에서 공사비 등의 변동이 소비자물가지수변동분을 현저하게 상회하는 경우 사업비를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아뒀다. 급격한 공사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조항을 달아둔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등을 이유로 민자사업 중도포기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일정에 맞춰 GTX-C와 대장홍대선 등의 공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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