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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평 리뷰]'3연속 미흡' 벗어난 LH, 올해 최대 미션 '유동성 보강'[SOC]⑪부동산 경기침체 '수익성 위축' 전망…재무처 "외화채 포함 '최대 15조' 채권발행 계획"

박동우 기자공개 2024-07-15 08:00:38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07: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연속 미흡'이라는 악재에서 벗어나 '보통(C)' 등급을 얻었다.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이 하향 안정화 추세로 접어드는 등 지표 개선이 우호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앞으로도 등급 상향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리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수익성 위축에 따른 현금 창출력 저하 전망을 감안해 유동성을 보강하는 미션이 부상하는 모양새다. LH 재무처는 올해 외화채 발행을 포함해 최대 15조원을 확보하는 계획을 세웠다.

◇2023년 평가, 부채비율 '하향 안정화' 우호적 작용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따르면 LH는 '보통(C)' 등급을 받았다.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지며 2020년 이래 2022년까지 3년 연속으로 '미흡(D)'이 책정됐으나 지난해 한 단계 상승하며 그간의 평가 부진을 만회했다. 다만 2019년 경평 당시 부여됐던 '우수(A)' 등급보다는 두 계단 낮다.


이번 경평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지표가 '부채비율'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218.3%를 기록했는데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을 계기로 출범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2018년 말 282.9%와 견줘보면 5년새 64.6%포인트 낮추는데 성공했다.

전년 대비 부채 증가율을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비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꾸준히 관리한 성과도 돋보였다. 작년 말 부채총계는 152조8473억원으로 2022년 말 146조6172억원과 견줘보면 4.2%(6조2301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67조316억원에서 70조96억원으로 4.4%(2조9780억원) 많아진 총자본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0.2%포인트 낮았다.


LH는 2019년 이래 지난해까지 5년간 11조5964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했다. 토지를 개발하고 공공주택을 분양·임대하는 본업의 수익성이 자본 확충에 일조했다. 여기에 해마다 정부가 유상증자를 단행한 대목도 부채비율의 하향 안정화에 기여했다. 지난해 정부가 LH에 출자한 금액은 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경평에서 얻은 성과를 2024년 평가에서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순이익이 2022년 1조4327억원과 견줘 63.9%(9169억원) 줄어든 5158억원을 시현하며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공동주택용지 대금 회수가 부진한데다 분양이 예년 대비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연내 해외서 12억달러 조달 밑그림, 브라질 채권 발행 성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국면에서 유동성을 확충하는 과제가 중요하게 대두됐다. 2023년 말 연결기준으로 보유한 여유자금이 6조3823억원인데 2021년 말 9조2583억원 대비 31.1%(2조876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현금성자산 2조4091억원 △당기손익인식-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3조3589억원 △단기금융상품 6143억원으로 구성됐다.


주택 건설과 신도시 조성이라는 본업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여건이 어려워진 만큼 LH 경영진은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확충할 길에 나섰다. 대표적인 조치가 '비핵심자산 매각'이다.

2023년에 성남시 오리동 사옥을 입찰가 5801억원에 처분하는 방침을 세우고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인접한 부지 역시 4024억원에 매물로 내놓은 배경과 맞닿아 있다. 올 6월에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지구에 자리잡은 1만9630㎡ 규모의 필지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에 매각했다.

공사채 발행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에도 한층 힘을 쏟는다. LH 재무처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하면 금융시장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고 판단된다"며 "2023년 채권 발행 예상 금액을 13조원으로 설정하고 실제로는 10조원을 조달했는데, 올해는 15조원 규모를 발행키로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서 올해 12억달러(1조6000억원)를 조달하는 밑그림도 그렸다. 올 4월에 LH는 비금융 분야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브라질 헤알화 표시채권을 발행하면서 2700억원을 조달했다. 환율 차이에 힘입어 30억원의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 여세를 몰아 6월에는 2년 만기 헤알화 채권을 추가로 찍어내 3800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LH 재무처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재정지원단가 상향도 숙원 과제"라며 "정부가 LH로 출자하거나 융자하는 방식으로 재무적 지원을 단행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최소 5%, 최대 10% 수준까지 인상하는 목표를 안고 지속적으로 정책 건의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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