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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바이오시밀러 '지각변동']빅펌에 맞선 삼천당제약 전략, '안과 입지'와 '용량·제형'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추진, PFS 제형 승부수

임정요 기자공개 2024-07-11 08:39:02

[편집자주]

많은 산업이 그렇듯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모방에서 탄생했다. 바이오 신약개발 성과에 앞서 바이오시밀러의 부흥이 먼저 있었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한 시밀러는 개발도 용이할 뿐 아니라 사회적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체제로 환영받는다. 제약사바이오 입장에선 신약개발에 본격 뛰어들기 전 중간 도약대로도 활용한다. 최근 주요국에서 시밀러 허가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움직임까지 추진되면서 시장 판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온 81년 역사 삼천당제약은 바이오 시밀러 시장에서는 신생 후발기업이다. 그러나 패기가 남다르다. 6년전 시밀러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선언을 한 이후 벌써 상업화 목전까지 성큼 다다랐다.

전략도 분명하다. 그간 삼천당제약이 닦아온 안과질환 시장에서의 시밀러가 주요 공략 포인트다. 안과분야 국내 1위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시밀러 역시 선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같은 품목으로 경쟁하는 빅펌들과 맞서야 한다는 부담을 어떻게 극복할 지 관전 포인트다.

◇안과용제 특화 삼천당제약, 첫 바이오시밀러 'SCD411'

삼천당제약은 1943년 설립해 81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 된 건 2012년이다. 안과용제, 점안제 기업인 DHP코리아(현 옵투스제약)를 140억원가량에 인수하며 단숨에 안과용제 내수시장 1위 입지로 올랐다. 현재 안과용제는 삼천당제약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삼천당제약의 연결매출은 전년비 8.6% 늘어난 192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건성질환, 각막염 치료제 등 안과용제의 매출이 1174억원으로 기여도가 60%에 달한다.

안과질환에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삼천당제약이 바이오 영역에 처음 도전하는데 있어 관련 분야를 타깃하는 건 사실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안과질환 바이오의약품인 아일리아(성분명 아플리버셉트)의 시밀러 제품을 첫 공략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삼천당제약 바이오연구소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다. 유럽지역 물질특허가 오는 2025년 만료되는 가운데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개발 및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고용량 아일리아 시밀러인 'SCD411'을 2018년 특허 등록하고 연구개발에 나섰다. 2020년 임상 3상을 시작해 14개 국가에서 576명을 대상으로 565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연구개발 6년만인 작년 11월 국내 및 일본, 유럽, 캐나다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서는 안과분야 1위 기업이라 유통 마케팅을 직접 맡는다. 삼천당제약과 자회사 옵투스제약이 공동판매는 전략이다.

기타 시장에서는 지역별 파트너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이익을 절반씩 나누거나 매출의 55%를 삼천당제약이 수령하는 조건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지역에선 계약을 협상 중이다.

하지만 부담도 있다. 아일리아 시밀러는 삼천당제약 뿐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양대산맥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까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서 삼일제약과 손잡고 5월부터 제품을 출시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이 국내직판을 맡는다.

빅펌들과의 승부를 앞두고 있지만 삼천당제약의 믿을구석은 결국 '국내 1위 입지'다. 삼일제약이나 셀트리온제약보다 국내 안과시장 입지가 더 큰 만큼 충분히 겨뤄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밀러 후발주자…고용량 아일리아 PFS 제형으로 승부수

제품면에서의 차별화도 있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시밀러 후발주자지만 고용량 및 PFS제형이라는 차별성으로 무장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콘, 삼성바이오에피스, 포미콘 등이 먼저 FDA 허가를 받았고 국내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이 앞섰지만 대형사들과 승부를 벌여볼만 하다고 판단한 게 바로 제품의 차별화였다. 앞서 허가받은 시밀러 제품들도 특허 만료기간 도래 전이라 아직 시장에 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단 삼천당제약은 세계 최초로 아일리아 시밀러 PFS와 바이알의 품목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PFS는 곧장 사용할 수 있게 용재가 담긴 형태라 오염이나 투약실수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삼천당제약은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 회피 전략인 '고용량' 전략으로 애초 방향성을 잡았다. 고용량은 오리지널 개발사인 리제네론이 시밀러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택한 전략이다. 리제네론은 기존 2mg 아일리아보다 4배 더 강력한 8mg 용량으로 작년 8월 다시 FDA 허가를 받았다.

저용량 아일리아는 첫 5달간은 1달에 한번꼴로 주사를 놓고 이후에는 2달에 한번 주사를 놓으며 차도를 보일때까지 1년 넘게 투약하기도 한다. 신규 고용량 제품은 첫 3달간 1달에 한번꼴로 투약하고 이후에는 2~4달에 한번으로 투약 빈도수를 줄였다.

리제네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고용량 아일리아는 작년 첫 출시 후 1억6580만달러, 한화 2290억원을 벌어들였다. 저용량 아일리아와 합하면 작년 총 92억1480만달러, 한화 12조7000억원을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아일리아 시장이 2030년 1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는 "삼천당제약의 아일리아 시밀러는 PFS제형이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고용량 오리지널이 있다고 해서 그 존재가 제네릭 시장을 어떻게 줄일지는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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