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다시 꺼낸 '합병 카드' KD, 재무구조는 '악화일로'②아산 주상복합 이어 세종 사업 흡수, 1분기 말 부채비율 860%…4년 연속 '순손실'
신상윤 기자공개 2024-07-16 07:20:44
[편집자주]
건설산업은 건축과 토목 뿐만 아니라 설비 및 전기, 인테리어 그리고 유지관리 등을 아우른다. 넓은 범위 만큼 종사하는 기업도 9만개에 달한다. 조단위 매출을 창출하는 대형 건설사 외에 중견·중소기업들도 각자 역량을 발휘하며 건설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본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곳들도 많다. 다만 활발하지 않은 IR 활동으로 주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더벨은 건설산업을 기반으로 상장한 중견·중소기업들의 개별 이슈를 짚어보고 재무와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건설사 KD(옛 KD건설)가 다시 한번 합병 카드를 꺼냈다. 충남 아산에서 추진하던 주상복합 개발 계열사를 품은 데 이어 이번엔 세종시에 공급한 도시형생활주택 시행사를 흡수 합병한다. 모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있는 곳이다. 최근 공사 수주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KD로선 계열사 PF 리스크까지 떠안아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1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D는 오는 9월 20일 자회사 '세종스카이'와 손자회사 '스카이개발'을 모두 흡수 합병한다. KD에 흡수된 2개 법인은 모두 청산될 예정이다. KD가 세종스카이 지분 95.98%를 보유하고 있고, 세종스카이는 스카이개발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에 이사회 결의로 합병이 승인됐으며, KD가 별도의 신주를 발행하지도 않는다.
세종스카이는 세종특별시 대평동 698(3-1 생활권 C2-5BL) '펜트빌 세종'을 시행한 주체다. 스카이개발은 펜트빌 세종 관련 PF를 위한 법인이다. 펜트빌 세종은 도시형생활주택 56세대와 오피스텔 14실을 포함하는 건물로 KD가 시공을 맡았다.
KD가 준공을 마쳤으나 미분양 탓에 283억원으로 약정한 PF 리스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PF 만기 연장일도 오는 21일로 다가오고 있다. 시공사인 KD와 최대주주 KD기술투자, 안태일 KD 회장 부부 등이 연대 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자칫 PF 상환 연장이 안 될 경우 리스크를 분담해야 하는 것이다. KD가 세종스카이 등 법인을 합병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앞서 4월 KD는 자회사 'KD도시개발'과 손자회사 '아산개발'도 합병했다. 충청남도 아산시 모종동 556-12번지 외 5개 필지에서 주상복합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이다. KD도시개발이 시행하고 아산개발이 PF 자금을 조달했다. 아산개발이 약정한 PF 자금은 130억원 규모다. 여기에도 안 회장은 연대 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KD로선 재무구조 악화 정도가 더해질 수 있다. PF 상환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KD 부채비율은 860%에 달한다. 지난해 말 868%와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지만 순부채가 2775억원에 달하는 등 건전한 수준은 아니다.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530억원을 넘는 데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억원에도 못 미친다.
KD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749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84.7%, 수익성은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금융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4년 연속 순적자를 면하진 못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냈던 상황을 고려하면 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황도 녹록진 않다. KD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06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17.4%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5.2% 감소한 19억원으로 집계됐다.
도급 공사 등 건설사업으로 매출을 인식하는 KD는 수주 절벽에 다다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천안과 군산, 부산 등에서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 공사 수익잔액이 2348억원 상당이다. 지난해 말 4115억원에 달했던 잔액 규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수주했던 사업 2건(838억원) 가운데 530억원에 달하는 계약 1건이 해지되는 고비도 맞았다.
KD가 분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행법인들을 합병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보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PF 상환 리스크가 없진 않지만 상장사로서 자금 조달 측면에선 비상장 법인보단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여기에 올해 1분기 말 기준 540억원에 가까운 분양미수금이 유입될 경우 유동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D 관계자는 "펜트빌 세종과 더불어 앞서 합병한 아산 사업장도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분양 및 시공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익구조 개선과 부채비율 축소를 목표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장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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