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밸류업 점검]중장기 주가부양 첫 관문, 치밀한 자본활용 계획⑥유상증자에도 CET1비율 개선 정중동…탄탄한 펀더멘털 유지 관건
고설봉 기자공개 2024-07-25 12:54:50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신한금융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밸류업에 나선 신한금융그룹의 과제 중 하나는 자본활용의 효율성 제고다. 무분별한 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총자본은 커졌지만 정작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발행주식수가 늘고 자본적정성 관리에 균형이 무너지면서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지난해부터 신한금융은 자본적정성 관리를 통해 한층 더 탄탄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자본 위주로 자본력을 극대화해 기초체력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주주환원정책도 펼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유상증자로 '자본 볼륨 업'…치밀한 전략 부재로 주가 하락
신한금융은 최근 10년 지속적으로 자본력을 키워왔다. 글로벌 사모펀드 대상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자본을 확충하며 체급을 키웠다. 그러나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본의 활용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숱한 오해를 받아왔고 이는 주가 하락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한금융은 2020년 사모펀드 대상 대규모 증자를 통해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유치했다. 당시 신한금융은 손실흡수 능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재원 마련을 위해 유증에 나선다고 밝혔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당시 신한금융은 대형 M&A를 연이어 성사시키면서 일부 자본적정성이 하락한 상황이었다. 한때 13% 중반대를 기록했던 CET1비율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 연이은 국내외 금융사 M&A로 떨어졌다.
실제 유증 직전인 2020년 2분기말 기준 신한금융의 CET1비율은 11.42%였다. 유증을 통해 1조2000억원 규모 보통주자본금이 확충되면서 2020년말 CET1비율은 12.87%로 회복됐다.
다만 유증 효과는 거기서 멈췄다. 당초 유증의 이유로 신한금융이 시장에 내세웠던 신규 M&A 등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늘어난 자본을 기반으로 신한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 대출자산 증대와 비은행부문 등 자회사에 대한 지원, 국내외 신규 사업기회를 위한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유증 뒤에도 신한금융은 공격적인 영업 및 투자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경쟁사 대비 자산성장 속도가 저하됐다. 또 비은행 자회사 등에 대한 추가 증자 및 신규 국내외 M&A도 없었다.
오히려 유증 과정에서 보통주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역효과가 만들어졌다. 유통 주식수가 늘고 그 물량 대부분을 사모펀드가 보유하면서 오버행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 사모펀드의 투자가 종료되면 언제든 대규모 물양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우려는 올해 초 현실이 됐다. 어피너티와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한때 주가가 하락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 되면서 경쟁사인 KB금융지주의 주가가 지속 상승하는 것과 정반대 결과였다.
◇신종자본증권에 의존, CET1비율은 그대로
무분별한 증자와 함께 자본활용 측면에서도 물음표가 따라 붙었다. 신종자본증권에 의존해 총자본 규모를 키우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경쟁사 대비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보통주자본을 늘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자본을 전략 가운데 가장 우선순위에 있던 것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매년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총자본을 거듭 키워왔다. 연결 기준 2015년 1분기 말 5374억원 수준이던 신한금융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2019년말 1조731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단기간 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린 결과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시중에 자금 공급자 역할을 하기 위해 또 다시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2020년말 2조1799억원, 2021년말 3조3345억원, 2022년말 4조1970억원 등 계속해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커졌다. 코로나19가 종료된 뒤 2023년 말 4조17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올 3월말 4조4006억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결과적으로 2015년부터 지난 10년간 신한금융은 신종자본증권 규모를 718.8% 키웠다. 같은 기간 총자본 증가율은 87.3%였고 자본항목의 핵심요소인 이익잉여금 증가율은 133.0%에 그쳤다. 자본금 증가율도 12.27%로 낮았다.
불어난 신종자본증권으로 총자본 구성도 바뀌었다. 2015년 1분기 말 총자본 30조3077억원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자본항목은 이익잉여금이었다. 15조9411억원으로 전체 52.6%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자본잉여금 9조8873억원(32.6%), 자본금 2조6451억원(8.7%) 순이었다. 신종자본증권은 5374억원으로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그쳤다.
2024년 1분기말 현재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총자본 56조7656억원 가운데 이익잉여금 37조1466억원(65.4%), 자본잉여금 12조950억원(21.3%), 신종자본증권 4조4006억원(7.8%), 자본금은 2조9696억원(5.2%)를 각각 기록했다.
신종자본증권에 의지해 자본력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대출자산 확대 등 경영전략을 펼치면서 후유증도 있었다. 총자본이 커지면서 BIS비율은 상승했지만 주주환원정책과 주가 부양 등에 핵심 지표로 떠오른 CET1비율은 저하됐다.
2015년 1분기말 신한금융은 BIS비율 12.98%, CET1비율 10.72%를 각각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17년 분기말 각각 15.04%와 13.17%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후 신종자본증권 효과로 BIS비율은 개선세를 이어갔지만 CET1비율은 오히려 저하됐다. 2020년 1분기말 BIS비율 14.06%, CET1비율 11.34%로 각각 집계됐다.
CET1비율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핵심자본을 근간으로 산출한다. 코로나19 이후 외부 위험요인이 커지자 금융 당국 등에선 시장성 조달을 통한 전체적인 자본비율 증대보다 자체적인 자본력을 평가할 수 있는 CET1비율을 높이라고 각 금융지주에 권고하고 있다.
그동안 신한금융은 자본여력 등을 고려해 CET1비율 상승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신종자본증권을 줄이고 극대화된 이익창출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보통주자본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2024년 1분기 말 신한금융은 BIS비율 15.85%, CE1비율 13.11%를 각각 기록 중이다. CET1비율이 개선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경쟁사 대비로는 조금 낮은 수준이다. 향후 주주환원을 위해 자본적정성 지표를 더욱 안정화 해야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하는 것이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성과를 좌우할 핵심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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