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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회장이 꺼낸 '자산 유동화' 카드 살펴보니 큐텐 티몬 인수 후 적자 부담에 재무제표 비공개 전환, 자산 가치 사실상 '제로'

정유현 기자공개 2024-07-31 12:33:5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이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사태 해결을 위해 보유 자산 유동화를 약속했지만 업계에서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구 회장이 책정한 금액과 실제 피해액의 괴리가 크고,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낸 큐텐의 기업 가치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0일 싱가포르기업청(ARCA)에 따르면 큐텐은 티몬을 인수한 2022년부터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큐텐은 사모 회사에 해당하기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재무제표나 실적 등을 공시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누적 적자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재무 정보를 공개해왔다. 재무제표를 비공개한 시점이 공교롭게 티몬을 인수한 시기와 겹치는 것이다.


2022년부터 적자가 커진 것이 미공개 기조로 선회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큐텐의 재무 제표를 살펴보면 2020년 대비 2021년 매출 규모는 증가했으나 손실 규모는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2021년 큐텐은 약 346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총 포괄손실은 2300억원 규모로 계산된다. 2020년 대비 손실액이 86% 증가했다.

이에 따른 누적 손실액은 4310억원이다. 누적 손실 2202억원을 기록했던 2020년 대비 1.9배 증가했다. 티몬 인수 전에도 이미 큐텐은 적자에 따른 부담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총계는 -2613억원 규모였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7억원대에 불과한 상태였다. 약 3년 전의 재무 제표이지만 그동안 적자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현재 재무제표의 상황이 더 안좋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티몬과 위메프 상황까지 합쳐서 살펴보면 부담이 커진다. 티몬은 큐텐에 인수된 2022년을 기점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23년 재무 정보를 알 수가 없는 상태다. 2022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1조2644억원 규모였고 더 확대됐을 가능성이 크다. 위메프는 2023년 말 기준 결손금이 7559억원이다. 큐텐그룹의 총 누적 결손금은 최소 2조원대로 계산이 된다. 큐텐그룹은 사실상 좀비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영배 회장이 뒤늦게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구회장이 책정한 피해액은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합계 500억원 내외다. 최소 1000억원에서 1조원대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추산한 금액도 2000억원 이상인데, 피해액을 축소하면서 입장문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자본잠식 기업인 큐텐 지분 매각과 지분을 담보로 한 유동화 방식을 약속했다. 누적 적자보다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구회장이 예상하고 있는 몸값을 제대로 받기 쉽지 않다.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구회장은 큐텐의 보유 지분 가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구 회장에 따르면 한때 지분 가치가 5000억원 이상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가치가 하락했다고 인정한 상황이다.

입장문을 통해 큐텐 보유 해외 자금을 거론했으나 일단 확인 가능한 재무제표 상 현금성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

앞서 구회장은 금융당국과 면담 과정에서 자회사 위시를 통해 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구두로 밝혔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열린 30일까지 세부 사항을 추가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측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공적 자금 투입 등 직접 지원에 대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소상공인 대출 지원 등 우회적인 방식의 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회장이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 등이 관심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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