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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시장 '치매' 개화 길목에 서다]근본치료제와 다른길 리메드 창업주의 도전 "가야할 길"②이근용 대표 "경두개자기자극 연구만 20년, 두정엽 너머 '해마에 닿는' 기술까지"

최은수 기자공개 2024-08-08 09:02:39

[편집자주]

인류 건강 최대 난제인 치매. 일라이릴리가 3번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썬라를 상업화 하면서 다시 한번 치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대표되는 치매 치료 '옵션'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 미완의 과제다. 더 많은 기업들의 공조 그리고 경쟁이 필요하다. 근본 치료 외 예방과 사후관리 등 시장의 '판'을 깨는 옵션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혁신신약 개발 기대주부터 진단과 사후 관리를 포함한 '치매 치료 전주기'를 노리는 기업들까지 더벨이 치매 시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두헬름, 레켐비에 키썬라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연이어 나왔지만 리메드 창업주 이근용 대표(사진)의 방향성은 분명히 'TMS에 있다 사업 초기 채산성 장벽에 부딪혔을 때나 지금이나 "갈 길을 간다"는 확고한 신념이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전자약의 탐색임상도 긍정적이다. 2003년 설립한 리메드의 20여년의 길,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이 대표에게 더벨이 들어봤다.

◇TMS만 20년, 부작용 매우 적은 '전자약'으로 승부수

리메드는 2003년 씨알테크놀로지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 대표는 당시 국내에 제조사조차 없던 뇌신경 자극기 분야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TMS 영역에서만 20년 넘게 전문성을 다져왔다.


TMS 기기를 시판한 건 올해로 10년째다. 2103년 식약처로부터 처음으로 TMS 기기의 사용 허가를 받았고 2021년엔 우울증을 적응증으로 삼고 FDA 정식 의료기기 승인(510(k)) 문턱도 넘었다. 이번 알츠하이머병으로의 도전은 '적응증 확장'을 위한 첫 행보다.

리메드가 알츠하이머병을 공략하는 기전은 일반적인 현대 의학의 접근법과는 궤가 다르다. 통상적인 현대의학은 약물과 침습적 요법인 수술을 택한다. 그러나 이 대표와 리메드는 자기장을 통해 '비침습적'으로 인체의 고유 특성인 '신경가소성'을 건드린다.

여기에 의료기기를 쓰는 TMS를 전자약(electroceuticals)으로 별도로 구분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글로벌 단위로 수가 많진 않지만 리메드를 포함 TMS 개발 기업들이 연구를 통해 명확한 '기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현재 단계는 약 5년의 임상 연구를 통해 TMS를 통한 뉴로 모듈레이션(Neuro Modulation)이 치매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상태다. 이 탐색적인 임상을 좀 더 보강하는 임상(확증 임상)을 진행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자약 품목허가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교류전자기장을 발생시켜 뇌신경 세포를 자극하는 기전은 꽤 오래전부터 개념증명을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며 "알츠하이머병과 상관성이 가장 높은 곳은 '해마'인데 해마와 관련성이 높은 두정엽을 자극하는 데서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넥스트도 역시 '기술' 방점… "인프라 여전히 아쉽지만 묵묵하게"

이 대표는 당분간 TMS 연구를 뇌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해마에 닿게 하는 기술(딥 스티뮬레이션) 개발에 주력할 전망이다. 통상 TMS를 통한 자기장은 체내 십수 센티미터(cm)까지 파고든다. 이 정도만 해도 대뇌피질조차 넘지 못하는 초음파나 체외충격파 대비 월등한 투사력이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정수'이자 요충지로 꼽히는 해마를 타깃하지 못한다. 이 점이 이 대표가 과학자로서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리메드의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TMS 연구와 임상 역시 해마를 직접 자극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마랑 가장 관련성이 높은 두정엽을 자극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 대표는 "두정엽과 해마의 충분한 연결 가능성(Connectivity)을 찾았지만 해마를 직접 건드리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보고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알츠하이머병 신약이나 백신 개발 기업은 그들의 길을 걷고 리메드같은 전자약 기업은 부작용이 매우 적고 다양한 적응증에 적용이 가능한 점을 극대화하는 각자 가야할 길이 있다"고 말했다.

TMS 개발 초기와 달리 리메드는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매년 20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낸다. 수익성을 바탕으로 2019년 코스닥 시장에도 입성했다.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다양한 뉴로 모듈레이션 사업을 확장할 기반이 마련된 상황에서 이 대표와 리메드가 TMS를 통해 나아가는 궁극적인 방향은 무엇일까.

현재로선 일반 환자들에게도 충분한 경도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 치료 옵션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혁신신약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고가 치료비용 때문에 일반인이 선택하기엔 한계가 크다. 각종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까진 아직도 먼 길이 남아 있다.

물론 리메드도 '전자약 보급'을 위해선 가격 현실화의 벽을 넘어야 한다. 앞서 식약처와 FDA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TMS는 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으나 회당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를 책정한다. 약 20회 치료를 받으면 150만~2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대증요법 약물 치료보다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이 대표는 "현재 TMS가 경도인지장애 등 초기 단계 환자에 더 큰 효능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국내외에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전주기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론 전 국민 건강검진에 인지기능 검사나 혈액 등 액체생검에 기반한 조기진단 등 시장이 열리면 리메드가 지향하는 '홈케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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