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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제이슨 황 신세계 부사장, SSG닷컴 IPO로 시선집중?TRS 계약해도 결국 해법은 기업공개…JP모간·씨티증권서 경력 쌓은 'ECM' 전문가

이정완 기자공개 2024-08-12 14:11:4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아쿠쉬네트 미국 뉴욕증시 상장,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제이슨 황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LinkedIn)에 올린 자신의 대표 트랙레코드다. 하나도 빠짐 없이 ECM(주식자본시장) 딜로 채워져 있다.

지난 6월 신세계그룹이 황 부사장을 영입했을 때 자본시장과 접점이 많은 그가 SSG닷컴 FI(재무적투자자) 지분 투자자 찾기부터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IB(투자은행)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SSG닷컴 FI 지분 교체에는 여유가 생긴 만큼 한걸음 나아가 상장 전략 수립을 책임질 것이란 분석이다.

◇SSG닷컴 FI 교체는 크게 관여 않는 분위기

이마트와 신세계가 최대주주를 맡고 있는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이 가진 지분 30% 교체 작업에 한창이다. 4월 말 FI와 약속한 IPO 기한이 도래하면서 풋옵션 분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6월 FI 보유지분 매도기한을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신세그룹은 IB업계로부터 총수익스와프(TRS) 제안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IB업계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쌓은 제이슨 황 부사장(사진)을 영입하면서 그의 임무에 관심이 쏠렸다. 그가 속한 경영전략실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197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경력 대부분을 JP모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서 쌓았다.

커리어 초기 미국 체이스증권에서 DCM(부채자본시장) 업무를 맡기도 했지만 2001년부터 ECM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JP모간에서 한국 지역 ECM 비즈니스 구축에 나선 그는 2004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으로 옮겨 유사한 업무를 이어갔다. 2010년 다시 JP모간으로 돌아왔다가 2019년부터 신한투자증권에서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일했다. 신한투자증권에서도 IPO 육성이 핵심 과제였다.

SSG닷컴 TRS 계약을 따내기 위해 소통 중인 IB는 황 부사장이 당장의 지분 교체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의 경력을 살펴봤을 때 구조화 금융보다는 다른 일에 집중할 것이란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황 부사장은 앞으로 SSG닷컴 상장이나 계열사 후속 상장과 관련해 역할을 해야 하는 인물"이라며 "이 같은 인수금융·구조화 거래에 깊이 관여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신세계건설도 신종자본증권 찍었는데…조달 걱정 없다

황 부사장이 SSG닷컴 IPO를 위해 글로벌 IB업계에서 쌓은 전문성을 살려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결국 TRS 계약도 신세계그룹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IB가 제안하는 TRS는 일종의 주식담보대출이다.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이 들고 있는 지분을 증권사가 인수하지만 지분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은 신세계그룹 몫이다. 신세계그룹은 증권사가 대신 지분을 매입해줬으니 약속된 기한 동안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결국 계약 만기가 도래하면 신세계그룹은 또 다시 매입할 곳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지 않으려면 이 때까지 IPO를 마쳐 TRS를 정산하는 수밖에 없다. SSG닷컴 차원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황 부사장은 이 때까지 에퀴티 스토리 수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황 부사장이 SSG닷컴의 넥스트 스텝을 고민할 수 있는 건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이번 SSG닷컴 FI 지분 교체가 크게 어렵지 않은 딜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계열사 실적이 주춤해졌다곤 하나 재계 서열 11위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지난 5월 신세계건설은 이마트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 받아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대구 지역 미분양 사태로 인한 직격탄을 입어 800%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대규모 조달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건설 조달이 성공한 데에서 자신감을 얻은 듯 하다"며 "SSG닷컴 FI와 약속한 기한도 연말까지로 여유가 있는 만큼 큰 무리 없이 FI 지분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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