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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의장 쇄신 통했나...SK그룹, 종속회사 6년 만에 감소세 올 상반기 49개 순감...SK에코·E&S 에너지 관련 회사 대다수

정명섭 기자공개 2024-08-19 12:23:3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종속회사 수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0년대 들어 계열사별 유망 분야 투자로 종속회사 수를 매년 100개 안팎으로 빠르게 늘려온 흐름과 대비된다. 작년 말 부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중복·방만 투자를 문제 삼고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이라고 지시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연결편입 종속회사 667개, 2018년 이후 첫 순감

SK㈜의 올 상반기 말 종속회사 수는 667개로 작년 말 대비 49개(6.8%↓) 줄었다. 신규 편입된 회사(14개사)보다 청산과 매각 등으로 정리된 회사(63개)가 3배가량 많아 연결대상 회사 수가 순감했다. 정리된 63개 중 연결법인에 흡수합병된 회사는 11개사였고 청산과 매각으로 정리된 회사는 각각 9개, 42개였다.

SK그룹의 종속회사 수가 줄어든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말 260개였던 종속회사 수는 2020년 말 325개, 2021년 454개로 매년 빠르게 늘었고 작년 말에는 716개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151개), LG그룹(30개), 롯데그룹(88개), 포스코그룹(192개) 등 다른 대기업집단 대비 압도적으로 많다.


2020년 전후로 그룹 내에서 선제 투자가 강조되면서 SK㈜와 주요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사한 신사업에 동시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종속회사 증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SK E&S와 SK에코플랜트 등 그룹 내 주요 기업들이 2020년대 들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그린 에너지를 낙점하면서 관련 역량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설립한 이후 자회사가 늘었다. 특히 이들의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은 프로젝트 형태로 회사가 설립되고 매각되는 경우가 많아 에너지 관련 계열사 수가 단기간에 급증했다.

이번에 줄어든 종속회사는 SK에코플랜트, SK E&S 산하가 대다수였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티에스에너지, 초포태양광을 합병하는 등 총 11개의 에너지 프로젝트 사업회사가 그룹 내 계열사로 흡수합병됐고 38개에 달하는 회사가 지분 매각으로 연결범위에서 제외됐다. SK E&S는 2021년에 인수한 미국 그리드솔루션 기업 키캡처에너지(KCE)의 현지 ESS 프로젝트 관련 법인 6개를 청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는 SKC 계열에서도 다수의 종속회사가 연결범위에서 제외됐다. 올 2월 매각 절차가 끝난 SK피유코어와 산하 자회사 6개가 종속회사에서 빠졌다.

SKC는 작년 10월 글랜우드PE에 SK피유코어 지분 100% 4103억원에 매각하는 안을 확정했다. 화학 사업에서 배터리·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결단이다. SKC 산하 SK엔펄스의 해외 사업장(중국·대만), 중국 내 PU 사업장(SKC (Nantong) PU Specialty) 등이 매각으로 연결편입에서 제외된 것도 같은 이유다.

◇올 하반기 '슬림화' 속도 더 빨라질 듯

작년 말 최 의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구조와 조직, 인력 등을 조정(리밸런싱)하는 그룹 기조도 종속회사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의장은 그간 SK그룹이 원칙없는 사업 확장으로 중복 투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소재(동박, 실리콘 음극재 등)와 전기차 충전, 수소, 친환경 플라스틱 등의 분야가 대표적이다.

최 의장은 앞서 그룹 고위 경영진 회의에서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룹 내부에선 올 하반기 중에 더 많은 자회사들이 정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투자 기업들이 리밸런싱 대상으로 거론된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체식품, 수소처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 자금을 넣었다가 손실을 본 투자 건들이 있다"며 "그중에서도 SK의 거버넌스로 컨트롤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우선 순위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룹 다른 관계자는 "핵심 계열사별로 종속회사를 정리하기 위한 TF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계열사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의미를 부여할만한 수준은 아니라 앞으로 정리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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