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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신규 설정 4조대 회복, 삼성SRA '견인'[부동산펀드/블라인드]전년비 1.4조 증가, 대출펀드 대세

구혜린 기자공개 2024-08-22 08:10:38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신규 설정 규모가 4조원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 약정액을 반년 만에 뛰어넘은 규모다. 다만 이는 사실상 삼성SRA자산운용의 독주로 이뤄진 결과인 만큼 부동산 시장의 회복 시그널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와 달리 대부분 펀드가 실물 자산 투자 펀드가 아닌 대출형 펀드인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꾸준히 결성해오던 시장 강호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자산운용 등은 올 상반기 신규 펀딩을 쉬어갔다. 이 자리에 캡스톤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들어서면서 그나마 결성 주체들의 다양성이 유지됐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도심 권역 오피스 담보대출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눈길을 끈다.

◇삼성SRA 비중 전체 80%, 하반기 추가 확대 예고

19일 더벨이 집계한 '2024년 상반기 부동산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00억원 이상 규모로 신규 설정된 블라인드펀드는 총 8개, 약정액은 4조44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펀드 수는 1개 늘고 약정액은 1조4120억원 증가했다.

블라인드펀드 신규 설정 규모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프로젝트펀드가 투자 대상을 지정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과 달리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설정하고 우량 투자대상이 확보되면 투자금을 집행한다.

다만 올 상반기 지표를 시장 개선 시그널로 읽긴 어렵다. 지난해 기저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상반기의 경우 고금리 상황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신규 설정 규모가 2조원대로 내렸다. 오히려 2022년 상반기(4조8211억원)와 비교해보면 신규 설정 규모는 8000억원 가량 감소한 셈이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약진이 전체 블라인드 규모 확대를 견인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상반기 동안 총 3조1500억원 규모, 4개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전체 신규 블라인드펀드 설정액 중 삼성SRA자산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대출형 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신규 블라인드펀드 중 '삼성SRA국내담보대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1조원), '삼성SRA국내PF대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1조원), '삼성SRA대출형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1500억원) 3개 펀드가 Debt 전략을 활용한 펀드였다.

삼성SRA자산운용은 하반기에도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상반기에는 리파이낸싱 수요를 타깃한 대출펀드 결성에 집중한 만큼 하반기엔 신규 오피스 매입을 위한 코어 전략 펀드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취 감춘 이지스·마스턴, 캡스톤·유진 '기지개'

삼성SRA자산운용을 제외한 '전통강호'는 자취를 감췄다.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이다. 이들은 삼성SRA자산운용 대비 설정 규모면에서는 격차가 있으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000억원대 블라인드펀드를 꾸준히 설정해온 곳들이다.

이 자리를 캡스톤자산운용이 대체했다. 캡스톤자산운용은 상반기 3940억원 규모 '캡스톤대출플랫폼일반사모투자신탁2호'를 결성했다. 1000억원 이상 블라인드펀드를 만든 건 오랜만이다. 노란우산공제회와 건설근로자공제회, 경찰공제회 등이 주요 출자자로 구성돼 있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에 이어 블라인드펀드를 만들었다. 2000억원 규모 'KB부동산대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다. 대출형 펀드로 9년 만기로 설정됐다. 주요 투자자산은 2022년 케펠자산운용에 매각된 서울 도심 권역(CBD) 오피스인 INNO 88 타워(옛 삼환빌딩) 담보 대출이다.

유진자산운용(유진SS&D오퍼튜니티일반사모투자신탁2호)과 파인트리자산운용도 각각 1500억원씩 펀딩을 완료했다. 모두 우정사업본부가 주요 출자자다. 양사가 1000억원 이상 규모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것은 리그테이블 집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유진자산운용은 대출 펀드 중심의 시장에서 유일하게 NPL(부실채권) 펀드를 결성해 눈에 띈다. NPL은 금융기관이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부동산 시장에 부실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NPL 펀드도 꾸준히 결성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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