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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베어마켓 관통하는 '롱온리' 뚝심 황소운용 방수완 차장목표달성형 운용 2개월만에 14% 수익률 시현

구혜린 기자공개 2024-09-09 08:08:3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소자산운용은 여의도에서 가장 엉덩이가 무겁기로 소문난 하우스로 꼽힌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날린 계기는 '에코프로' 투자다. 지난 2019년 에코프로를 첫 매수한 이후 장기간 보유 끝에 높은 수익률을 시현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동채 회장의 구속과 공장 화재 사고 등으로 하한가를 맞기도 여러 차례였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을 뚝심있게 구사한 결과다.

2년 전 황소자산운용에 합류한 방수완 차장은 하우스와 개인의 투자 스타일이 일치하는 매니저다. 비교적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하우스의 '에이스'로 불리고 있다. 올 상반기 목표달성형 펀드를 론칭, 약 2개월 운용 끝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조기 상환했다. 데뷔는 수요가 큰 목표달성형 펀드로 시작했으나, 차기작은 '리서치 기반 발굴 및 홀딩력'을 제대로 발휘할 펀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스토리: '6년 여정' 끝 펀드매니저로 정착

방수완 차장(사진)은 펀드매니저 연차로만 따지면 올해 4년차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학부생 시절부터 남달랐다. 대학생 호주머니는 늘 빠듯하기 마련이나 수백만원 규모로 주식을 굴렸다. 이 시기 투자로 소위 '대박'은 내지 못 했지만 큰 수확을 거뒀다. 사설 기관이 주최한 실전주식투자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메리츠증권 특채로 입사할 기회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증권사 취업 관문을 단번에 뚫었으나, 메리츠증권에서의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2016년 초 입사해 2019년 여름까지 약 3년6개월간 재직했다. 그가 취업 후 배정받은 곳은 일선 지점이었다. 주식 자체를 좋아했지만 고객을 상대하며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브로커리지 업무에서는 스트레스를 이길 만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증권사 다음 행선지는 조금 독특하다. 기업공개(IPO) 절차를 좀 더 내밀하게 접하고 싶다는 생각에 관련 마케팅, 행사 주최 등을 전담하는 서울IR을 선택했다. 그곳에서 그는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IR북(book)을 만드는 일을 담당했다. 벤처캐피탈(VC)과 같은 외부 투자를 받아본 적 없는 반도체, 제조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IR북을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자신과 꼭 맞는 옷을 입게 된 건 2022년 들어서다. 중소형 공모주펀드 운용사를 거쳐 황소자산운용에 입사하면서 그는 본격적인 주식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롱바이어스드 전략만을 구사하면서도 국내 주식에 집중하는 하우스 특성은 그의 성향과 일치했다. 당시 황소자산운용은 기존 운용역이 퇴사한 후 방 차장과 같은 주니어 매니저가 채워지며 '2기 체제'를 맞은 때였다.

올해는 그의 책임매니저 '데뷔' 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황소자산운용 입사 후 그는 하우스 반도체 섹터 리서치를 전담했다. 그러다 그에게 맡겨진 첫 펀드 운용 미션은 목표달성형펀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만 하면 단기에 조기 청산이 가능해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펀드다. 방 차장은 "하우스 1호 목표달성형 펀드를 담당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탑다운 방식, 산업내 1등 기업에 투자자

'투자 철학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방수완 차장은 '산업의 대장주를 산다'라고 고민없이 답했다. 유망한 산업을 선정한 이후 그 분야의 1등, 2등 기업을 매수한다. 전체 산업 내에서 시장을 이끌 주도 산업을 선택한 뒤 꼼꼼한 밸류에이션 검증 끝에 대장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탑다운 접근 투자 방식으로 황소자산운용이 강점을 지닌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철저한 리서치다. 방 차장은 "빠졌을 때 더 담을 수 있는 주식을 사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매수 결정을 내리고 흔들리지 않는데는 리서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트레이딩을 하면서 중심을 잡을 만큼의 지식을 갖춰야 변동성 장에서 버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 주식보다는 국내 주식을 더 선호한다. 현재 그가 운용하고 있는 펀드들은 모두 국내주식형 펀드다. 방 차장은 "국내 상장 기업의 경우 텐베거(Ten Bagger)가 의외로 명확하기 때문에 리서치 능력과 신념만 있다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올타임하이목표달성형' 두달만에 청산

방수완 차장은 지난 3월 4일 설정한 '황소올타임하이목표달성형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의 책임매니저를 맡았다. 이 펀드는 황소자산운용이 하우스 설립 후 최초로 선보인 목표달성형 상품이다. 목표수익률을 12%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잡았다.

펀드를 론칭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9개월 내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운용사가 성과보수를 받지 않겠다'라는 조건을 내건 것.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목표달성형 펀드가 우후죽순 출시되고 있으나, 이러한 조건을 추가적으로 제시하는 건 매우 드문 케이스다. 배수진이 통한걸까. KB증권 리테일에서 단기간 판매한 끝에 해당 펀드는 90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청산도 순조로웠다. 2개월여 운용 끝에 누적수익률 14.4%를 달성하면서 5월20일 조기 청산했다. 짧은 운용기간 동안 목표수익률보다도 2.4%포인트(p)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황소자산운용의 여타 펀드와 마찬가지로 롱바이어스드 전략 펀드다. 신탁 재원의 90%를 국내주식으로, 20개 종목을 담았는데 올 상반기 시장 상황과 그가 선택한 섹터가 맞아떨어졌다.

방수완 차장은 "하우스 1호 목표달성형 펀드였기 때문에 최대 운용 기간을 9개월로 예상하고 조건도 제시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정 섹터를 세게 몰아 담았던 게 빠르게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상반기 리서치 결과 유망하다고 판단한 '반화변'(반도체, 화장품, 변압기) 섹터를 펀드에서 집중 투자했던 것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1호 펀드를 설정했던 지난 3월 KB증권 자문형랩(황소자문형랩) 운용도 동시에 맡았다. 올타임하이목표달성형 1호와 유사한 시점에 운용을 시작한 만큼 반도체, 화장품, 변압기 섹터 종목을 다수 편입하면서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운용 초기에는 한 계좌에 유입된 자금이 10억원에 불과했으나, 660억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현재는 폐쇄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목표달성형 1호 펀드 성과에 힘입어 2호, 3호도 연달아 론칭했다. 지난 6월 말 KB증권에서 '황소올타임하이목표달성형 일반사모투자신탁 제2호'를, 7월 초 NH투자증권에서 '황소퍼펙트게임목표달성형일반사모투자신탁A'를 설정했다. 설정액은 각각 120억원, 3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초 '검은월요일' 이후 국내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나, 조기 청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K-컬처' 스터디, 바텀업 종목 선정 집중

롱바이어스드 전문 하우스이다 보니 방수완 차장의 현재 고민은 시장에 집중돼 있다. 당분간은 섹터를 다변화하는데 집중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그가 눈여겨 보고 있는 분야는 K-컬처다. 식품, 화장품, 콘텐츠 등 국내 주요 수출 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수완 차장은 "하우스 측면에서 테크에 집중하게 되면서 올해는 특히 소비재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K-컬처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관련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개인적으로 좀 더 공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소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 인생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방 차장은 "앞으로도 롱바이어스드 전략, 주식 하나만 파겠다는 계획"이라며 "이 회사를 마지막 회사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운용 중인 랩 계좌와 펀드 수익을 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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