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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를 움직이는 사람들]배하준 대표, '혁신적 전략가' 업계 최초 타이틀 선도①2020년 1월 취임 외국인 최장수 대표, 선제적 투명병 도입 '새 바람'

변세영 기자공개 2024-08-22 07:37:18

[편집자주]

오비맥주는 ‘카스’라는 메가브랜드를 발판 삼아 2012년부터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비결은 ‘혁신’이다. 저도주와 쌀맥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가 하면 선도적으로 맥주를 투명병으로 전환하며 오비맥주만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주류업계 경쟁 포화 속에서도 ‘맥주 리딩 컴퍼니’라는 위상을 사수하는 오비맥주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국내 주류업계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거리두기 여파로 모임이 제한되면서 매출 포션이 큰 외식시장과 유흥시장 채널이 직격탄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벤 베르하르트(한국이름 배하준) 대표는 특유의 혁신적 전략가 기질을 발휘해 위기를 퀀텀점프 기회로 삼는다. 갈색병이 주를 이뤘던 맥주시장에서 국산 맥주업계 최초로 투명병을 도입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맥주 1등 점유율을 확고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역대 외국인 대표 중 가장 최장수, 수평적 경영환경 구현

1952년 동양맥주로 출범한 오비맥주는 사모펀드 등을 거쳐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됐다. 2014년 이후 10년 동안 오비맥주는 3명의 수장을 맞이했다. 초대 외국인 대표이사인 브라질 출신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자르딤(Frederico Freire Jardim) 사장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브루노 코센티노(Bruno Cosentino) 사장, 이후 배하준 사장이 차례로 취임했다. 특히 배 대표는 역대 외국인 대표 중 가장 최장수로 오비맥주를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입지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 대표는 2001년 AB인베브에 입사해 벨기에 영업 임원, 룩셈부르크 사장, 남유럽 지역 총괄 사장 등 글로벌 요직을 거쳤다. 그러다 2017년부터 인도/남아시아 지역 사장을 역임하며 아시아 시장을 맡게 됐다. 2020년을 기점으로는 오비맥주의 새 수장으로 임명되어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벤 베르하르트 사장은 본명보다 한국 소비자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배하준’으로 더 유명하다. 본명의 발음을 최대한 살린 애칭 같은 이름이다. 물 하(河), 높을 준(峻)을 사용하여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듯 바다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오비맥주는 임직원 및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대표이사가 한글 이름을 내세우는 문화를 갖고 있다. 그만큼 한국시장에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1월 코로나 발현과 함께 취임한 배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제품과 전략을 구상한 것이다. 일례로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홈술·혼술 트렌드가 커지자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와 저도수 제품 '호가든 보타닉', '호가든 포멜로'를 출시하며 호평을 얻었다.

이밖에도 배 대표는 취임과 함께 직급체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임원실을 없애고 같은 공간에서 사무 업무를 보도록 하는 수평적 업무 환경을 완성했다. 이러한 변화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투명병·국산 쌀 맥주 등 업계 최초 타이틀 ‘다수’

배 대표는 오비맥주의 ‘최초’ 타이틀을 선도하는 인물로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게 투명병이다. 배 대표 체제에서 오비맥주는 2021년 ‘투명병’을 도입해 ‘올 뉴 카스’를 선보이며 국내 맥주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간 맥주업계에서 갈색병은 하나의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다. 갈색병이 햇빛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 호프의 성분이 변질되는 것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이사(사장)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배 대표는 투명병에서도 호프가 상하지 않는 특수호프를 도입하는 결단을 내린다. 결과적으로 품질력을 잃지 않으면서 시각적인 청량함과 시원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하여 확고한 맥주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배 대표는 라거맥주 공식도 깼다. 국내 최초로 ‘한국산 쌀’로 만든 라거맥주 ‘한맥’을 론칭하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기존 라거맥주가 청량감이 강점이라면 한맥은 목넘김을 부드럽게 하는 라거를 표방했다. 배 대표가 직접 이천 공장에 위치한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에 대한 연구와 테스트를 진행했을 정도였다.

이 밖에도 배 대표는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의 330㎖ 병 제품을 업계 최초로 일반 음식점에 출시하기도 했다.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건강상 이유 등으로 알코올 섭취가 어려운 사람까지 맥주 문화를 대중화하고자 한 취지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카스 0.0'를 전면에 내서워 2024 파리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했는데 논알코올 음료가 파트너로 참여한 건 역대 올림픽 중 첫 사례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배하준 대표는 코로나 어려운 시기에도 카스 리뉴얼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한 단계 점프업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능력을 인정받아 최장수 외국인 대표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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