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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문 서비스 도전]고액자산가 대상 투자 자문 서비스, 닻 올렸다①국민은행 첫 상품 출시…판매수수료 탈피, 패러다임 전환

황원지 기자공개 2024-08-26 0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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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투자자문업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은행도 연내 투자자문업 등록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은행의 자문 서비스 출시는 금융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수익 증대와 함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벨은 은행권 투자자문업 진출이 자산관리(WM)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5:2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금융투자자문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는 서울 압구정점에서 파일럿 형태로 시작했지만, 결과에 따라 향후 서비스를 늘려갈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연내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을 밝히면서 은행권의 투자자문업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투자자문서비스가 기존과 가장 다른 점은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상담을 받을 때 자문수수료를 낸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은행 및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상담 및 컨설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실제 수익은 판매수수료로 올려 왔다. 업계에서는 자문수수료 제도가 정착되면 은행권의 포트폴리오 영업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액자산가도 매년 수수료 지불…0.1~1.0% 수준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KB금융투자상품자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은행과 고객이 일대일로 투자자문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개인별 투자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해 자문해주는 방식이다. 아직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단계는 아니다. 파일럿 형태로 1개 지점(압구정 골드앤와이즈더퍼스트센터)에서만 3억원 이상 자금을 맡기는 고객에 한정해 가입이 가능하다. 수수료 부과 주기는 1년으로, 수수료율은 0.1~1.0% 사이다.

기존의 자산관리 서비스와 가장 다른 점은 수수료다. 그간 은행, 증권사 등 대부분의 판매사에서는 금융자산 규모가 수억원 이상인 고객들을 고액자산가로 분류하고 PB를 통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왔다. 자산기준을 만족하면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고객이 따로 상담 및 컨설팅 수수료를 지불하진 않았다. 운용자산을 키우기 위해 제공하는 일종의 유인책이었던 셈이다.

반면 투자자문 서비스는 이러한 상담 및 컨설팅에 직접 수수료를 지불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나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다. 이전처럼 센터에서 배정된 PB들이 고객과 상담하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이전보다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가 진행된다고 전해진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자문서비스에 가입하면 리밸런싱 포트폴리오와 성과 리뷰 보고서를 분기별로 제공한다.

고객을 끌어당길 유인책은 수수료다. KB국민은행은 자문계약을 통해 상품을 가입하는 경우 선취수수료 및 판매보수를 낮춰 전체 수수료 수준을 이전과 같게 유지하기로 했다. 자문수수료와 판매보수를 중복해서 내야 한다면 자문을 택할 고객은 많지 않다. 파일럿 서비스인 만큼 수수료율을 조정해 제도 안착을 노리는 모습이다.

◇판매수수료 대신 자문수수료 수취 “정기적 수익원 기대”

자산관리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의 명목을 기존 상품 판매에서 자문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당장 들어오는 총액은 같겠지만, 리테일 영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간 은행권 자산관리 시장은 금융상품 판매에 초점을 맞춰왔다.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투자일임업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직접 운용을 통한 수수료 수익 등을 올릴 수 없다. 펀드, ELS 등 금융상품을 직접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판매수수료가 은행 비이자이익의 원천이다. 때문에 고객의 자산관리보다는 판매 건수를 늘리는 데 열을 올려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을 주기로 사모펀드 사태와 ELS 사태 등이 반복되면서 포트폴리오 영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판매하고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논리다.

자문수수료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포트폴리오 영업도 강화될 전망이다. 모든 시중은행이 항상 전면에는 포트폴리오 영업을 내세워 왔지만 실제로 정착된 곳은 거의 없다. 상품 판매 수수료가 실적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년 자문수수료가 들어오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포트폴리오 영업도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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