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LG전자 vs 월풀]위원회 회의 '18회' 월풀 압도한 '33회' LG전자[활동성]⑤경영위 19회 소집, 32건 승인…상세정보 안내도 '우위'
박동우 기자공개 2024-09-02 08:08:05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8: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업무 처리를 분담하고 의사결정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의 활발한 운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회의 내역이다. 지난해 LG전자 위원회 회의는 총 33회 개최됐는데 경쟁사 월풀(18회)을 압도하는 기록이다.월풀 이사회 산하 위원회 중 활동이 가장 두드러졌던 감사위는 연간 8회 회의를 소집했다. LG전자 위원회 가운데 활발하게 가동된 조직은 경영위로 총 19회 회의가 열렸다. '일상적 경영사항 위임 처리'라는 권한을 살려 자금차입, 여신약정 등 32건을 승인했다. 단순 횟수뿐 아니라 안건 명칭 등 상세정보 안내에 있어선 LG전자가 '우위'를 드러냈다.
◇LG전자 경영위 '위임처리' 권한 적극활용
월풀이 주주총회 위임장(Proxy Statement) 등을 통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이사회 회의는 7회 소집됐다. 같은 기간 이사회 산하 4개 위원회는 18회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횟수가 단연 많은 조직이 감사위로 연간 8회 열렸다. 재무위는 4회 진행했고 기업지배구조·지명위와 인적자원위는 3회씩 개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이사회 회의를 8회 개최했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들은 33회에 걸쳐 회의를 열었다. 가장 활발하게 회의를 연 기구가 경영위로 작년에 19회 진행했다. 감사위는 6회, 내부거래위와 ESG위는 각각 4회 열렸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 회의는 2023년에 개최한 내역이 없다.
경영위 운영이 다른 위원회와 견줘 활발한 건 이사회에서 위임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권한과 맞닿아 있다. 경영위는 이사회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한다는 목적에 부응해 일상적 경영사항을 위임해 처리하는데 초점을 맞춘 조직이다. 조주완 대표 등 사내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권봉석 LG 부회장으로 멤버를 구성해 은행 기업여신한도거래 약정, 장기차입 약정 등의 안건을 이사회 대신 의결해왔다.
월풀의 경우 회의를 진행하면서 어떤 안건을 논의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키 어렵다. 가장 회의를 많이 개최한 감사위 활동에 대해서는 "2023년에는 새로운 재무 부문 보고의 계획된 이행을 감독했다"고 명시했다. 작년 재무위 활동에 대해서는 "자본구조, 유동성 및 자본배분 전략을 감독했다"며 "포트폴리오 변화와 부채 수준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월풀 이사회·위원회 회의 공시, 제한적 기재
경영상 중대 사안을 둘러싼 이사진 논의 여부 역시 파악할 수 없다. 지난해 월풀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튀르키예 가전업체 아첼릭에 사업을 매각해 2000만유로(300억원)를 확보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EMEA 사업이 명시된 이사회 활동 내역은 "2023년 인적자원위가 EMEA 사업 매각 이후 회사 규모 변화에 대비해 2024년도 임원 보상 관련 비교 기업군을 수정했다"는 설명이 전부다.
월풀이 이사회에서 논의한 안건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수록된 연차 보고서(10-K)를 통해 일부분만 살필 수 있다.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의사결정, 주식 기반 인센티브 계획에 대한 승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반면 LG전자는 월풀보다 이사회 활동을 둘러싼 정보 공개가 한층 자세하다. 한·미 감독당국의 공시의무 규율 차이와 기업의 정보안내 적극성 등이 복합 작용했다. 단순 회의 개최 횟수에 국한하지 않고 의안 표결내역과 안건명을 일목요연하게 도표로 정리했는데 2023년 LG전자 이사회는 의안 30건을 가결하고 △경영위(32건) △내부거래위(6건) △감사위(5건) △ESG위(2건) 등 위원회는 총 45건을 승인했다.
삼일회계법인 거버넌스센터 관계자는 "이사회와 소위원회 회의 내역에 관한 공시를 살피면 미국 기업은 개최 횟수 등 제한적인 정보를 기재한다"며 "반면 한국 기업은 안건의 구체적 명칭, 개별 이사들의 표결 내역 등까지 공개하는 등 비교적 매우 상세하게 기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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