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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상장 문턱 높아지나…최소 설정액 상향 움직임 설정액 70억→100억 검토, LP 모집 부담 가중

구혜린 기자공개 2024-09-04 08:04:5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건전화를 위해 상장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최소 상장 요건을 현행 설정액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이다. 거래량이 '0'에 가까운 일명 '좀비 ETF' 출몰을 예방하자는 의도가 깔려있으나, 중소 운용사엔 자금모집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는 ETF 최소 상장 금액을 현행 설정액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ETF 거래 규모가 치솟으면서 최근 금융당국은 시장 건전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도한 시장 경쟁이 촉발에 따른 허위 과장광고 가능성, 운용사의 은행, 증권, 보험 계열사가 출자 및 적극적인 판매로 'ETF 몰아주기'를 진행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것도 이같은 정책 기조의 일환이다.

거래소는 상장 기준을 강화하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중에서 최저 설정액을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명 '좀비 ETF'가 생겨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좀비 ETF란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이면서 3개월 평균 거래량이 1000주에도 못 미치는 종목을 말한다.

좀비 ETF에 투자한 투자자는 거래량이 미미해 잘못하면 투자금을 뺄 수 없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29일 기준 국내 883개 상장 ETF 중 순자산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ETF는 72개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거래량이 1000주에 미달하는 종목은 32개에 달한다.

거래소가 이같은 안을 검토하는 데는 상장 문턱을 높일수록 운용사가 엄선된 상품만을 내놓을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실제 거래소는 공개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나, 운용사별 연간 상장 ETF의 수를 일정 규모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최소 설정액 상향을 후속 정책으로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실행될 경우 중소 자산운용사에서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신규 ETF를 출시하면서 자기자본을 태우기 어려운 중소 운용사들은 LP(유동성공급자)를 구해 최저 상장액을 맞춰왔다. 상장 기준이 변경될 경우 기존보다 30억원 이상 LP 자금을 모집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ETF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형, 중소형 운용사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제를 실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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