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원년 노리는 토스]M&A로 그린 성장 궤도, '성적표'는 엇갈려③LG유플러스 PG 사업부 인수 이후 매출 급증…모빌리티 부문 턴어라운드 '과제'
안준호 기자공개 2024-09-05 07:08:37
[편집자주]
기업공개(IPO) 시동을 건 토스가 상반기 손실 규모를 대거 축소했다. 효율적 비용 절감은 물론 은행·증권·보험 등 자체 서비스 진출 전략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 성과도 동반될 경우 IPO 전략 구상도 한층 본격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상반기 실적을 중심으로 토스의 현재를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toss)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드물게도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곳이다. 핵심 금융 서비스는 자체적으로 출범시켰으나 노하우나 인프라가 필요한 여타 부문은 기존 회사나 사업부 인수를 통해 진출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전략이다.성적표는 다소 엇갈린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토스페이먼츠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최근 시작한 세무(토스인컴) 역시 빠르게 실적을 늘리며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증명했다. 반면 모빌리티 부문인 브이씨엔씨인수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PG 사업 진출과 함께 M&A 시동…매출 성장 '일등공신'
간편송금 서비스에서 출발한 토스는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해왔다. 현재 간판 서비스 가운데 보험, 증권, 은행은 바닥부터 다진 케이스다. 모두 ‘토스보험서비스’, ‘토스준비법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2018년 무렵은 토스가 종합금융플랫폼으로서의 청사진을 처음 꺼내든 시기다. 독립보험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를 출범시킨 것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토스뱅크), 증권사(토스증권) 설립도 이즈음 시작했다. 1000만명을 넘어선 누적 가입자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한 시기다.
업권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이미 간접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능성을 탐색한 분야라는 점이다. 대출 비교나 각종 조회는 물론 해외주식 등 투자 상품까지 영역을 넓히며 충분한 수요를 확인했다. 준비 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보험 역시 기존 GA들과 일년 가량의 협업을 거쳐 노하우를 축적한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토스의 주요 자회사나 관계사들은 본래 토스 앱에서 하나의 서비스로 시작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각 사 상품을 비교해주고 투자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시장성에 대한 확신을 얻은 뒤 자체적으로 출범시킨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략에 변화가 보인 것은 지난 2020년 무렵이다. LG유플러스의 PG 사업부문을 사들여 토스페이먼츠를 시작한 시기다. 당시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물론 나이스그룹 등 기존 사업자와 경쟁을 벌여 인수에 성공했다. 은행 등 금융업 진출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진정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토스페이먼츠로 대표되는 M&A 전략은 토스가 조단위 매출액을 늘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토스 서비스 부문은 크게 컨슈머(B2B)와 머천트(B2C) 부문으로 분리된다. PG는 결제 단말기(토스플레이스)와 함께 머천트에 속한다. 이런 구분이 시작된 것도 PG 부문 인수 이후다.
2019년 0%였던 머천트 서비스 매출액은 2020년 전체 실적의 56%(약 2182억)이 됐다. 2022년에는 7211억원, 비중 64%까지 성장하며 토스 매출액이 조단위 규모를 넘어서는 과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토스인컴, 상반기 매출 200억…적자 지속된 모빌리티 '과제'
올해 출범한 토스인컴 역시 현재까진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지난 4월 세무 플랫폼 ‘세이브잇’ 운영사 택사스소프트를 인수한 뒤 사명을 ‘토스인컴’으로 변경했다. 연간 실적이 6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토스 합류 이후 급격한 성장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수익은 약 200억원 가량이다.
세이브잇은 연말정산 환급, 양도소득세 신고 등 개인 대상 소규모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 앱을 이용하는 방대한 고객군에 즉각 적용하기에 적합한 성격을 지녔다. 회사 관계자는 “택사스소프트의 경우 플랫폼 구현을 위한 기술력은 보유했으나 아직 고객을 본격적으로 확보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연말정산 시기와 맞물려 실적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M&A를 통한 성장 방정식이 늘 성공한 것은 아니다.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 인수는 현재까지 성과가 지체되고 있다. 타다는 택시 사업자와 가맹 및 중개를 바탕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쏘카로부터 2021년 말 지분 6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토스는 지난해 타다 영업권 286억원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영업권은 인수 대가가 순자산가치보다 클 경우 생긴다. 권리금 성격의 무형자산으로 손상검사를 통해 회수가능액이 장부가보다 낮으면 비용으로 처리된다. 인수 당시 기대보다 성장이 더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빌리티 분야는 그간 토스 측이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다. 가운데 고객 상담(CS)을 담당하는 토스씨엑스를 제외하면 유일한 비금융 자회사다. 다른 사례들과 달리 운영 노하우나 시너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면 안정화에 성공할 경우 토스가 플랫폼 잠재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회사 측 역시 연초 신임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효율성 개선에 나섰다. 상반기 적자 폭 역시 이전보다 감소한 상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한 때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다시 독자 운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라며 “모빌리티 시장은 운영과 비용 관리가 가장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보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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