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해프닝' 롯데 위기설..."리밸런싱 고민 계기 삼아야"지라시에 흔들린 주가…"시장 우려 반영됐다" 평가도
안준호 기자공개 2024-11-20 07:28:3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 급락을 일으켰던 롯데그룹 '위기설'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증권사 커버리지 IB들 역시 애시당초 사실에 어긋난 내용이 대부분인 루머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 재무 건전성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유동성 문제를 거론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단 근거 없는 지라시에 주력 회사 주가가 흔들린 사실은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차전지와 바이오 등 새 성장동력 진출로 비용 구조가 무거워졌지만 ‘리밸런싱’에는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선제적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여타 그룹사와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해프닝'으로 끝난 주가 하락…"유동성 위기, 근거 부족한 루머"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났다. 전날 급락했던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모두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그룹 차원에서 발 빠르게 공시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면서 과도한 투매는 멈춘 상태다.
롯데그룹주는 주말 사이 시장에 퍼진 '지라시'에 때아닌 몸살을 앓았다. 주요 계열사 차입금이 40조원에 육박하며 비용 부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텔레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소문이 번져나가며 장이 열린 18일 주요 계열사 주가가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롯데그룹의 재무안정성이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허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과거 풍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오던 롯데그룹은 최근 곳간을 열고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연달아 추진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확산으로 계열사 가운데 롯데건설 등의 건전성 악화가 겹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롯데지주 등 그룹 주요 회사의 순차입금은 약 38조2260억원이다. 리스부채 등을 제외할 경우 30조 가량이다. 부채비율은 130.0%, 차입금의존도는 40% 수준이다. 지난 2021년 말에는 111.8%, 35.0%를 기록했다. 차입금이 늘며 전반적으로 재무부담은 커졌다. 그럼에도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논할 수준은 아니다.
현재 신용평가사들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우려 역시 '크레딧 리스크' 차원에 머물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하락과 그룹 전반의 비용 증가가 겹치며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대부분 등급 하락을 겪은 뒤 올해 등급전망에 ‘부정적’ 딱지가 붙었다.
실제 증권사 IB들 역시 '유동성 위기설'은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형 증권사 커버리지 본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맞는 내용이 없는 루머에 가깝고, 숫자 등에서도 틀린 수치가 대부분"이라며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퍼졌던 소문과 달리 ‘타이밍’도 굉장히 뜬금없다"고 지적했다.
◇지라시에 흔들린 주가…"리밸런싱 고민해야" 평가도
단 지라시에 주요 계열사 주가가 흔들린 것이 가벼운 사안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루머에 투심이 휘둘릴 만큼 롯데 그룹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부 IB들은 재무구조의 개선 차원을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그간 경영 측면에서 다소 방만한 모습을 보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주력 부문인 유통, 석유화학이 흔들리기 전에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했어야 하는데 늦었던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2차전지와 바이오 등을 새 먹거리로 점찍었지만, 이미 진출 시기가 늦었던 탓에 비용 대비 성과는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사례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일진머터리얼즈 최대주주 허재명 의장 지분 53.3%를 총 2조7000억원에 사들였다.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고점'에 인수가 이뤄졌다는 세간의 평가는 여전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타 그룹사들의 경우 필요하면 선제적으로 계열사나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핵심 경쟁력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이라며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M&A에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반대로 '리밸런싱'에는 소홀하며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났다. 전날 급락했던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모두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그룹 차원에서 발 빠르게 공시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면서 과도한 투매는 멈춘 상태다.
롯데그룹주는 주말 사이 시장에 퍼진 '지라시'에 때아닌 몸살을 앓았다. 주요 계열사 차입금이 40조원에 육박하며 비용 부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텔레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소문이 번져나가며 장이 열린 18일 주요 계열사 주가가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롯데그룹의 재무안정성이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허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과거 풍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오던 롯데그룹은 최근 곳간을 열고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연달아 추진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확산으로 계열사 가운데 롯데건설 등의 건전성 악화가 겹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롯데지주 등 그룹 주요 회사의 순차입금은 약 38조2260억원이다. 리스부채 등을 제외할 경우 30조 가량이다. 부채비율은 130.0%, 차입금의존도는 40% 수준이다. 지난 2021년 말에는 111.8%, 35.0%를 기록했다. 차입금이 늘며 전반적으로 재무부담은 커졌다. 그럼에도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논할 수준은 아니다.
현재 신용평가사들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우려 역시 '크레딧 리스크' 차원에 머물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하락과 그룹 전반의 비용 증가가 겹치며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대부분 등급 하락을 겪은 뒤 올해 등급전망에 ‘부정적’ 딱지가 붙었다.
실제 증권사 IB들 역시 '유동성 위기설'은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형 증권사 커버리지 본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맞는 내용이 없는 루머에 가깝고, 숫자 등에서도 틀린 수치가 대부분"이라며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퍼졌던 소문과 달리 ‘타이밍’도 굉장히 뜬금없다"고 지적했다.
◇지라시에 흔들린 주가…"리밸런싱 고민해야" 평가도
단 지라시에 주요 계열사 주가가 흔들린 것이 가벼운 사안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루머에 투심이 휘둘릴 만큼 롯데 그룹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부 IB들은 재무구조의 개선 차원을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그간 경영 측면에서 다소 방만한 모습을 보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주력 부문인 유통, 석유화학이 흔들리기 전에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했어야 하는데 늦었던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2차전지와 바이오 등을 새 먹거리로 점찍었지만, 이미 진출 시기가 늦었던 탓에 비용 대비 성과는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사례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일진머터리얼즈 최대주주 허재명 의장 지분 53.3%를 총 2조7000억원에 사들였다.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고점'에 인수가 이뤄졌다는 세간의 평가는 여전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타 그룹사들의 경우 필요하면 선제적으로 계열사나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핵심 경쟁력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이라며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M&A에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반대로 '리밸런싱'에는 소홀하며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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