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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키움증권 IB '기지개', 리그테이블 판도변화 예고회사채 대표주관 '2조' 웃돌아…8개월 만에 작년 한해 실적 돌파

백승룡 기자공개 2024-09-05 07:29:5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이 올해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회사채 주관실적을 뛰어넘었다. 올 초부터 키움증권을 이끈 엄주성 신임 대표이사가 투자은행(IB) 부문에 힘을 실으면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2조원대 회사채 주관실적을 쌓으면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바짝 뒤쫓고 있어, 리그테이블 순위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키움증권, 8개월 만에 지난해 주관실적 돌파…미래에셋·삼성 ‘추격’

3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8월 일반회사채(SB) 대표주관 실적은 2조1071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동기 대표주관 실적(1조5986억원)은 물론, 지난해 연간 실적(1조9505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1분기 1조637억원, 2분기 8467억원의 회사채 딜(deal)을 따낸 키움증권은 하반기 들어서도 약 2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쌓고 있는 추세다.

아직 리그테이블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회사채 대표주관 8위에 집계된 바 있다. 올 상반기 리그테이블에서도 KB증권(8조1097억원), NH투자증권(6조5850억원), 한국투자증권(6조4670억원), 신한투자증권(5조4680억원), SK증권(3조7131억원), 미래에셋증권(2조5585억원), 삼성증권(2조3287억원) 등에 이은 8위를 유지했다.

다만 이달 초 기준 미래에셋증권(2조8590억원), 삼성증권(2조7305억원) 등과 함께 2조원대 주관실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순위 상승을 향해 맹렬한 추격에 나선 모습이다. 더군다나 대표주관 실적 집계는 발행일 기준으로, 지난달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쏟아진 발행물량이 아직 반영이 되지 않았다. 수요예측을 마치고 발행을 앞둔 딜이 반영되면 앞선 증권사와의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KB증권, HL홀딩스, 한솔테크닉스 등의 발행 딜에서 대표주관으로 참여했다. 이달 수요예측을 치르는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척블루파워, KT&G 등 회사채에서도 대표주관을 따낸 상태다. 삼성증권도 SBS, S-OIL, 동원산업, 종근당, 포스코인터내셔널, GS EPS, 현대트랜시스 등의 우량 딜을 줄줄이 맡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KB증권, 삼성물산,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척블루파워 등 4개 딜 수임에 그쳐 부진한 상태다. 키움증권에겐 기회인 셈이다.
*출처=더벨플러스
◇ KB국민카드·DGB지주 신종 트랙레코드도…대형 딜, 단독주관이 관건

올해 엄주성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 키움증권 IB부문의 영토 확장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엄 대표는 올 초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단행, 기업금융본부를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하면서 힘을 실었다. 기업금융부문장으로는 구성민 전무를 앉혔다. 부채자본시장(DCM)을 이끄는 커버리지본부는 김태현 상무보가, 기업공개(IPO) 등 주식자본시장(ECM)을 책임지는 기업금융본부는 장지영 상무보가 각각 이끌고 있다.

특히 DCM 분야에서 대표주관 외형만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 질적 트랙레코드도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양새다. KB국민카드가 지난 3월 카드업계 최초로 공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키움증권이 한양증권과 함께 대표주관을 맡았다. 당시 1500억원 모집 대비 491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 공모시장에서 카드사 신종자본증권을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DGB금융지주의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에서 단독 대표주관을 맡기도 했다.

시장 안팎에선 올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낸 키움증권이 리그테이블 순위를 흔들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리그테이블 순위를 가를 관건은 대형 딜과 단독주관 딜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DCM 상위권에서 수천억원가량의 차이는 1~2차례의 단독주관만으로도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키움증권이 DCM에서 연달아 딜을 따내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대체로 발행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기에 대규모 딜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11월이면 기관투자가들의 ‘북 클로징’이 시작돼 발행시장이 마무리된다”며 “사실상 이달과 다음달 딜이 순위를 가를 승부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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