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보드]최현만 미래에셋 고문, 글로비스 주가부양 '역할론'투명경영위 소속 주주권익보호담당, 정책-시장 간 대화 주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4-09-19 08:13:02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4: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해당 안건을 결의한 이사회 멤버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에서 가장 먼저 향후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을 제시한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올해 초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경영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최현만 현대글로비스 사외이사는 주주권익보호담당이사로 투명경영위원회에 이름을 올려놓으면서 현대글로비스와 시장 간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5번째 투명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중장기 전략과 향후 3년 배당정책 등을 논의하고 그 직후 시장에 관련 정책을 발표, 투자자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 최현만 고문 사외이사 선임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월 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경영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최 고문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그룹 창립을 함께 한 인물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벤처캐피탈(현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계열사 대표와 그룹 수석부회장 등을 거쳐 현대 글로비스 합류 직전까지 미래에셋증권 대표로 근무했다.
최 고문이 금융투자업계 입지적 인물이었던 만큼 그의 사외이사 영입 시도는 업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 고문 전문성에 주목했지만,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일부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그룹 재직 당시 불거진 그룹 내부거래 이슈를 문제 삼아 이사로서의 결격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우호 지분이 지분 절반 이상을 차지해 선임 과정에 문제가 불거지진 않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월 주총 직후 이사회를 개최, 최 사외이사를 주주권익 보호담당 이사로 지명했다. 주주권익보호담당 이사는 주주들이 후보를 추천하고 별도의 자문단이 후보 면면을 검토하면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한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그룹 내 모든 계열사 이사회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케 했고 2018년 주주권익보호담당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주주권익보호담당이사는 이사회와 주주 사이의 소통창구 역할을 전담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투명경영위원회(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 중 한 명을 주주권익보호담당 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주주권익을 확대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6년 전 제도를 도입했고, 현대글로비스가 그룹에서 가장 먼저 주주권익보호담당 이사를 선임했다"면서 "현재는 최현만 사외이사가 주주 추천을 통해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로 선임돼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업-주주 간 간극 메웠다 평가…주가 하루만에 급등
실제 최현만 사외이사는 주주권익보호담당이사로 투명경영위원회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개최된 투명경영위원회에서는 중장기 전략 승인 건을 비롯해 배당정책 승인 건, 준비금의 자본금 전입(무상증자) 승인 건 등을 검토했다. 안건들은 등기이사 전원 출석 하 만장일치를 받아 원안대로 가결됐다.
결의 직후 현대글로비스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비롯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닦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매출 규모를 2030년 4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을 7%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과 향후 3년 간 주당 배당금을 전년도보다 5% 늘리고 배당성향도 25% 이상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했고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에서 검토한 뒤 이사회 전체 논의를 통해 결정했다"면서 "그룹 내에서 계열사 발표 순위를 정하진 않았고 이사회에서 자체 결정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해당 정책 발표 직후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하루만에 1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 반향을 일으켰다.
시장은 이 과정에서 최현만 사외이사의 역할에 주목했다. 주주권익보호담당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의 수요와 주주환원 정책 사이 간극을 메우는 데 일련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금융업계 출신 사외이사를 주주권익보호담당이사로 지명하고 있기도 하다.
최 사외이사는 직접 지분을 취득키도 했다. 9일 현재 최 고문이 보유한 주식은 총 800주. 사외이사 선임 후 네 차례에 걸쳐 약 7000만원을 투입해 400주를 확보했는데 지난 7월 무상감자를 진행하면서 보유 주식수가 800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0%(약 750만주)를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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