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바이오 업계는 '제2의 렉라자' 찾기에 한창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처럼 미국 품목허가를 받고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시킬 잠재력 있는 물질, 이를 어떤 바이오텍이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후기 개발단계에 오른 항암 신약 개발사부터 렉라자 후속격인 4세대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 렉라자 병용요법을 시도하는 곳 등 다양한 바이오텍이 오르내린다. 렉라자 훈풍에 발맞춰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동시에 의문도 생긴다. 제2의 렉라자를 어떻게 선별하고 단정할까. 마치 영화 '관상'의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공허한 질문처럼 들리기도 한다. 렉라자의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면 이같은 의문이 더욱 커진다.
렉라자는 초기 개발부터 미국 관문을 넘기까지 10년 넘는 기간이 걸렸다. 오스코텍(제노스코)이라는 바이오텍에서 유한양행, 글로벌 제약사 얀센으로 두 번의 기술수출을 거쳐 품목허가에 이르렀다.
글로벌 3상을 앞두고선 렉라자 상용화 가치를 높이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 얀센은 타그리소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같은 3세대인 렉라자 단독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마침 자체 개발 중이던 '아미반타맙' 신약이 좋은 데이터를 냈고 두 약제를 병용했을 때 시너지가 높아지는걸 확인한 얀센은 렉라자 단독요법이 아닌 병용요법 전략을 취했다.
결국 렉라자 미국 허가는 꾸준한 개발 의지와 구체적인 상업화 전략, 그리고 풍부한 글로벌 임상 경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냉정하게 볼 때 자금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국내 바이오텍이 같은 결과물을 내리라 기대하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바이오텍은 자사 물질의 잠재력이 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공개된 데이터 만으로 제3자가 물질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차라리 바이오텍의 L/O 레코드 이력이 합리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빅파마 거래 이력이 있다면 비록 그 거래가 매듭을 짓지 못했더라도 추후 다른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심사에서 L/O 이력을 중시하는 것도 신약개발기업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제2의 렉라자를 찾고 싶은 건 남들보다 일찍 가능성을 눈치채고 싶은 투자자들의 공통적인 마음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제2의 렉라자가 뭘지 판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제2의 렉라자 찾기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건 제2의 렉라자가 아니라 신약개발사의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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