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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정통 카드맨 CEO 계속될까…기로에 선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②'압도적 1위' 수성 어려워진 대외환경…쏠 트래블 출시로 본업 경쟁력 강화

김보겸 기자공개 2024-09-20 10:50:12

[편집자주]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막이 올랐다. 이번 자경위에서 계열사 CEO 14명 중 12명이 연임 또는 교체 기로에 서 있어 큰 장이 섰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의중이 온전히 반영되는 첫 자경위라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진 회장은 경영진 새판짜기에 돌입할까. 현 신한금융 계열사 CEO들이 임기 중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과 경영 성과를 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7: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 최초 내부 출신 대표이사(CEO)의 경영성과가 시험대에 올랐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사진)이 취임 2년차를 맞아 연임 기로에 서면서다. LG카드 출신인 그는 카드업계에서만 20년 넘게 일하며 재무와 전략, 영업 등을 두루 전통 '카드맨'이다.

은행 출신을 수장으로 앉히는 일이 비일비재한 카드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문 사장의 등장으로 '내부 출신은 CEO에 오르지 못한다'는 관행에도 금이 갔다.

다만 은행 출신 전임자가 이룬 실적을 뛰어넘기에는 시장 여건이 만만치 않다. 문 사장 취임 2년차인 올해 신한카드는 순이익이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며 고전하고 있다. 2위인 삼성카드와는 순이익뿐 아니라 시장점유율에서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고금리 환경에 순이익 회복 난항…시장점유율 격차도 줄어

문동권 사장은 2023년 취임 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카드에서 LG할부금융에서 사회생활 첫 발을 떼 20년 넘게 카드업계 외길을 걸은 전문가다. 전임과 달리 CFO를 지낸 경험도 있어 주목된다. 업계를 통틀어 재무 인사가 대표에 오르는 일은 흔하지 않다.

정통 카드맨 출신 대표가 수장에 오르며 '낙하산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올 상반기 역시 순이익 1위를 기록하며 카드업계 부동의 1위 수성에 성공했지만, CEO 보수로는 4위에 머무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신한카드 장기근속자이기도 한 문 사장을 두고 내부에서는 "돈 욕심도 없이 일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은행출신 전임자의 그늘은 여전하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신용카드 판매가 크게 늘며 역대급 호실적 행진을 만들어 낸 임영진 전 사장 대비 문 사장의 임기 중 성과는 지표로만 보면 아쉬운 수준이다. 우선 취임 첫 해인 지난해부터 순이익이 깎이며 비교를 피하지 못했다. 2022년 상반기 4127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3169억원으로 줄었다.

그나마 올 들어 순이익이 3793억원으로 늘었지만 전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자비용은 2년 전보다 70% 넘게 급증했다. 2022년 상반기 2982억원에서 고금리가 본격화된 작년 447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5098억원으로 계속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한카드로서는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다. 본업인 카드업에서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시장 환경이 성숙기에 접어든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흐름은 2012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상품에 대해서는 당국이 예의주시하는 등 안팎의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최근 들어 부쩍 치고 올라오는 2위 사업자도 부담이다. 카드사 순이익 1위를 놓친 적 없는 신한카드이지만 삼성카드와 격차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다. 2020년만 해도 신한카드 순이익은 5783억원으로 삼성카드(3959억원)를 크게 따돌렸다. 하지만 2021년 순이익 차이는 1000억원대로 좁혀지다가 2022년 들어서는 191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역시 165억원으로 한층 좁혀진데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5억원 차이로 뒤처졌다.

시장점유율 역시 1위 자리가 위태롭다. 2020년까지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으로 국내 8개 카드사 중 신한카드 점유율은 2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서는 20%대로 낮아지며 시장 지배력이 약화됐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신한카드 점유율은 20.5%로, 현대카드(19.2%)와는 불과 1.3%포인트 차이다.


◇수익성·건전성 개선…'신한금융 대표선수' 쏠트래블 출시로 만회

다만 문 사장 성과평가에서 정량평가 점수가 크게 낮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한카드 CEO 성과평가 항목 중 계량지표는 수익성(ROA), 효율성(영업이익경비율), 건전성(실질연체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익성과 효율성, 건전성 항목은 모두 전임 대비 개선됐다. 임기 2년차인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3169억원) 대비 ### 증가했다. ROA는 1.5%에서 1.8%로 늘었고 총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경비율은 32%에서 29%로 개선됐다. 실질연체율도 1.73%에서 1.68%로 낮아졌다.

쏠 트래블 카드 출시로 정성평가 역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사장은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올 2월 출시한 여행 특화 상품인 쏠 트래블 체크카드가 대표적이다. 5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두면서 쏠 트래블 신용카드도 잇따라 출시했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분류되는 카드업에서 본업 경쟁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신한은행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쏠 트래블 카드는 신한금융그룹 대표 상품으로 거듭났다. 트래블카드를 최초로 출시하며 해외 결제 카드 경쟁 선두에 선 하나카드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사업자로서의 정체성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신한SOL페이 MAU 900만을 돌파하며 결제 플랫폼 강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 취급액도 27조원을 달성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 사장은 내년까지 통합멤버십 3500만명, 통합 MAU 2000만을 달성해 전통 금융의 회원 수와 디지털 금융의 트래픽을 고루 갖추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자산 45조원, 디지털 영업이익 기여도 50%를 달성하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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