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의 SK해운 엑시트, 'ESG 장벽' 넘을 수 있을까 EQT파트너스 인수 고려, 유조선 ESG 이슈로 철회
남준우 기자공개 2024-09-27 08:02:0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3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SK해운 엑시트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EQT파트너스가 인수를 검토했으나 결국 철회했다. 유조선 사업이 지니고 있는 'ESG 한계'가 주된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현재 SK해운의 주력사업인 유조선 사업부 매각에 한창이다. 한앤코는 약 2조원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에버코어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후 인수 후보군들을 접촉 중이다.
작년 초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후 다수의 대기업을 포함해 PEF 운용사들이 후보로 거론됐다. 후보로 거론된 곳들은 현금성 자산이 16조원에 달하는 HMM을 포함해 맥쿼리, 브룩필드, EQT파트너스 등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PEF 운용사들이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가운데 EQT파트너스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접근했다. EQT파트너스는 비교적 최근까지 SK해운 인수를 위해 다양한 사안들을 저울질했다. 다만 끝내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투자자들의 ESG 요건을 맞추기 힘들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자동차 중심의 육상 운송 부문의 경우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등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방안들이 이미 실행 중이거나 기술 상용화도 상당 부분 이뤄졌다.
반면 선박 부문 탄소배출량 감축 방안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선박은 동체가 매우 크고 이동거리 자체도 길어서 고밀도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내연기관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이차전지로 항공유와 BC유 또는 디젤을 대체하기엔 배터리 무게가 너무 무겁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해운부문 에너지소비 비중 가운데 친환경으로 평가받는 암모니아, 수소, 바이오 등의 비율은 2020년까지 0%였다. 현재도 이 비중이 굉장히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해운의 경우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부족했다. 특히 EQT파트너스는 ESG 분야 최고로 손꼽히는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투자 전문기업인 만큼 허들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EQT파트너스는 좀 더 ESG 요건에 부합하는 KJ환경 인수에 눈을 돌리며 SK해운 딜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국내 최대 규모의 폐기물 재활용 플랫폼인 KJ환경을 제네시스PE로부터 1조원에 인수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유조선 딜은 ESG를 중시하는 투자자들과 동행 중인 곳이라면 인수를 결정하기까지 허들이 비교적 높다"며 "EQT파트너스가 최근 SK해운 인수를 검토했으나 결국 포기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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