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조 조달, PRS 방식 선택한 이유는 불투명한 기업가치, 원금 보장 가능한 안전한 형태로 자본 유치
김위수 기자공개 2024-10-07 08:15:1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19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이 국내 대형 금융·증권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을 통해 1조원을 조달한다.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로 1조원을 확보할 예정인데, 조달 과정에서 주가수익스왑(PRS·Price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했다.투자자 입장에서 PRS는 원금 손실 가능성 없이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한 투자 방식이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저하된 상황이다. SK온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PRS 계약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불투명한 기업가치, PRS로 헷지
2일 SK온은 총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제3자배정 방식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총 4000억원, 신한은행이 2700억원, 신한투자증권이 1300억원, KB증권이 2000억원 규모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SK온은 1803억원의 신주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지급한다. 납입일은 오는 15일이며 신주권은 다음날인 16일 교부된다.
비상장사인 SK온이 FI들에게 지분을 내주는 방식의 자본조달이지만 프리IPO는 아니다. SK온 관계자는 "프리IPO가 아닌 PRS 방식으로 1조원의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PRS는 계약 만기시 거래상대방과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FI들은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PRS 계약을 맺었다.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SK온의 주가가 지금보다 오른 상태라면 FI들이 SK이노베이션에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SK온의 주가가 하락한 상태라면 SK이노베이션 측이 FI들에게 차액을 보전해 줘야 한다. 신주 발행 금액과 조달 금액을 고려하면 SK온의 주가로는 주당 5만5460원이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FI들에게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실제 SK디스커버리가 2019년 SK에코플랜트 지분을 PRS로 매각했는데, 당시 SK디스커버리는 연 3.6%의 수수료를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다. SK온 측은 PRS 계약기간 및 수수료에 대해서는 "계약상 비밀 유지 조항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이 PRS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한 이유는 자본조달이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기차 산업 전반이 위축된 데다가 SK온의 흑자전환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재무적 리스크도 크다. 연결기준 올 상반기 SK온의 총차입금은 21조원으로 전체 자산 대비 차입금의 비중이 53.7%에 달한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올 상반기 금융비용으로만 4016억원이 소요됐다.
미래 SK온의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SK온은 FI들이 안전한 투자방식이라고 여길 수 있는 PRS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조 확보 SK온, 숨통 트일까
SK온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의 목적달성"이라고 설명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SK온은 올 상반기에도 자본적지출(CAPEX)로만 5조원을 투입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이어진다면 연간 CAPEX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번에 확보한 1조원의 현금이 숨통을 터줄 것으로 SK온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가 20조원으로 워낙 많다 보니 1조원의 조달로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개선 효과는 거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자부담 없이 유입되는 1조원의 현금을 통해 레버리지 지표 상승을 일부 억제할 수 있을 전망이다.
PRS 계약으로 인한 부담도 없지는 않다.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고 SK온의 지분가치가 떨어질 경우 FI들에게 손실분을 보전해 줘야 한다. 단 SK온이 아닌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계약 주체인 만큼 SK온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주가 차익을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SK온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기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CAPEX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알테오젠 자회사, '개발·유통' 일원화…2인 대표 체제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멕시코 제외, 한숨돌린 자동차 부품사…투자 '예정대로'
- [상호관세 후폭풍]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 '협상 카드'로 주목
- [상호관세 후폭풍]조선업, 미국 제조공백에 '전략적 가치' 부상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상호관세 후폭풍]캐즘 장기화 부담이지만…K배터리 현지생산 '가시화'
- [2025 서울모빌리티쇼]무뇨스 현대차 사장 "美 관세에도 가격인상 계획없어"
- [2025 서울모빌리티쇼]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 "북미 매출목표 유지한다"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아이티켐 IPO]상장 준비 착착…이사회 정비·RCPS 정리, 실적까지 '호조'
- [thebell League Table]시장 위축되자 딜 몰렸다…DB금투 1위 수성
- [thebell League Table]여전채 주관 경쟁 시작, KB증권 선두 유지할까
- [CFO 워치]이주랑 카카오페이증권 경영관리총괄, 과제는 '비용 관리'
- [로킷헬스케어 IPO]연구인력 일부 회사 떠났다…R&D 역량 영향없나
- [원일티엔아이 IPO]LNG 시장 훈풍, 할인율 높여 시장 친화적 밸류 어필
- 모회사 지원 부족했나, SK넥실리스 사모채 조달
- [증권사 생크션 리스크 점검]5년간 당국 제재 NH증권, 내부통제 마련 숙제
- [원일티엔아이 IPO]창업자 일부 구주매출, 보호예수는 '6개월'
- [IB 풍향계]신한투자증권 스팩 전략, 연초부터 '삐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