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혈맹 없는 LG유플러스, 파트너 '다다익선' 전략 주목⑥KB·우리금융 외 신한과도 협력, 기존 고객 기반 IDC 유치 확대
이민우 기자공개 2024-10-07 07:58:52
[편집자주]
SKT와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빅블러(Big Blur) 시대 최전선에 있다. 희미한 산업 경계 속 선택한 전략은 홀로서기보다 우군 확보다. 첫 손에 꼽은 동반자는 금융사다. 양측은 서로의 위기와 시장 변화에 공감대가 있다. 생성형 AI 등 첨단 ICT를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거나 기존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분 교환, 사업적 결합을 바탕으로 고객 공유와 서비스 공급, 기술 발굴 등 공동 생존 모색이 한창이다. 교집합 확대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선 통신·금융사의 연결고리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는 혈맹은 없지만 다수 금융사와 사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은 물론 신한금융처럼 데이터, 물류 등 신사업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다수다. KB금융, 하나금융 등 5대 금융 그룹과도 크고 작은 제휴, 사업 관련 협업을 진행해왔다.현재 다수 금융권에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전환(DX) 솔루션 계약 등을 바탕으로 향후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유치 확대도 기대된다. 금융권은 디지털 사업 확대로 지속적인 IDC, 서버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겨냥해 AI 플랫폼 등 디지털 인프라 상품을 묶어 지원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5대 금융과 크고 작은 협력, 데이터·물류 등 신사업 파트너 확보
LG유플러스는 SKT, KT와 달리 직접적인 지분 관계로 맺어진 금융그룹은 없다. 혈맹이 없는 만큼 다른 이통사와 비교해 중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갈만한 상대가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여러 금융사와의 협력, 제휴에서 자유롭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게 LG유플러스의 기본 전략이다.
은행을 통한 알뜰폰 파트너인 KB금융, 우리금융 외에도 국내 5대 금융그룹 모두 LG유플러스와 사업적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단순 MOU에 기반한 판매·소통 채널 공유, 제휴 서비스 체결부터 협력뿐 아니라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 사업 등에서도 협업 체제를 구축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은행권 데이터전문기관인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비금융 기업 간 가명정보 결합 등 관련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비금융 계열 중요 정보인 통신 데이터를 가진 LG유플러스는 롯데멤버스와 신한은행의 데이터 결합 첫 프로젝트 파트너로 등판했다.
LG유플러스와 신한은행은 2021년 당시에도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마이데이터 협업 모델,시범서비스를 구축해 데이터 관련 사업에서 손발을 맞췄다. 앞선 경험은 같은 해 LG유플러스의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 획득, 지난해 머니Me 서비스 출시 등 신사업 추진의 기반이 됐다.
같은 신한금융 계열의 신한카드도 LG유플러스의 신사업 파트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화물운송 중개 디지털 전환(DX) 플랫폼인 화물잇고를 출시한 바 있다. 화물잇고는 화물운송 접수와 배차나, 거래 관리 등을 제공하는데, 신한카드는 전산 영역과 전용 결제 카드 도입을 도맡았다.
◇B2B 매출원 IDC, 금융권 고객사 유치 확대가 성장 핵심 키
LG유플러스가 현재 맺은 인공지능 전환(AX), DX 파트너십과 AICC 솔루션 제공 등을 기반으로 신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대한 금융권 고객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은행부터 신한은행, NH농협 등이 LG유플러스의 AI컨택센터(AICC) 솔루션을 채용했고 하나증권, KB금융그룹 등도 고객사다.
IDC는 은행, 증권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통신사의 B2B 사업에서 중요한 매출원이다. 더불어 자체 AI모델이나 기업용 솔루션을 접목해 제공하기도 쉽다. LG유플러스는 금융권 입주로 중장기적인 실적을 가져올 수 있고, 은행·증권사 등은 디지털 사업 추진 인프라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AI뱅커 등 솔루션이 확대되면서 금융권 전반에 IDC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금융권 쪽에서 직접 출자해 건설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도권 등 중요 거점 IDC 입주는 대부분 통신사, 빅테크 등 기존 사업자를 선호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사, 빅테크에선 이를 고려해 IDC와 함께 자체 AI 플랫폼, 추가 솔루션을 묶음으로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며 “금융권 사업자 입장에선 디지털 사업 투자에 수반되는 전체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평촌2센터 IDC를 완공했으며 총 2개 하이퍼스케일 급 IDC 등을 운영 중이다. 주요 IDC엔 이미 다수 금융권 고객사를 입주시킨 상태다. 현재 검토 중인 파주 IDC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돼 완공되면 더 많은 은행, 증권 등 금융권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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