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번엔 미래차 질주…아이오닉5 '웨이모' 달고 달린다 현대차-웨이모,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자율주행·파운드리 신사업 청사진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07 08:17:5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미래차 질주를 위해 알파벳 자회사인 웨이모(Waymo)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의 전동화 차량을 웨이모에 납품해 자율주행 상용차로 운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 웨이 2030’에서 밝힌 '자율주행 파운드리' 신사업 청사진이 한층 구체화된 모습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전략도 한층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GM에 이어 체코 스코다까지 글로벌 전역에서 강도높은 협력방안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번 웨이모와의 협력은 또 다른 차원에서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GM과 협력에선 글로벌 완성차 개발·생산·판매 효율화에 방점을 찍었다. 스코다와 협력을 통해선 친화경차를 포함한 수소경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웨이모와 협력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의 중요한 한 축을 선점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웨이모,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기업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고객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 경험 제공을 목표로 차량 공급 협력을 맺었다. 웨이모 자율주행 기술 적용된 아이오닉 5를 ‘웨이모 원(Waymo One)’ 서비스에 투입 및 운영 예정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후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및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하드웨어 이중화, 전동식 도어와 같은 자율주행 특화 사양을 적용해 아이오닉 5를 웨이모에 인도할 예정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테스트에 통과하면 현대차는 다년간 꾸준히 아이오닉 5를 웨이모에 공급하게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양사는 사람들의 이동 안전, 효율성,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아이오닉 5는 도로 안전 개선을 위한 웨이모의 혁신적 기술 구현에 있어 이상적인 차량으로 ‘웨이모 원’ 서비스의 확장에 맞춰 새로운 제조 시설인 HMGMA에서 적기에 상당 수의 차량을 생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웨이모 테케드라 마와카나(Tekedra Mawakana)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사명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속가능성과 강력한 전기차 로드맵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더 많은 지역의 더 많은 이용자에게 완전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웨이모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선두 '웨이모' 업고 미래차 파운드리 확장
웨이모는 구글이 2009년부터 추진한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기술을 상용화할 목적으로 2016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한 웨이모 원을 런칭하며 자율주행차 수익화 사업에 이정표를 세웠다.
웨이모는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웨이모 원 유료 승차 건수는 지난 5월 주당 5만건에서 지난 8월 10만건을 돌파했다. 대기목록에 등록한 일부 사람에 한정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텍사스주 오스틴, 애리조나주 피닉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부까지 서비스 지역을 차례로 넓혔다.
서비스 이용자 수가 늘어나자 웨이모는 미래차 제조사와 협력을 넓히며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웨이모는 재규어 i-페이스 전기차,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지리차 지커 전기차 등 1000여대 로보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올해 지커 전기차에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를 계획했지만 관세 등 영향으로 다른 완성차 제조사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비교적 빠르게 웨이모의 협력사로 등록된 것으로 평가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브랜드와 경쟁에선 원천 기술과 공급망 안정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 및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과 경쟁에서도 미래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등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의 파운드리 전략도 한층 속도감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8일 현대차는 ‘현대 웨이 2030’을 발표하며 신사업으로 '자율주행 파운드리'를 제시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 업체는 각 사에 특화한 자율주행 차량을 공급받아 서비스화 할 수 있게 되고 현대차는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정의선의 미래 전략 한층 속도감 붙었다
웨이모와 협력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밝힌 ‘현대 웨이 2030’은 한층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말 미래전략을 발표한 정 회장은 이후 굵직한 글로벌 협력을 이끌어 내며 미래 비전을 현실화 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GM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으로 신차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 포괄적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해 합종연횡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와 GM의 협력이 강력한 형태의 ‘얼라이언스’(동맹)로 진화한다면 글로벌 완성차 1위로 단숨에 올라설 수있다. 2023년 현재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세계 3위, GM은 세계 5위다. 양사의 판매량을 합산하면1349만대로 글로벌 1위인 일본 도요타(지난해 판매량 1123만대)를 단숨에 뛰어넘는다. 그만큼 현대차와 GM의 동맹은 세계 완성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이슈다.
이어 지난달에는 체코 프라하에서 스코다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과 ‘수소 경제와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와 스코다 일렉트릭은 이번 MOU를 계기로 두 회사가 가진 기술과 제품의 융합을 통해 수소 연료전지 기술의 발전과 친환경 차량 시장의 확대를 도모한다. 또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수소 사회 조기 전환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성장의 한 축은 수소경제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장 활발히 시장이 개척된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에너지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웨이모와 협력은 자율주행이란 또 다른 미래 비전 현실화를 위해 기획된 것으로 평가된다. 직접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에서 시장을 리딩하지 못하는 가운데 시장 지배자와 협력해 빠르게 미래 자율주행 시장으로 진입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평가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웨이모와 현대차는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은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 판매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SAE 기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같은 사업의 첫 시작에 있어 업계 리더인 웨이모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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