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EMK <베르사유의 장미>, 티켓으로 못 이어진 원작 명성[뮤지컬] 티켓 판매량 8만5227장, 객석 점유율 58.8%...제작비 회수여부 관심
이지혜 기자공개 2024-10-21 11:14:17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연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실적을 기록했다. 화려한 제작진과 출연진으로 주목받았지만 객석 점유율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EMK뮤지컬컴퍼니가 올 들어 내놓은 초연작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벤자민 버튼>, <4월은 너의 거짓말>은 객석 점유율이 50%를 넘지 못했다. 그나마 이들에 비하면 <베르사유의 장미>가 선방한 편이다.
16일 뮤지컬업계에 따르면 <베르사유의 장미>가 최근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중구문화재단이 투자한 뮤지컬이다. 2024년 7월 1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16회 공연됐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전략답게 화려한 배우진으로 주목을 받았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 박민성 등 유명 배우들로 출연진을 구성해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IP(지식재산권) 자체의 파워도 강력했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일본 작가 이케다 리요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오스칼'이라는 가상 인물을 통해 자유와 사랑, 인간애를 그린 대서사시다. 원작 만화는 1972년 연재 이후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메가 히트작으로 50년 넘은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과연 원작을 향한 사랑이 뮤지컬의 인기로도 이어졌을까.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베르사유의 장미>는 공연 기간 동안 총 8만5227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객석 점유율은 58.8%로 집계됐다. 이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이 1250석 규모라는 점과 작품이 116회 공연된 점을 반영해 산출한 수치다. 하지만 2024년 상반기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의 평균 객석점유율 63.6%에 미치지 못했다.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는지도 불투명하다. 일반적으로 대극장 뮤지컬은 유료 객석점유율 65%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잡는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베르사유의 장미>는 제작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해당 객석점유율에는 전관판매, 단체판매 등으로 팔린 티켓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전관판매, 단체판매 티켓은 제작사를 통해 기업이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는 전산예매시스템을 통하지 않기에 공연법상 KOPIS에 티켓 판매량을 전송하지 않아도 된다.
<베르사유의 장미>티켓 가격은 VIP석 17만원, R석 14만원, S석 11만원, A석 8만원으로 책정됐다. 티켓 가격은 평균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작품이 공연됐던 3분기 뮤지컬 시장을 분석한 결과 3분기 평균 티켓 가격은 8만3950원, 3분기 합산 평균 티켓 가격은 7만5032원인 것으로 산출됐다. 3분기 평균 티켓 가격과 3분기 합산 평균 티켓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베르사유의 장미> 티켓 판매 수익은 64억원에서 72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베르사유의 장미> 예매자의 77.5%가 여성이었다.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령 별로 보면 예매자 가운데 40대가 27.7%로 가장 많았고 30대 26.7%, 20대 21.1%로 뒤를 이었다. 50대 15.6%, 10대 5.4%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20대, 30대 예매자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띈다. <베르사유의 장미> 만화를 기억하는 팬들이 뮤지컬 관객으로 유입되면서 비교적 예매자 연령층이 높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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