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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제약은 지금]한시적 각자 대표 체제, 연속성·변화 다 잡았다③유연한 경영진 인사 정책…건기식 '원포인트' 인사 영입도

이기욱 기자공개 2024-10-21 09:06:51

[편집자주]

옛 메디포럼제약이 HLB제약으로 다시 태어난지 만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배구조 문제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메디포럼제약은 HLB그룹 품에 안긴 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영업 및 R&D 전략, 지배구조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추진하며 업계 상위권 제약사로의 도약까지 넘본다. HLB제약의 지난 4년간 변화와 미래 성장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제약은 대주주 손바뀜에도 주요 경영진들이 오랜 기간 동일하게 유지됐다. 박재형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전략기획, 영업, 연구 담당 임원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HLB그룹 출신 인사들은 비상근 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간접 지원 역할을 했다. 경영 연속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신 한시적으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운영하며 HLB그룹 색채를 입히는 변화의 작업도 병행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원포인트 인사도 단행하는 등 유연한 경영진 인사 성향을 보이는 중이다. 연속성과 변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HLB 편입 후에도 임원진 대부분 유임…HLB 측은 비상근 이사로

HLB로 인수되기 직전인 2020년 9월 말 기준 옛 메디포럼제약의 상근 임원은 총 5명이었다. 박재형 대표가 경영 총괄을 맡았고 김만규 이사가 기획, 지영일 이사가 영업 부문을 담당했다. 연구부문은 주소경 이사와 이상휘 이사가 맡고 있었다.

HLB제약으로 바뀐 이후에도 큰 틀의 구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박 대표는 자리를 지켰고 김 이사도 전략기획 담당 역할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지 이사와 이 이사 모두 영업과 연구 총괄 임원으로 남았다.

HLB 측 인사들이 대거 임원진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비상근으로 간접 참여하는 형식이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과 남상우 HLB생명과학 대표, 장인근 HLB바이오사업부 사업지원부문장 등이 비상근 사내이사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급격한 변화보다는 HLB제약의 경영 방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실제로 HLB제약은 HLB 체제 편입 후 매출 규모를 빠르게 늘리기는 했지만 판매대행(CSO) 중심의 사업 구조는 그대로 지켰다. 작년 말에도 CSO 비중이 75% 정도를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조직 관리 부문에서는 HLB 색채 입히기 작업을 병행했다. 가장 먼저 HLB 바이오사업 총괄로 있던 전복환 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전 사장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수행한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다. GC녹십자 산하 목암연구소, 셀트리온, 제넥신, 대웅제약 등에 몸담으며 오랜 기간 업계 전문성을 길렀고 2019년 10월 HLB에 합류했다.

그룹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히는 정통 제약바이오 전문가였던 그는 HLB제약 대표로서 사세 확장 중책을 맡았다.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것을 통해서도 그에 대한 기대감을 가늠할 수 있다. 그는 2020년말 406억원 수준의 매출을 2년만에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며 역할을 수행해냈다.

HLB생명과학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있던 이근식 상무는 관리 담당 임원으로 함께 신규 선임했다. 그는 HLB 경영전략팀장과 HLB셀 사내이사 등을 지낸 조직 관리 전문가로 전 대표와 함께 유이하게 HLB 출신이 HLB제약 상근 임원으로 이동한 사례다.

◇전복환 사장·이근식 상무 초기 임무 수행 후 이동…1인 체제 복귀 후 체질 개선

각자 대표 체제는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HLB그룹 편입 초기 조직 안정과 사세 확장 등의 임무를 수행한 전 사장은 작년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그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기간 3년이 충족된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는 KDDF R&D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전 사장과 함께 왔던 이 상무 역시 비슷한 시기 회사를 떠났다. 그는 HLB생명과학 경영전략본부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박 대표와 김만규 전략기획 부사장, 이상휘 연구 총괄 상무 등은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업 총괄은 작년 지영일 이사에서 내부 출신인 박경원 이사로 교체됐다.


박 대표 각자 대표 체제에서도 HLB제약은 체질 개선 등 과제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며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 등을 지낸 비제약업계 출신 인사지만 5년째 HLB제약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HLB제약은 대표이사 체제 변화뿐만 아니라 신규 임원 선임 등에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기별 중요 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는 원포인트 인사가 눈길을 끈다.

2022년 새롭게 영입된 김송수 상무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 상무는 CJ 제일제당 건강기능식 CM, 내츄럴엔도텍 마케팅 팀장, 매일유업 건강식품 CM 등을 지낸 건기식 전문가다. 건기식 '콴첼' 론칭에 앞서 건기식 사업총괄 임원으로 영입했다.

작년에는 내부출신 임철안 제조 총괄 이사도 새롭게 선임됐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듀오의 자체 생산 전환 등에 맞춰 제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올해에는 신동석 이사가 새롭게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입센코리아 항암제 사업본부 총괄 책임자로 있던 그는 작년 10월쯤 항암제 사업본부 총괄로 HLB제약에 합류했다. 연구개발(R&D) 부문 강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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