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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신한증권 주관 신세계건설 상장폐지 '청신호'포괄적 주식교환으로 100% 지분확보 가능…소액주주 응모율 관계없이 상장폐지 수순

권순철 기자공개 2024-10-21 08:13:1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이 공개매수 결과와 상관없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일각에서는 5% 이상의 소액주주들이 청약에 응하지 않을 수 있어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공개매수로 목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도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는 유력해 보인다. 잔여 주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대가로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100%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관사 신한증권으로서는 공개매수 청약률에 대한 부담 없이 상장폐지를 향한 여정에 기여할 수 있다.

◇공개매수 매매 '꾸준'…'포괄적 주식교환' 통한 상장폐지 가능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9월 3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신세계건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매수 예정 수량은 발행주식 총수의 27.33%인 212만661주로, 주당 1만8300원에 자기주식을 제외하고 이마트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 전량을 매집한다. 이번 공개매수 주관 업무는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공개매수자가 사모펀드가 아닌 기업이라 주관사의 역할은 자문 등에 한정되지만 딜 클로징까지의 여정은 험로가 예상됐다. 신세계건설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세금 등의 이슈로 현재 매수가격으로는 주주들이 거머질 수 있는 실익이 기대를 밑돈다는 것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건설 주식 매매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 공개매수가도 조정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실제 상황은 다르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몇몇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매매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도 공개매수가 추가 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설령 이마트가 공개매수로 목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도 신세게건설 상장폐지 수순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법 제360조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절차 등을 통해 상장폐지를 진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주총 특별결의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마트는 이미 70.46%의 지분을 들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를 추진할 수도 있었다. 다만 이 경우 장외 공개매수와 비교해 한 달 정도 시일이 더 소요된다는 약점이 있다.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가 타임 테이블 상 유리했기에 포괄적 주식 교환은 차선으로 남은 것이다.

이마트는 "포괄적 주식 교환은 완전자회사의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모회사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현금을 받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경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모든 잔여 소액주주들은 보유 주식을 이전, 그 대가로 공개매수가(1만8330원)에 상응하는 교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출처: 신세계건설 공개매수신고서 중 일부 발췌

◇오랜만의 공개매수 트랙레코드…평판 확보·그룹 친밀도 입증

그 결과 주관사인 신한증권은 공개매수 청약률에 과중한 신경을 쓰지 않고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상장폐지 플랜에 일조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인데 공개매수가 혹여나 난항을 겪어도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IB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공개매수로 지분율을 95%까지 늘리지 못해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100%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며 "공개매수 응모율과 무관하게 결과는 정해진 셈이고, 주식의 포괄적 교환 절차를 진행하면 신세계건설은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상장폐지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로써 신한증권은 오랜만에 의미 있는 트랙레코드를 추가할 전망이다. 이 하우스는 2008년 코스피 상장사 혜인의 공개매수 딜을 주관한 이래 시장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간만에 시장에 나와 대기업 그룹사의 지배구조 정리를 도우면서 확실한 평판을 쌓게 됐다. 이는 향후 유사한 딜이 나올 때 중요한 이력으로 기억될 수 있다.

게다가 그 그룹이 신세계라는 점에서 두 회사 간의 파트너십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증권은 올해 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물량의 20%인 3191억원 규모를 주관했다. 앞서 신세계건설의 6500억 사모 영구채 발행 당시에도 주관사로 들어가며 다시 한번 긴밀한 협업 관계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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