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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11번가, 비용 누수 탐지…오픈마켓 위주로 전략 개편②매출 확대보다 비용 절감 시급…성장보단 재무 개선 초점

노윤주 기자공개 2024-10-24 11:05:09

[편집자주]

SK스퀘어는 ICT 핵심 포트폴리오의 밸류업을 꾀하고 있다. 각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실행에 한창이다. 밸류업과 일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손익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다. 티맵, 원스토어 등 기업부터 11번가까지 SK스퀘어 ICT 자회사들의 밸류업 전략과 이익 극대화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 매각은 내년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새로운 원매자와 협상을 타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올해 4분기 탄력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시급한 건 체질개선이다.

레드오션인 시장에서 매출 확대보다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비용 지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상품 구매비다. 슈팅배송과 같은 직매입 서비스를 영위하면서 연 4000억원 넘는 지출이 발생한다. 재무 부담이 덜한 오픈마켓을 키우고 연간 흑자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직매입 확대, 단기 손익개선 과제와는 안맞아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과열상태다. 쿠팡, 네이버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까지 매출을 확대해 적자에서 벗어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

11번가에게 매출 확대만큼이나 중요한 건 비용효율화다. 누수를 줄여 적자폭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해 보인다. 작년 기준 11번가 재무제표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 영역은 상품 구입비용이다. 4138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42%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영역에서는 2022년 대비 비용 절감이 이뤄졌지만 상품 구입에 있어서는 오히려 비용이 커졌다. 1년사이 43%나 비용이 증가했다. 커머스 시장의 흐름이 직매입을 통한 빠른 배송, 독점 상품 제공 등으로 이어지면서 생긴 변화다.

이 경우 마진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오랜 기간 재고와 운영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단기 손익개선이 필요한 11번가로서는 직매입 전략을 무작정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급수수료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11번가는 수수료로 2821억원을 썼다. 금융수수료가 807억원, 일반수수료가 789억원이었다. 외주용역에 사용한 비용도 952억원에 달한다.

이 비용을 줄이려면 PG사와 수수료율을 재협상하거나 서버를 감축해야 한다. 사실상 조정이 불가능한 항목이다. 결국 1100억원 규모의 광고비와 상품 직매입 물량을 적절히 조절해 비용효율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오픈마켓 연내 흑자 목표…고객·셀러 투트랙 확보 전략

11번가가 생각해낸 방법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오픈마켓 확대다. 오픈마켓은 직매입이 아닌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 플랫폼만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당장 재무적으로 가장 큰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9월말 기준 오픈마켓 실적 일부를 공개했다. 업계 관측대로 3월부터 9월까지 흑자가 이어졌다. 전년 대비 누적 영업이익 개선폭은 8월 기준 150억원에서 9월 170억원까지 늘어났다.

연말까지는 판매자와 고객을 둘 다 확보하는 전략을 이어간다. 우선 중소 판매자를 적극 유치한다.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는 판매자라면 우대해주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단독 브랜드 혹은 해외 브랜드 독점 판매권이 있는 사업자라면 매출 1000만원 달성 전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광고 지원을 비롯한 혜택도 지속 제공한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늘리는 게 결재액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지난달에는 새로운 멤버십, 결제 서비스도 출시했다. 오픈마켓과 고객 편의성도 동시 강화해 매출 상승으로 이어간다는 목표다. 우선 고등학생, 대학생 인증 시 상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캠퍼스 클럽'부터 시작했다. 이달 말에도 신규 멤버십을 고안해 내놓을 계획이다. 또 구성원 중 한명이 제품을 주문하면 대표가 대신 결제하는 '패밀리 결제'도 시작했다. 자녀를 둔 가족 고객을 유입시키는 전략이다.

목표는 올해 말까지 오픈마켓 흑자를 유지하는 것이다. 직매입에서는 손실이 있겠지만 오픈마켓 부분에서는 연간 흑자를 달성해 손익개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목적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전사차원에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음"이라며 "올해는 오픈마켓 사업의 연간 흑자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개선세를 12월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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