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M파마 IPO In-depth]신약개발 진심, 이사회 과반 '기타비상무이사' 활용법이사회 11인 중 5인, 사내외 이사 전문성 보완…감시감독 아닌 '자문역' 담당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30 10:22:52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EM파마 이사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무에 종사하지 않지만 사외이사도 아닌 이사를 의미한다. 대개 바이오텍의 경우 VC(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한다.하지만 HEM파마의 기타비상무이사들에게는 주식이 없다. 직접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도 않는다. 5% 이상 대주주와도 관련이 없다. HEM파마는 사업 운영에 있어 기존 이사회만으로는 부족한 전문성을 ‘기타비상무이사’를 통해 채웠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사내이사' 혹은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사내·외이사보다 많은 기타비상무이사, 5인 각각에 역할 배분
HEM파마 이사회는 10월 현재 감사 제외 총 11명이다. 세부적으로 공동 창업자인 지요셉 대표와 빌헬름 홀잡펠 대표, 박소영 BI센터장 상무 등 3인이 사내이사다. 이외 기타비상무이사 5인, 사외이사 3인이다.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각 기타비상무이사 개인에 업무도 부여했다. 업무 대부분이 단순 경영 참여가 아닌 신약 개발과 관련된 ‘자문’에 집중돼 있다.
지요셉 HEM파마 대표는 이에 대해 “대표이사들이 신약 개발보다는 미생물 전문가다 보니 부족한 부분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문역으로 기타비상무이사들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HEM파마의 기타비상무이사는 △권순철 △정승용 △김태억 △안태진 △강윤식이다. 마케팅, 영업자문인 권 이사를 제외한 4인 모두 HEM파마의 주요 기술 및 신약 개발에 대한 자문을 담당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인 정승용 이사는 HEM파마가 R&D 하는 후보물질 HEMP-002의 임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한 건으로 저위전방절제술 증후군(LARS) 개선을 위한 연구자 주도 임상이었다.
해당 임상을 통해 LARS 증상 완화 결과를 확보했고 2022년 호주 2a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후기 임상 돌입을 위한 준비 과정에 있다.
김태억 이사는 신약 후보물질 라이선스 아웃 자문을 맡고 있다. 그는 범부처신약개발사단 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랩지노믹스 부사장, 신약 개발 전문 기업 크로스포인트 테라퓨틱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안태진 이사는 두 대표이사와 같은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HEM파마의 핵심 기술인 PMAS(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시뮬레이션 기술)의 데이터분석 및 서비스, 품질관리 자문 및 연구자 네트워킹을 담당한다.
대한외과학회 부회장이자 기쁨병원장인 강윤식 이사는 장내미생물 분석 및 개인 맞춤형 제품 상용화에 대한 협력 업무를 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은 물론 캐시카우 사업인 건강기능식품 사업까지 폭넓게 관여한다.
이들 기타비상무이사 5인의 재직기간이 짧지 않다는 점도 주목된다. 가장 재직 기간이 짧은 김태억 이사가 3년 3개월 근속했다. 이는 HEM파마의 기타비상무이사에 대한 활용이 일회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 대표는 “지금은 건기식 등 헬스케어 사업 비중이 높지만 생균치료제(LBP) 연구 등 신약 개발도 창업 초기부터 진행해 왔다”며 “데이터에 대한 임상적 견해나 향후 라이선스 아웃 등에 대한 준비를 하기 위해 사업이 아직 시작 단계지만 전문 인력들을 이사회에 배치해 전문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흑자전환 후 본격 드라이브
기타비상무이사는 바이오텍에 있어 보통 기관주주들이 맡는다. 주주들의 돈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지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경영에 간섭하는 게 아닌 감시의 역할인 셈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에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지주사 및 모회사 역할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자회사 및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지지하더라도 일정부분 감시감독을 하기 위해 지주사나 모기업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한다.
하지만 HEM파마는 특이하게 기타비상무이사를 '자문역'으로 활용한다. 주주구성에도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에게 신약 및 개발 자문을 요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이사회 구성 자체부터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HEM파마는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이후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 사업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신고서 내 추정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HEM파마는 흑자전환 원년 직전인 2025년까지 헬스케어 서비스인 ‘마이랩서비스’와 파이토바이옴, LBP 디스커버리 플랫폼 위탁개발(CDO) 사업을 통해서만 매출을 낸다.
흑자전환을 예고한 2026년부터는 파이프라인 라이선스 아웃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HEM파마는 현재 신경정신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잠재 고객 C1사와 우울증 타깃 파이프라인인 HEMP-001과 HEMP-002에 대한 기술이전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 대표는 “수익 기반 성장이 회사 모토인 만큼 헬스케어 사업을 기반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면서 차근히 신약 개발 사업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HEMP-001과 HEMP-002 역시 무리하지 않고 IND 2a 단계까지 진행한 후 라이선스 아웃, 또는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통해 후기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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