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홀딩스는 지금]지주사 전환 안정궤도, 지현욱 회장 '원톱 지배력'③현물출자 통해 홀딩스 최대주주 등극, 이지바이오 활용법 '눈길'
변세영 기자공개 2024-11-05 07:24:18
[편집자주]
이지홀딩스그룹은 지주사 이지홀딩스를 주축으로 하는 종합 축산 기업이다. 사료부터 양돈, 가금류, 외식사업 등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 대형 업체까지 인수합병(M&A)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더벨은 이지홀딩스그룹이 걸어온 길을 조명하고 현재 경영 상태와 향후 풀어야 할 과제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홀딩스그룹은 1988년 ‘이지시스템’이라는 기업으로 출범해 종합 축산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3년 기준 연결법인으로 카운팅하는 곳 만 50여 곳에 달한다. 이지홀딩스그룹의 총수는 은둔의 경영자로 평가받는 오너2세 지현욱 회장이다. 외부 행사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을 만큼 베일에 싸여 있다.1978년 생인 지 회장은 2013년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 참여하며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지배력도 안정궤도에 올랐다. 지 회장은 2021년 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2세경영을 완성했다. 인적분할한 회사의 지분을 이지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그룹 정점에 오르며 지주사 전환에 대한 명분와 실리를 모두 잡았다.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로 지주사 지분율 확대, 확고한 최대주주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이지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현욱 회장(28.29%)이다. 창업주인 지원철 명예회장은 9.91%를 보유해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코넬대 MBA를 수료한 지현욱 회장은 한미파슨스와 컨설팅펌 AT커니를 거쳐 2013년 이지바이오(현 이지홀딩스)에 임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6년 지원철 창업주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으로 실권을 잡았다.
2021년을 기점으로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절대권력’을 갖게 된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서다. 지주사의 표면적인 목적은 지배구조 투명화였지만 결과적으로 승계 퍼즐을 맞추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 우선 이지바이오를 '지주회사 부문'과 '사료 및 기능성첨가제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했다. 신설회사로 주식회사 이지바이오를 신설하고 분할존속회사의 명칭을 주식회사 이지홀딩스로 변경했다.
이때 조커처럼 활용된 계열사가 ‘이지바이오’다. 지주사 이지홀딩스는 이지바이오를 연결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주주로부터 이지바이오 주식을 받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하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총 464억원 규모다.
당시 이지바이오 기명식 보통주식과 이지홀딩스 기명식 보통주식의 교환비율은 1주 : 1.4669396주였다. 이지바이오 주식 한 주로 이지홀딩스 신주 1.4주가량을 받는 기회였다. 그런데도 지 회장만 참여하고 부친인 지원철 명예회장은 불참하는 방식으로 아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지 회장의 이지홀딩스 지분율은 17.39%→28.29%로 10%p 이상 증가했다. 2대주주인 부친(9.91%)과 격차가 20%p 가까이 벌어지면서 원톱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배구조 선진화라는 명분과 함께 사재투입 없이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는 실리를 동시에 잡았다. 40대 젊은 나이에 지현욱→이지홀딩스→이지바이오·마니커·정다운·팜스토리 등 수십 개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키맨은 CFO 김충석 사장, 2세경영 안정화 기여
이지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작업 및 2세경영 안정화에 기여한 핵심 키맨으로는 김충석 사장이 꼽힌다. 1964년생인 김 사장은 1995년 이지바이오에 입사해 줄곧 재무업무를 수행한 재무통이다. 회사에 30년 가까이 머물면서 지원철 창업주(명예회장)부터 지현욱 회장을 차례로 보좌해 왔다. 특히 2020년부터는 지 회장과 이지홀딩스 각자 대표를 맡으며 국내외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동시에 지주사 체제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지홀딩스그룹은 과거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지주사 전환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쓴맛을 경험했다. 지주사의 경우 자회사의 주식가액 총합계액이 해당 회사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야 하는데 이지홀딩스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0%를 밑돌면 지주사에서 제외된다.
이후 이지홀딩스는 2021년 김 사장을 필두로 와신상담해 재도전에 나섰다. 특히 자회사 지분율을 확대하며 지주비율 안정적으로 맞추는 데 집중했다.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이지홀딩스의 자산총계는 5581억원, 종속기업투자주식가액은 4197억원 규모다.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해 안정적으로 지주사 요건을 충족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현욱 회장은 아직 40대로 젊은 나이지만 일찌감치 경영에 참여해 지분 승계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라면서 "지주사 전환이 주효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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