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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더벤처스]'동남아 총괄' 김대현 파트너, 글로벌 '창업 생태계' 구축창업자→투자자, 해외투자 선봉장 역할…라이브엑스·3CAT 멀티플 '7배 이상' 전망

유정화 기자공개 2024-11-12 09:08:3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벤처스는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액셀러레이터(AC) 겸 벤처캐피탈(VC)이다. 김철우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 모두가 창업 경험을 가진 이들로 구성돼 있다. 심사역들이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투자를 유치한 경험을 보유한 만큼 벤처업계 생리나 창업자 고민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하우스와는 차별화 된 요소다.

동남아시아 투자를 총괄하는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사진) 역시 창업자 출신이다. 현재 더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와 함께 2014년 중고거래 대행 서비스 '셀잇'을 창업했다. 김 파트너는 셀잇을 합병한 번개장터에서 CCO(Chief Commerce Officer)를 맡다 2020년 더벤처스에 합류했다.

더벤처스는 해외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주력하는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미국 시장으로의 확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대현 파트너는 해외투자 영토 확장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더벤처스가 한국과 동남아시아, 미국을 잇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성장 스토리: 성공한 창업자, 투자자로 인생 '2막'

1986년생인 김대현 파트너는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학교에서 유명한 중고거래 전문가였다. 그가 대학교에 다니던 4년 동안 한 중고거래만 수백건에 달한다. 물론 판매 수수료도 챙겼다. 그는 당시 중고거래를 대행하면서 불편함을 개선하고 신뢰만 쌓으면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파트너는 "처음엔 학교를 졸업하고 중공업 회사에 취업할 생각이었는데, 당시 학교 선배였던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로부터 창업 제안을 받고 스타트업 길로 빠졌다"며 "이후 김 대표와 같이 최소 15개 이상의 아이템으로 창업을 시도한 결과 결국 잘하는 걸 하자는 결론이 나와 중고거래 아이디어를 창업 아이템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전자제품 사진만 몇 장 찍어 올리면 가격이 산정되고 박스와 포장재를 택배로 보내주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셀잇'을 만들었다. 판매자는 물건을 박스에 담아 편의점에 맡기기만 하면 끝이었다. 그가 회사를 설립하고 첫 투자를 유치한 곳이 바로 더벤처스였다. 셀잇은 더벤처스의 2번째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셀잇은 더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고 성장을 이어나갔다. 설립 이듬해인 2015년 총 누적거래액 10억원, 월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설립 1년 2개월 만에 2015년 케이벤처그룹(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됐다. 이후 2017년 모바일 중고마켓 번개장터를 운영 중인 퀵켓과 합병됐다. 김 파트너는 셀잇과 번개장터의 통합법인인 번개장터에서 CCO를 맡아 커머스 사업을 이끌었다.

그는 2019년을 끝으로 번개장터에서 나와 이듬해 더벤처스에 합류했다. 김 파트너는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항상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를 품고 있었는데 호창성·문지원 더벤처스 공동창업자가 이 꿈을 가장 잘 지원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더벤처스에 합류를 결정했다"며 "투자를 받으러 다니다 보니 투자가 하고 싶어진 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더벤처스에 심사역으로 합류해 국내 투자를 담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남아 시장 투자로 눈길을 돌렸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 주요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유학파도 아니고 해외 생활 경험 없었지만 무작정 베트남으로 향했다.



◇투자철학: 당장의 BM 보다 큰 꿈을 지닌 창업자 '발굴'

그는 투자를 결정할 때 창업자를 먼저 살핀다. 김 파트너는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당장의 비즈니스모델 보다 창업자가 얼마나 큰 꿈을 꾸고 있는지다"며 "큰 꿈이라는 건 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자가 목표를 향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한 포트폴리오 가운데 '리피드'를 예로 들었다. 리피드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가능한 원료를 찾는 스타트업이다. 이충호·전준봉 리피드 공동창업자는 베트남에 체류하며 식당 골목을 돌며 폐식용유를 직접 수거하고 있다. 폐식용유는 메탄올 등과 반응시키면 바이오연료로 재활용해 항공유 등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리피드가 폐식용유를 수거만 하는 건 아니다. 폐식용유에 물이나 새 식용유의 혼유가 없는지 검사한다. 그리고 폐식용유의 발생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축적하는 작업을 한다. 리피드의 목표는 폐자원의 무분별하거나 불법적인 폐기를 방지하고 지속 가능한 순환 자원 경제를 구현하는 것이다.

김 파트너는 "스타트업 대표가 타국에 와서 직접 거리를 돌며 폐식용유를 수거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리피드처럼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스타트업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어 김 파트너는 "그래야 딸이 커서 투자한 기업을 물었을 때 자랑스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의 가족은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으로 이주했다.

김 파트너는 2020년부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국가에 소재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더벤처스는 올해로 5년차인 신생 VC인 셈이다. 더벤처스는 싱가포르에 150억원 규모로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 펀드를 만들어 시리즈A 라운드 수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리스크 헤지(회피)를 위해서 투자 원칙도 두고 있다. 그는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에서는 단독으로 투자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두고 있다"며 "국가간 문화가 다르다 보니 국내 투자 보다 변수나 리스크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말레이시아판 셀잇, '3CAT' 빠른 성장 눈길

김 파트너는 동남아 지역을 오가면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주요 시장이다. 국가마다 경제, 문화, 소비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기준을 두고 신중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애정하는 동남아 포트폴리오로 말레이시아에 소재한 '쓰리켓'(3CAT)을 꼽았다. 지난해 말 투자를 단행했고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그는 IT기기 리테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3CAT'을 말레이시아판 '셀잇'이라고 소개했다. 셀잇이 온라인 중고거래에 집중했다면, 3CAT은 오프라인 사업에 중점을 둔 회사다.

그는 "말레이시아 시장도 중고거래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다"며 "쓰리캣에 투자한 지 아직 1년이 채 안됐지만 회사 매장이 2개에서 2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연매출 12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1년새 회사의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해 원금의 8배 수준 회수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부동산 감정평가 솔루션 기업 '시틱스'(Citics)도 김 파트너가 주목하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시틱스는 부동산거래 올인원 앱을 지향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다. 분산돼 있는 부동산 정보를 모아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시틱스 앱에선 부동산의 위치정보, 사진, 가격, 거래에 필요한 법률상 서류 등을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다.

시틱스는 은행이 대출 담보로 사용되는 부동산 가치를 감정할 수 있는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한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 부서가 부동산의 세부 사항과 예비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하나의 앱에서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모아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김 파트너는 "베트남 부동산 시장 데이터는 하드 카피(종이 출력물) 기반이라 부동산 산업이 투명하지 않다"며 "시틱스는 직접 발품을 팔아 부동산 감정평가라는 독자적인 데이터를 구축했다"고 했다.

◇트랙레코드 2: 공유 미용실 '라이브엑스' 글로벌 잠재성 주목

김 파트너는 국내 투자를 할 때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만한 기업인지 살핀다. 이같은 맥락에서 그는 대표 포트폴리오로 라이브엑스를 꼽았다. 라이브엑스는 지난 2021년 부산에서 설립된 기업이다. 핵심 서비스는 공유 미용실 브랜드 위닛이다.

김 파트너는 "송정웅 라이브엑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라이브엑스 투자를 바로 결정했다"며 "사실 공유미용실이란 아이템에서 매력을 느꼈다기 보다는 송 대표가 바꿔 놓을 미용산업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라이브엑스는 미용산업을 바꿀 해법으로 공유 미용실을 제시했다.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미용실을 공유하면 자기 매장을 차리기 위해 보증금, 권리금 등 큰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고 대형 미용실에서 매출 대비 낮은 수익을 받으며 일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라이브엑스는 탄탄한 비즈니스모델(BM) 정립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95억원 매출과 7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180억원 수준이다. 일본 매출액이 본격 반영되면 보다 큰 매출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파트너는 "라이브엑스에 투자를 처음 할 때만 해도 회사 매장은 단 1개였다"며 "회사는 부산에서 시작해 점차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현재 회사 기업가치는 투자금의 7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라이브엑스의 동남아 시장 진출도 열심히 서포트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한국·동남아·미국 잇는 '연결다리' 역할

김 파트너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그는 "좋은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며 "동남아 시장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을 원할때 한국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와 더벤처스는 미국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더벤처스는 올해 미국 스타트업 7곳에 투자했고 앞으로도 미국에 있는 한인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동남아, 미국 지역 네트워크를 쌓아 글로벌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벤처스의 강점은 네트워크다. 더벤처스를 설립한 호창성·문지원 공동 창업자는 2007년 미국에서 K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 ‘비키’를 만들어 2013년 일본의 라쿠텐 그룹에 2억달러 가치로 매각한 인물이다. 두 창업자는 더벤처스의 대표 자리는 내려놨지만 미국 현지에서 여전히 회사 딜소싱을 지원하고 있다.

김 파트너의 목표는 더벤처스를 글로벌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스타트업을 운영해봤지만 창업자들이 투자자에 이름을 올리고 싶은 VC가 된다는 건 큰 의미를 가진다"며 "이를 위해서 최고의 펀드 수익률을 기록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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