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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견디는 롯데케미칼, 저수익 사업정리...재무체력 회복중 차입금 감소세 전환…연 3조 규모 CAPEX, 내년에 1.7조 수준으로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11 08:18:3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은 다른 석유화학사와 마찬가지로 업황 둔화로 고전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석유화학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에도 희망고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케미칼의 자구책은 비주력·저수익 사업정리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추진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2002억원, 영업손실 4136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년 전 대비 5.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5조2710억원, 영업손실은 1529억원이었다.

3분기 적자 규모는 1분기(-1353억원)와 2분기(-1112억원) 대비 커졌다. 배경에는 석유화학 수요 회복 지연 외에도 일회성 비용이 있다. 해외 자회사 부분 보수, 해상운임비 상승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법인 LC USA는 크래커 콜드 박스의 기계적 결함으로 이번 분기에 보수를 진행했다. 이에 LS USA가 포함된 기초화학 부문은 36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0

현재 LS USA는 정상 가동 중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제거, 해상운임비 안정화 등으로 전분기 대비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단기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업황 저하가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다. 이에 회사는 비핵심·저수익 사업 정리, 설비 운영 효율화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을 결정했다. LUSR은 롯데케미칼과 일본 우베가 50대 50 지분 비율로 2012년 설립한 합작사다. 폴리에스터 원사 사업 자회사 KP켐텍, 중국 소재 기초원료 생산 자회사 LC삼강·가흥을 매각했다.

올 3분기 말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차입금은 10조72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602억원 줄었다. 투자업계는 롯데케미칼의 차입금이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차입 규모는 앞으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4분기 중 미국법인(LCLA, LOTTE Chemical Louisiana)의 증자를 통해 6626억원을, 내년 중 인도네시아 법인(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의 지분을 활용해 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한 조달을 마치면 롯데케미칼은 총 1조4000억원을 확보한다. 이는 차입금 상환에 투입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여수공장에서 추진한 공장 가동 최적화, 원가절감 활동을 하반기부터 대산 공장에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운전자본을 유동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성낙선 재무혁신본부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자본적지출(CAPEX)이 줄어드는 점 또한 재무건전성 측면에선 희소식이다. 올해에만 약 1조원이 투입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는 기계적 완공 시기가 가까워졌다. 지난 3년간 연평균 3조원에 달했던 CAPEX는 내년에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일부 신사업은 내년부터 성과가 가시화된다. 자회사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는 현재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고압 기체 수소 출하센터를 짓고 있다. 목표 상업 가동 시점은 내년 3분기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 예상 매출은 315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이 약 30%에 달한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26년부터 실적에 힘을 보탠다. 20MW급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내년 상반기에 준공돼 상업생산이 진행된다. 20MW급 발전소가 거둘 내년 예상 매출은 430억원, 영업입익은 60억원이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22년 10월 롯데케미칼과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가 합작 설립한 법인이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가 각각 45%, 에어리퀴드코리아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부생수소 기반 발전사업과 수송용 수소 사업을 위해 힘을 모았다. 당시 국내외 5개국에서 기업결합 승인도 받았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해 "화석연료 규제 완화와 에너지 생산 확대 추진이 유가 하향 안정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무역 및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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