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악셀사태' 국내 대주단, KKR 대항할 협상 카드는 간편채권재조정 '부동의' 한목소리, 올해 연말 분기점
윤준영 기자공개 2024-11-14 08:04:0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 자전거회사 악셀그룹의 재무사정 악화로 국내 대주단과 영국 KKR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KKR측은 부채 축소를 요구하는 가운데 국내 대주단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주단은 영국 KKR측이 원하는 간편채권재조정에 동의를 하지 않는 방침으로 좀 더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주단은 영국 KKR측이 요구한 간편채권재조정(Simplified Debt Restructuring Scheme)에 동의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당 방안은 악셀그룹 부채 규모를 약 40%가량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사업과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간편채권재조정이란 채무자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를 더 쉽게 상환할 수 있도록 기존의 복잡한 채무 구조를 간소화하거나 조건을 변경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협상을 통해 채무 구조를 재조정해 채무자 부담을 경감하려는 방식이다.
현재 악셀그룹과 영국 KKR측은 악화된 재무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간편채권재조정을 통해 부채 규모를 줄이는 방법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통해 법원에서 강제적으로 자금이나 경영관리를 맡는 방안이다. 정상적인 절차대로 간편채권재조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전체 악셀그룹 대주단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영국 KKR측은 법정관리보다는 간편채권재조정 방안을 선택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법정관리는 간편채권재조정보다 비용이나 시간이 더 걸리는 데다 해당 절차를 밟는다는 사실 자체가 기업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 KKR측은 국내를 비롯해 유럽, 대만 등 글로벌 시장에 퍼져있는 대주단의 동의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국내 대주단은 영국 KKR측에 대항할 협상 카드로 간편채권재조정에 동의하지 않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 최근 대부분의 국내 대주단이 해당 방안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영국 KKR이나 악셀그룹은 모두 법정관리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국내 대주단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꼭 협상카드로서가 아니더라도, 국내 대주단은 영국 KKR측의 간편채권재조정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폰서인 영국 KKR측이 악셀그룹 지분을 일부 포기하거나 추가 자금을 넣는 등의 희생 의지가 없다는 점에서다.
현재 영국 KKR측은 국내 대주단의 대출 규모를 40% 정도 줄이되 일부 출자전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추가로 자금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레스큐 파이낸싱'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KKR측은 기존 악셀그룹 지분율은 포기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 대주단은 간편채권재조정에 동의하지 않기로 했지만, 전체 대주단의 결단은 장담할 수 없다. 국내 대주단이 악셀그룹의 전체 채권자 가운데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결국에는 간편채권재조정을 통해 일단락될 가능성이 배제하기 어렵다. 유럽 등 글로벌에 퍼져 있는 다른 대주단들이 동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원칙상으론 75% 대주단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회사가 원할 경우 대주단 절반의 동의만 있더라도 강제집행은 가능하다. 올해 연말 내지는 내년 초 영국이나 네덜란드 법원에서 해당 방안 실행에 대해 다시 대주단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내 대주단들이 한 목소리를 내며 영국 KKR측에 대응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이라며 "다만 대주단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국내 대주단의 협상력이 어느 정도일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미래산업 기흥공장, 내년 2분기 가동 시작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루멘스, 경영권 프리미엄 105% 책정 근거 '현금 곳간'
- [Company Watch]'공모가 하회' 인스피언, 주가 우하향 '골머리'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자율주행 폭발물·지뢰 탐지 로봇 개발
- [2024 이사회 평가]평가개선 우수 호텔신라, 경영성과 개선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CJ대한통운, 우수한 참여도 속 아쉬운 '평가개선'
- [i-point]아우딘퓨쳐스, 세븐틴 에스쿱스와 마케팅 박차
- 현대모비스 TSR 30% 목표, 투자회수 사이클 자신감
- '티어1' 현대모비스 '글로벌 OE 40%'의 의미
- [IB 풍향계]HUG 신종자본증권 '사활' NH증권, 막판까지 '금리 고심'
윤준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바이오사업 파는 CJ제일제당, 국내 FI 인수 쉽지 않은 까닭은
- 한국 대주단의 '악셀사태' 성장통
- [2024 이사회 평가]제룡전기, 오너 중심 이사회 한계…압도적 경영성과는 '강점'
- '리밸런싱 일환' SK C&C, 클루커스 소수지분 매각 추진
- [2024 이사회 평가]티씨케이,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미흡…참석률 100% '눈길'
-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 한국 사무소 설립 임박
- '지지부진 악셀사태' 국내 대주단, KKR 대항할 협상 카드는
- [해외 출자시장 두드리는 국내 PE]중견 PE, 아시아 시장 기반 '펀드오브펀드' 노려라
- 사학연금, 해외 출자사업 마무리…안타레스캐피탈·콜러캐피탈 낙점
- [해외 출자시장 두드리는 국내 PE]'해외 LP 확보 가교'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 역할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