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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IPO 빅딜, 하나둘씩 반납하는 '조단위' 명패롯데글로벌로지스·LS이링크·MNC솔루션 등 '보수적' 몸값 조정…공모주 시장 한파 '직격탄'

권순철 기자공개 2024-11-19 07:49:3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단위' 빅딜로 기대됐던 IPO 대어들이 하나둘씩 몸값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LS이링크, MNC솔루션 등은 목표 시가총액만 1조원 이상이 거론됐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를 고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혹독한 시장 환경에 몸값 눈높이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공모 흥행을 보장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기관들의 움직임이 기형적인 형태를 띄면서 딜 규모와 관계없이 밴드 하단 이하의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단위 대어들, '보수적' 몸값 조정

지난 10월 24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해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준비 당시부터 1조원이 넘는 밸류가 거론돼왔다. 스케줄 상 내년 초 상장이 예상되지만 밸류는 1조원을 한참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조단위 타이틀을 가져가기엔 제한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등 국내 물류 섹터 기업들의 주가가 저공 비행하는 상황에서 FI들의 엑시트 기한도 2개월 앞으로 임박해 불가피한 결과로 풀이된다. 페덱스(FedEx) 등 해외 기업들을 피어그룹으로 포함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지만 고평가가 우려돼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주관사단 측 설명이다.
출처: 네이버 증권 / CJ대한통운 주가

롯데글로벌로지스 외의 다른 '대어급' 상장예비기업들도 하나 둘씩 조단위 타이틀을 내려놓고 있다. 지난 8월 예심 청구한 LS이링크도 대표적인 예다. 목표 몸값으로 1조원을 잡았지만 2차전지 캐즘의 직격탄을 받은 데다가 피어그룹 후보가 마땅치 않다. IB 업계 관계자도 "지금 환경에서 1조원 기업가치를 달성하긴 상당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MNC솔루션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시가총액을 최대 8800억원대로 끊었다. 코스피 신규상장사들의 평균치보다 강한 할인율을 설정한 결과였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구주매출이 공모 구조의 절반을 차지한다. 주관사 KB증권은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고 부연 설명했다.
출처: MNC솔루션

조단위 밸류를 포기하진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상장 험로가 예상되는 곳들도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그중 하나로 꼽힌다. 케이뱅크 철회 이후 밸류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덩치가 너무 커 시장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이 계획하는 구주매출 비중은 차치하더라도 지금 밸류로 상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주관 기업은 아니지만 대어급 회사라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 한파에 심상찮은 기관 움직임…몸값 눈높이 낮춰도 공모 흥행 '불확실'

조단위 밸류를 포기한 회사들이 처한 상황은 제각각 다르지만 혹독한 시장 환경을 마주해야 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예비기업들이 수요예측 부진에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고 있는 상황은 목표 몸값을 높게 설정한 회사들에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지면서 연초와 같은 흥행이 매우 어려워졌다. 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수요예측 첫날 일단 높은 가격에 대규모 주문을 넣어놨다가 마지막날 그대로 갈지 말지 결정하는 형태다.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지만 하단 또는 상단 베팅을 두고 단체로 투표식 결정이 이뤄진다는 후문이다.

근래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하단 이하의 결과가 속출하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의 대표주관을 맡은 증권사 IPO 관계자는 "기관들의 움직임이 수요예측 마지막 날에 기형적인 형태를 띄면서 공모가 하단을 면치 못했다"며 "이런 식으로 수요예측이 이뤄지는 게 맞나 싶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추세는 조단위 밸류로 상장하려는 기업들에겐 특히 치명적이다. 커다란 덩치에 걸맞게 공모 규모도 중소형 딜 대비 상당해 기관 입장에서는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기관들이 분산되지 않고 단체로 동형화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칫 한순간에 밴드 하단에 주문이 몰리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몸값을 낮춰도 성공적으로 공모를 끝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씨케이솔루션도 예심 청구 당시 목표 시총을 3000억원대로 설정했지만 눈높이를 더욱 낮춰 할인 전 밸류를 2700억원대로 잡았다. 할인 후 시총은 최대 22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지만 그럼에도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아들었고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출처: 씨케이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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