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사수' 전북은행, 8년만에 꺼낸 자본성증권 1000억 규모 후순위채 발행 준비…지방은행 평균 BIS비율 충족 움직임
권순철 기자공개 2024-11-19 07:50:3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그룹 은행 계열사인 전북은행이 8년 만에 후순위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BIS자기자본비율이 14%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자본 적정성 지표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방은행 평균치(15%)를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전북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약화되고 있어 자본비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크레딧 업계의 의견도 있던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발표한 유상증자도 자본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8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 추진…지방은행 평균 BIS비율 충족, '선제적' 자본확충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11월 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만기는 10년으로 기관 대상 수요예측일은 오는 20일로 잠정 계획되어 있다. 후순위채 대표 주관 업무는 한양증권과 DB금융투자가 맡았다.
이번 후순위채는 전북은행이 약 8년 만에 꺼내든 자본성 증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북은행은 2013년 포괄적 주식 교환의 방식으로 JB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2015년,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었지만 이후 추가적으로 자본성 증권을 취급하진 않았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자본적정성 제고를 염두에 두고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지만 전북은행의 경우 당장 자본을 확충할 필요는 낮다. 지난 상반기 기준 이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4%로 규제비율(8%)을 넉넉하게 상회한다. 위험가중자산(RWA)에 대한 자기자본의 비율로 도출되는 이 수치는 은행의 재무 구조를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이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임에도 전북은행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지방은행들의 BIS비율 평균치인 15%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본 적정성을 따지면 여유로운 상황이다"며 "선제적으로 15% 이상을 유지하려고 발행을 추진하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5월 1일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의무가 발생하기에 선제적 차원에서의 움직임이 필요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은행 및 지주사는 RWA의 0~2.5% 범위에서 추가적으로 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연말에 구체화되는 RWA는 금리, 환율 등 여러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에 미리 자본력을 쌓는 것이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자본비율 관리 여력 '충분'…1500억 규모 유상증자 계획 '병행'
물론 근래 자산건전성 지표가 하향세를 그리는 상황은 전북은행이 타 지방은행 대비 공격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지난 6월 말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19.4%로 은행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한국신용평가도 "충당금 추가 적립 및 자본비율 관리 등 지속적인 손실흡수능력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전북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충분해 아직은 여유롭다는 것이 증권업계 내 중론으로 여겨진다. 8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한다는 것 역시 어떤 측면에서는 호재로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발행을 안했기 때문에 오히려 여유가 있는 것"이라며 "향후 자본성 증권의 활용도를 높일 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금융사들의 자본성 증권 발행은 이제 통상적인 일이지만 크레딧 업계 전체가 반기진 않는다. 몇몇 신용평가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를 사실상의 부채라고 판단, 자본성 증권 발행 비중이 높은 금융사가 있다면 이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를 감안하면 전북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0월에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순조로운 자본 확충 계획을 알렸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연말 납입이 완료되는 스케줄로 JB금융지주가 전액 참여할 예정이다. 이 경우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BIS비율은 기존 14%에서 15%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북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A+, 안정적'으로 등급의 우량함을 고려하면 수요예측에서 무리 없이 투심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2016년 후순위채 발행 당시 수요예측에서는 모두 모집액(800억원)과 동일한 주문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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