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송호성 체제 굳건…기아, 성과 기반 임원진 대거 약진⑥매출 100조 달성 눈앞…최준영 사장 승진·주우정 CFO 계열사 CEO 이동
이호준 기자공개 2024-11-18 09:22:44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톱티어로 부상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트럼프발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선점을 위한 과제도 무겁다. 현대차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열어간 임직원 보상과 함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1: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현대차그룹 연말 임원 인사에서 확실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5년 연속 자리를 지키며 연임에 성공했고 부사장 한 명은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또 다른 부사장은 계열사 CEO로 발탁됐다. 단순한 인사 조정을 넘어 매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한 기아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현대차그룹은 15일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기아에선 최준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국내 생산과 안전보건을 총괄하게 됐고 주우정 재경본부장(CFO) 부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송 사장은 2020년부터 이어온 대표이사직을 연임한다. 이번 인사는 기아 임원들의 성과가 승진과 계열사 CEO 발탁, 대표이사 연임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승진 임원들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기아는 2009년부터 전문경영인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신임 최준영 사장은 2018년부터 기아의 노무 전문가로서 이 체제 중 한 자리를 맡아왔는데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겸 국내생산 담당으로서 노사 관계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생산 현장 컨트롤타워로서 화성 공장에 연간 1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EVO Plant) 구축을 진행하며 경영 지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그는 2021년부터 교섭을 통해 10년 만에 기아가 파업 없이 임금과 단체협상에 합의하는 성과를 주도했으며 올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내정된 신임 주우정 사장은 기아의 재경본부장으로서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끈 핵심이다. 과도한 판매 인센티브를 줄이며 손익 구조를 개편했다. 2010년대 1~4%에 머물던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주 사장이 CFO를 맡은 2021년 7.2%로 급등했고 2022년과 2023년 각각 8.3%, 11.6%로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로는 12.39%와 순이익률 10.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그룹 영업이익률은 10.4%, 폭스바겐그룹은 5.4%에 그쳤다. 우호적 환율 등 외부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주 사장의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기아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우수한 성과 창출에 부합하는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감과 동시에 미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내부 핵심역량을 결집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성과주의 기조 아래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룡점정은 연임에 성공한 송호성 사장이다. 기아의 역대 최대 실적 배경에 송 사장이 있었던 만큼 연임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6년째인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연임이 불발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번 송 사장의 연임에는 기아의 도약을 이끈 성과를 높이 평가한 정의선 회장의 강한 신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 회장의 경영수입 무대였던 기아는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뒤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정 회장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송 사장은 1962년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평사원으로 시작해 2020년 3월 현대차그룹의 주요 양대 경영 축인 기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사장 부임 1년 만에 기아의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현재의 ‘기아’로 바꿨다. 사장 취임 이듬해 기아는 전년 대비 20조원 증가한 69조원의 연결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엔 매출은 99조원, 올해는 최소 105조원 달성을 앞둔 완성차 회사로 거듭났다. 올 9월 말 누적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229만4705대다.
성과 중심의 인사 정책이 송 사장의 연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그는 EV 시리즈를 통해 기아를 대표 전기차 브랜드로 확장시킨 데이어 이제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로의 추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송 사장은 이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인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등 이로 인한 정책 변화을 주시하며 대응하는 것이 필수 전략으로 보인다. 또, 유럽 내 완성차 수요 감소가 시작되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는 것 역시 실질적인 과제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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