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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그 이후]지주 전환 완수한 동국제강...점차 희미해지는 영향력②장세주 회장 지배력 강화 일등공신, 철강산업 위축으로 밸류 약세

김소라 기자공개 2024-12-09 08: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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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전략적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각기 분할 의도나 목적은 제각각이나 기업 성장이라는 장기 방향성은 동일하다. 가치 재평가, 재무 융통성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후속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하나였던 몸체가 둘로 나뉘는 만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3년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00여 곳 이상이 분할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이 당초 도모했던 기대 효과가 실현되고 있는지 THE CFO가 이들의 밸류 및 재무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07: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말 지주 체계를 완성했다. 인적분할을 활용해 기존 사업부를 별도 2개 법인으로 분리하는 동시에 수직 지배 구조를 구축했다. 최상단의 장세주 회장을 필두로 지주, 사업 법인이 아래로 일렬 배치된 그림이다.

인적분할은 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 꼭 맞는 지렛대가 됐다. 한 몸이었던 이종 사업부를 정리하면서 추후 대주주 4세 경영에 대비한 지배 체계도 마련할 수 있었다. 장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는 지주사에 대한 과반 이상의 공고한 지배력을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이 지배력 확충 작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사업 법인들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존속 법인인 지주사 대비 순자산가액 규모가 많게 책정되며 투심이 몰렸던 동국제강은 올해 계속해서 밸류가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았던 신설 사업 법인을 활용해 대주주는 비교적 수월히 지분을 확충했으나 분위기가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중순 법인 분할을 단행했다. 그룹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기존 사업구조 체제로 새로이 재편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그룹은 각각 철강 열연 및 냉연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동국제강·유니온스틸)이 서로 분리돼 있었으나 2014년 산업은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 과정을 거치며 합쳐졌다. 조선업 불황에 따른 영업 부진이 원인이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배·비지배 회사로의 분리도 실시했다. 계열 법인 간 수평 구조에서 수직 구조로 전체 지분 관계에 변화를 줬다. 금번 분할의 핵심 목적은 아니었으나 개별 사업부 전문성 강화와 더불어 지배구조를 보다 명확히 만들기 위해 함께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신설 사업 법인의 자산 평가 가치가 존속 지주 대비 더 높게 평가받는 분할 조건도 대주주 입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 이는 장세주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 지배력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 유상증자에서 동국홀딩스 지분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 사업 법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합산 지분가치가 지주 동국홀딩스 대비 높았던 덕에 지주사 신주를 상당분 배정받았다. 구체적으로 총 1587만3775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기존 26.27%였던 최대주주 동국홀딩스(구 동국제강) 지분율은 63.07%까지 크게 증가했다.


그룹은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승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미 현재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는 동국제강에서 미등기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입사 후 전략, 생산, 구매 등 차근차근 경영 전반의 실무를 익혔다. 최근 그룹 인사에서 동국씨엠 구매 담당 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약 17년간 경영 수업을 받아온 만큼 후대 경영에 대한 부담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과제는 장 전무의 동국홀딩스 지배력 확보 작업이다.

다만 근래 그룹 내 사업 법인들의 역할은 희미해지고 있다. 최대주주 그룹 지배력 확대 비히클로 크게 기여했으나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동국씨엠의 경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8%로 지주 동국홀딩스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인적분할 당시 분할 비율에 따라 별도 순자산가액이 9600억원대로 책정됐으나 이달 기준 시가총액은 1800억원대에 그친다. 1조원 수준의 기업 규모가 밸류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룹 측은 전방 산업 위축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입장이다. 철강 제품이 건설, 조선, 가전 등으로 주로 나가다 보니 동 시장의 부진이 연쇄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기초 소재 공급 대상 시장이 현재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물량 생산·판매 활동도 이전 대비 둔화됐다"며 "다만 철강 산업이 사이클을 타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은 아니며 투자 수익 면을 보강하기 위해 매년 최소한 무위험 국채 수준의 수익률을 맞추는 배당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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