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분할 그 이후]OCI그룹, 단숨에 완성한 수직 지배체계②인적분할 후 유증까지 반년…공고한 지배력 하 화학 소조직 완성

김소라 기자공개 2024-12-11 08:22:36

[편집자주]

기업은 전략적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각기 분할 의도나 목적은 제각각이나 기업 성장이라는 장기 방향성은 동일하다. 가치 재평가, 재무 융통성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후속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하나였던 몸체가 둘로 나뉘는 만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3년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00여 곳 이상이 분할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이 당초 도모했던 기대 효과가 실현되고 있는지 THE CFO가 이들의 밸류 및 재무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0: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최근 몇 년간 OCI그룹의 가장 큰 경영 현안이었다. OCI라는 화학 제조사를 중심으로 산하 태양광 발전, 도시 개발, 바이오 등 이종 법인을 거느리고 있던 사업구조를 드라마틱하게 바꿨다. 화학 기업이 아래 중간 지주사 등을 두고 다수 사업부를 일괄 관리하던 것을 보다 체계적인 형태로 재배치했다.

이우현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일가는 이러한 그룹 재편 과정에서 기존에 안고 있던 고민을 일부 해소했다. 대주주임에도 비교적 낮게 머물렀던 지분율을 금번 분할 과정을 거치며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였다. 분할 전 OCI가 시가총액 3조원대의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 회장 일가에게 분할은 절호의 지배력 확충 기회가 됐다.

OCI그룹은 현재의 지주사 체제를 지난해 말 완성했다. 그룹의 대표 사업인 화학 제조부문을 아래로 내리고 기존 법인은 지주 업체로 겉 포장지를 갈았다. 여러 사업 법인이 하나의 지주사 아래 평행하게 배치된 그림이다. 지배구조 최상단의 대주주 입장에서 각각의 사업군별로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용이한 형태다.


겉으로 볼 때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해 중순 인적분할을 시작으로 당해 말 유상증자에 이르기까지 약 4~5개월 상간에 기본적인 수직 지배 체계 틀이 마련됐다. 기초 뼈대를 만들었고 그 위에 살만 좀더 붙이면 됐다. 크게 '이우현 회장→OCI홀딩스→OCI'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든 상황에서 추가로 지분을 보충하는 등의 후속 작업들이 이어졌다.

이는 일반적으로 지배주주 후대 경영을 위한 승계 면에서도 유리한 구조다. 수십 개의 계열사를 일괄 지배하는 단 하나의 관리 법인만 수중에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동 법인에 대한 최대 지배력을 확보한 단일 주주가 산하 연결된 법인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식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OCI홀딩스 자회사는 해외 법인 등을 모두 포함해 100여개에 이른다.

다만 현재 승계 관련 이른 시일 내 가시화될 만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영업 강화 등 성장성 견지에 당장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최근 업황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 속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최우선시 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대주주 지분 확충 및 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우현 회장은 올해 만으로 56세로 나이만 따졌을 때 경영권 승계 이슈가 시급하진 않은 상황이다.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와 2인 사내이사 체제를 이뤄 경영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대주주 일가 가운데 이우현 회장만 지주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의 단일 지분율이 가장 높지 않은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3분기 말 이 회장 지분율은 6.78%다. 함께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은아버지 이화영 유니드 회장과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은 동 기간 OCI홀딩스 지분을 각각 7.51%, 7.47%씩 보유 중이다. 이우현 회장이 창업주 2세인 이수영 전 회장의 장남으로 OCI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실제 1대 주주가 아닌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향후 이우현 회장의 단일 지배력 확충 작업이 과제로 거론된다.

우선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전년 분할 작업을 통해 대주주 일가 전체 지배력을 끌어올린 덕이다. 동 과정을 거치며 최대주주 지배력은 분할 전 대비 6.91%포인트 오른 29.14%까지 늘었다. 당시 OCI홀딩스 주가를 고려했을 때 대주주 지분 증가분 금액은 3300억원 수준이다. 이 회장 일가는 이를 직접 현금으로 충당하지 않고 분할 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활용해 늘렸다. 인적분할로 배정받은 OCI 지분을 OCI홀딩스에 주고 대가로 OCI홀딩스 신주를 받았다.

올초에도 유사한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사업 법인 OCI가 마찬가지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OCI홀딩스로부터 특정 법인 지분을 받고 대가로 신주를 발행했다. 그 결과 OCI에 대한 OCI홀딩스 지배력은 기존 36%대에서 47%로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OCI는 중국 현지 폴리실리콘 판매 법인 등 계열사 지분을 받아 그룹 내 화학 소조직을 꾸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