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그 이후]코오롱모빌리티그룹, 수입차 소조직 구축 '분주'①분할 출범 후 자회사 2배 증가, 중간 지주 역할 부각…채무 부담 이전 효과 뚜렷
김소라 기자공개 2024-12-11 08:25:04
[편집자주]
기업은 전략적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각기 분할 의도나 목적은 제각각이나 기업 성장이라는 장기 방향성은 동일하다. 가치 재평가, 재무 융통성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후속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하나였던 몸체가 둘로 나뉘는 만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3년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00여 곳 이상이 분할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이 당초 도모했던 기대 효과가 실현되고 있는지 THE CFO가 이들의 밸류 및 재무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6: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 그룹의 자동차 사업 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설립 후 신속히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한몸이었던 사업부를 떼내거나 기존 자회사를 추가 분리하는 형태로 산하 법인들을 다수 확보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외제차 종합 판매 조직으로 그룹 내 뚜렷한 색깔을 띄고 있다.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몸을 가볍게 하는 효과를 얻었다. 브랜드별로 법인을 독립시켜 지배구조 하단에 배치함으로써 별도 재무 건전성이 이전대비 강화됐다. 사업부 채무 등이 몸체에서 분리된 영향이다. 단순 재무로만 보면 그룹 내 중간 지주 역할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오롱 그룹 내 차량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건설업 등을 핵심으로 영위하는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돼 출범했다. 이에 따라 기존 존속 법인에서 맡고 있던 수입차 판매 사업부문이 전부 신설 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이관됐다. 분할 비율은 별도 순자산가액 기준 존속 및 신설 법인 0.7509871대 0.2490129로 책정됐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분할 후속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산하 지배 법인을 늘리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세분화하는 과정을 밟았다. 구체적으로 올 3분기 말 종속 법인은 전년 초 분할 직후 대비 2배 늘어난 6개로 나타난다. 모두 서로 다른 수입차 브랜드나 전기차 등을 전담 판매하는 사업체들이다.
마찬가지로 여러 분할 방식이 활용됐다. 코오롱글로벌로부터 분리된 직후 추진한 '코오롱모터스' 물적분할 건이 대표적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전년 중순 이사회를 통해 비엠더블유(BMW)와 미니(MINI) 판매부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시키는 안건을 결의했다. 기존 사업부 형태로 있던 분야가 떨어져 나가면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내 수입차 판매부문은 롤스로이스 단일 브랜드만 남게 됐다.
이에 앞서 여러 종속 법인을 아예 새롭게 추가하기도 했다. 영국 차량 브랜드 로터스 수입자 지위를 획득해 지난해 5월 국내 공식 판매 법인인 '로터스카스코리아'를 설립했다. 비슷한 시기 전기차 판매 업체 '코오롱라이프스타일컴퍼니'도 자회사로 연결했다. 기존 볼보 판매 사업을 전담하는 '코오롱오토모티브'에서 동 사업부를 인적분할하는 형태로 종속 법인을 추가했다.
이처럼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법인 성격엔 변화가 감지된다. 각기 다른 수입차 판매 법인을 관리하는 그룹 내 중간 지주사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뱅앤올룹슨 등 수입 오디오 제품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서 직접 유통, 판매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인 수입차 판매부문만 놓고 볼 때 무게 중심은 산하 법인들에 기울어진 그림이다.
관련해 정관 추가 등 사업 목적을 정교화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간 지배회사로의 역할을 명시한 신규 사업 정관을 추가했다. 세부적으로 자회사 지분 소유 및 관리 업무에 초점을 뒀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모빌리티 연관 서비스에 투자하는 사업 전략을 견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일부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것이 있다 보니 온전히 중간 지주사라고 보긴 어렵다"며 "계속해서 법인을 분리하는 것은 각 브랜드별 보안 이슈나 정보 교류 혼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적극적인 사업부 재편 전략은 코오롱모빌리티 재무 면에선 득이 됐다. 부문들을 떼서 지배구조 산하에 붙임으로써 몸체는 가벼워지는 효과를 얻었다. 빚을 크게 덜어낸 것이 주효했다.
실제 레버리지 지표는 가시적으로 개선됐다. 코오롱모빌리티 별도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59.2%로 지난해 초 분할 당시 대비 207%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순익을 여유있게 확보하며 순자산액이 증가한 반면 부채총액은 3배 이상 축소된 영향이다.
다만 수익성 지표만 보면 급격한 위축 흐름을 보였다. 사업부를 각각 분리하며 자체 현금창출역량이 약화됐다. 올 3분기 말 코오롱모빌리티 별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대비 57% 감소한 55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이익분 자체가 축소된 탓이다.
동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회사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수령한 덕이다. 매출은 줄었지만 비영업수익으로 순익을 보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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