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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비상계엄 후폭풍]카드·캐피탈 CFO "2차례 금리인하 효과 희석될라"계엄 선포, 조달환경 악화 우려…소비 위축, 환율 변동성 확대 예상

김보겸 기자공개 2024-12-05 12:52:3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엄 선포가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각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예금 기능이 없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조달 환경을 악화하면 두 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다.

◇카드·캐피탈사 CFO, 여전채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4일 복수의 카드·캐피탈사 CFO들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로 인해 회사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 캐피탈사 CFO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여전채 3년물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였지만 계엄 선포 사태로 조달환경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안정 추이를 보이고 있었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6%를 웃돌던 AA0 등급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말 3.9%까지 내렸다. 올 들어서도 1분기 3.80%, 2분기 3.56%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향세였다. 지난달에는 3.12%를 기록했으며 12월 들어선 3.08% 수준까지 낮아졌다.

여전채 금리 하락은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조달 비용 절감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여전사는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운영에 필요한 자금의 70% 가량을 회사채로 발행하는데 조달금리가 오르면 비용부담이 커져 영업이익 증가분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세를 보이던 조달비용이 갑작스러운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전채 조달금리는 현 상황에서 보합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날 3.095%로 마감한 여전채 AA0 3년물 금리는 4일 오전 소폭 올랐다가 다시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여전히 전날보다 높은 수준인 3.1%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 카드사 자금조달 담당자는 "오전 대비 상승폭이 진정된 상태이지만 2~3bp 정도 상승 마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말 전 여전사들이 실탄 확보를 마무리한 점도 당장 조달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 카드사 CFO는 "여전채 발행에 참여하는 쪽에서도 연말이 되기 전 일찍 클로징한다"며 "채권시장에서 금리 변동이 크지 않은데다 조달을 이미 완료한 상황이라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환율 변동성 대비 시뮬레이션 진행…소비심리 위축 가능성 주시

다만 경계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정치적 리스크가 촉발할 조달환경 불확실성이 카드사와 캐피탈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단순히 자금조달 뿐 아니라 이번 사태가 소비심리와 경기 전반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카드사는 4일 새벽 2시 대표이사와 임원진 비상회의를 열고 결제 승인 및 프로세싱 등 카드사의 핵심 업무에 미칠 리스크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 결제가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연말 소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전날 계엄령 선포 이후 자영업자들이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사례가 포착되며 통상 연중 매출이 30%가량 늘어나는 12월 성수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카드론 시장의 확대와 차주의 상환 능력에 미칠 여파도 주요 검토 사항으로 지목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카드론 상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화매출 비중이 상당한 카드사의 경우 환율 변동성에 따른 손익 영향을 검토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 카드사는 환율 상승이 손익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관련 부서에 시뮬레이션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 무렵부터 밤 사이 원·달러 환율은 1446.5원까지 급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402.9원) 대비 7.2원 오른 1410.1원에 마감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카드사와 캐피탈사 내부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조달 환경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소비 위축과 대출 리스크 등 여파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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