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한일현대시멘트, 구성·견제기능 부실 '역삼각형 차트'소위원회 전무, 대표이사 의장 겸임…6개 중 3개 항목 1점대 평점
최윤신 기자공개 2024-12-26 10:12:1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08시3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한일시멘트그룹에 인수된 현대한일시멘트가 이사회 평가에서 그룹 내 가장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구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견제기능 전반에서 1점대의 점수를 얻으며 역삼각형 형태의 차트를 그렸다.1969년 현대건설 시멘트사업부에서 독립해 설립된 한일현대시멘트는 197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시멘트 전문기업이다. 2017년 한일시멘트그룹에 인수되며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일시멘트가 지분 73.32%를 가진 최대주주다.
모회사인 한일시멘트의 지분율이 높은 영향이겠지만 수익성을 유지하며 높은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실한 이사회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관련 정보를 최대한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은 긍적적인 부분이다.
◇'시세조종 혐의' 허기호 회장 사내이사 유지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한일현대시멘트는 255점 만점에 101점을 받았다.

'구성' 항목의 평점은 5점 만점에 1.3점에 그쳤다. 4인에 불과한 이사회의 규모 자체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걸맞지 않았다. 이 중 사외이사는 1인에 불과하다. 이사회 의장도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다.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 등도 공시하고 있지 않다.
이사회 내엔 별도의 소위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회의 견제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소위원회도 조직하지 않았다. 따라서 견제기능 항목의 평점도 5점 만점에 1.6점에 그쳤다. 등기 이사 대비 미등기 이사의 보수가 과도하지 않다는 점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오너일가인 허기호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는 점에서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가장 높은 15억5884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는데 이에 따라 등기이사 평균연봉(4억6000만원)이 높게 측정됐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의 평점은 5점 만점에 1.4점에 불과했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개선안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함께 사내이사로 등재된 허기호 회장이 지난해 주식 시세조종을 통해 사익을 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 됐다.
다만 외부 거버넌스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ESG 평가를 획득하며 점수를 소폭 만회했다. 한국ESG기준원(KCGS)는 2023년 기준 한일현대시멘트의 ESG 등급을 B+로 평가했다.
◇매출·영업익 성장에 경영성과 항목 최고점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건 경영성과다. 5점 만점에 2.8점을 획득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2023년 7.12%의 매출성장률과 36.5%의 영업이익성장률을 기록하며 KRX300 비금융업 데이터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등 이익 관련 지표가 호조세를 기록했다. 배당수익률도 4.47%로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2023년 주가는 점진적 하락세를 보여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의 지표가 KRX300 비금융업 데이터 평균을 하회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고 이사회와 개별 이사에 관한 내용을 비교적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5점 만점에 2.7점의 평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없고, 홈페이지 등에 이사회 관련 정보를 게시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참여도 항목의 평점은 5점 만점에 2.3점으로 나타났다. 소위원회가 전무해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웠지만 이사회 구성원들이 이사회에 100%의 출석률을 기록해 가장 높은 5점을 받았다. 이사회 이사회 안건을 평균 이사회 개최 3일 전 통지한다는 점도 가점 요인이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제노코 줌인]시장 지배력 강화로 인한 '경쟁제한성' 판단 관건
- [우리기술 사업 돋보기]연이은 해외 수주 낭보, 매출 규모 '껑충'
- [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비이아이, 하반기 LMB 양산 돌입…2027년 IPO 계획
- [VC 투자기업]중고에서 길 찾은 트렌비…월 BEP로 생존력 증명
- [VC 투자기업]'위피·콰트' 엔라이즈, 흑자전환…"올해 글로벌 방점"
- [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1000억 밸류 도전 미스터아빠, 1분기 매출 200억 달성
- 혁신산업펀드 출자 '흥행'…패자부활 전략 통했다
- 경남지역혁신펀드, 케이런벤처스 반전서사 쓸까
- [유증&디테일]'1조 그룹' 오텍, 재무 건전성 '시험대'
- 사외이사를 발굴하는 SK의 안목
최윤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비이아이, 하반기 LMB 양산 돌입…2027년 IPO 계획
- 혁신산업펀드 출자 '흥행'…패자부활 전략 통했다
- [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비이아이, 몸값 1000억 '눈 앞'…대기업 SI 투자 이목
- [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투자 몰리는 비이아이, '황각규의 혜안' 주목
- [VC 경영분석]㈜IMM, 지성배·정일부 각자대표 체제 열었다
- [thebell interview]황상연 HB인베 PE본부장 "차별화된 투자·밸류업 방점"
- '첫 선' 모태 과기부 AI 출자, 정시 서류탈락자 '북적'
- [VC 투자기업]'선택과 집중' 원프레딕트, 올해 실적 반등 노린다
- [달바글로벌 road to IPO]반성연 대표 "5년내 키엘·이솝과 어깨 나란히 할 것"
- [VC 투자기업]위펀,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 집중…IPO 몸 만들기 '착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