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구조 재편]예상밖 변수에 이사회 개최…백지화 '유력'국민연금 조건부 기권에 사실상 무산…재추진 가능성 높지 않을 듯
허인혜 기자공개 2024-12-10 14:55:4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09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두산 3사 분할·합병안의 철회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두산에너빌리티 등은 이르면 10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방향성을 결정할 계획이다.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하더라도 국민연금이 기권표를 행사하면 표결이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든 분할·합병안이 이뤄지기 어려운 전개가 펼쳐진다.비상계엄의 후폭풍으로 주가가 예상 밖 하락세를 맞으며 6개월간 추진한 분할·합병안은 결국 좌초될 위기다. 만약 주총이 취소되고 안건이 백지화되면 재추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조건부 기권' 결정에 판세 기울어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르면 10일 각사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12일로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를 논의한다. 이미 개최를 결정한 임시 주총의 향방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열리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실상 분할·합병안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준비과정을 포함해 올해 내내 준비했던 개편안이다. 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밥캣 지분(46.1%) 보유 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신설 법인 지분을 로보틱스에 합병한다는 내용이다. 밥캣을 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로보틱스 자회사로 두게 된다.
목표는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을 중심축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이다. 특히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두산에너빌리티 투자자금 확보가 절실하다고 두산그룹은 호소해 왔다. 글래스루이스 등 네 곳의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찬성 의견을 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조건부 기권 결정으로 판세가 기울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판단이다. 국민연금은 두산의 분할·합병안 반대 의사 통지 마감 전날인 10일 주가가 주식 매수 예정가액(2만890원)보다 높은 경우 찬성하고 그렇지 않으면 기권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는 이같은 결정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를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는 (주)두산의 지분율이 68.2%로 외부 투자자의 결정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특수관계인 지분이 30.67%, 국민연금의 지분이 6.85%다. 외인과 기관을 포함한 소액주주의 비율이 64.56%기 때문에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다해왔다.

◇의미 없어진 '설득 총력전'…잇따른 좌초에 재추진 '난망'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식 매수 예정가액으로 2만890원을 제시했다. 분할·합병안에 반대하거나 기권하는 주주들에게 이 가격에 주식을 사주겠다는 약속이다. 매수 한도는 6000억원으로 정했다.
지난주만 해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2만원을 안정적으로 넘겨왔다.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전 마감된 3일 주가는 2만1150원까지 올랐다. 최소한 주가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우려는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예상 밖 계엄선포로 4일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4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1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이후 주가가 계속 하락해 9일 종가는 1만7380원이었다. 10일 장중에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외인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보다 먼저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같은 하락세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국민연금이 기권하면 큰 의미가 없다. 국민연금 한 곳만으로도 주매청 매수 한도를 넘는다.
분할·합병안 좌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사업구조 재편 계획을 밝힌 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8월 한 차례 철회했다. 이후 재추진 기간을 거친 뒤 10월 시장의 지적을 반영해 합병비율을 재산정하고 안건을 다시 진행했다.
하지만 또 다시 변수에 따른 전면 백지화가 전망되면서 재추진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 지도 안갯속인 상황에서 당장 재추진을 논의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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