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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3세 신사업 기지' 한화임팩트, 현금곳간 '위축'한화토탈에 현금흐름 의존, 배당수입 급감…연간 수천억 투자부담 지속

고진영 기자공개 2025-01-03 08:11:3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15: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임팩트는 오너 3세 시대 준비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승계를 위해선 한화에너지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 전초기지 역할을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가 맡았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삼형제가 지분 전부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한화에너지의 몸값 올리기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벌어온 현금을 한화임팩트에 밀어주고, 한화임팩트는 이 돈을 써 신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화토탈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화임팩트도 재원이 빠듯해졌다.

한화임팩트는 옛 한화종합화학이다.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한화그룹에 넘어왔다. 이후 한화에너지가 잔여 지분을 인수해 총 52.07%를 확보하면서 2021년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한화에너지는 현금흐름이 적잖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특히 한화임팩트 지주사업에서 들어온 현금이 많았다. 한화임팩트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자체사업부문과 지주부문으로 나뉜다. 자체사업부문은 폴리에스터 섬유, 필름 등에 사용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를 생산하고 지주부문의 경우 한화토탈(50%), 한화임팩트글로벌, 한화솔라파워, 한화솔라파워글로벌 등 공동지배·종속기업 관련 지분법이익을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

매출로 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자체사업부문 비중이 88%에 달하고 지주부문은 12.5%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급과잉이 자체사업부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부문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1%에 그쳤고 올해는 9월 말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지주부문은 수익 대부분이 영업이익으로 인식된다. 특히 한화토탈 비중이 압도적이다. 2022년만 해도 한화임팩트의 자회사 합산 매출에서 한화토탈이 차지한 비중은 96.3%, 지분법이익에서 차지한 몫은 52.6%에 달했다. 문제는 한화토탈이 석유화학 업황 저하로 작년부터 적자 행진 중이라는 점이다. 한화임팩트 역시 지난해 한화토탈로부터 400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인식했다.

더 큰 고민은 배당금 축소에 있다. 한화토탈이 2015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9년간 지급한 배당급을 셈하면 모두 3조799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분율에 따라 한화임팩트가 가져간 현금은 1조8995억원이다.

실제로 한화임팩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배당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배당은 전부 한화토탈에서 나온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한화토탈로부터 받은 배당(지급일 기준) 규모는 한화임팩트 별도 영업현금의 77% 수준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화토탈은 이제 고배당을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지급일 기준으로 2022년 총 4410억원을 배당했지만 2023년 685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또 작년에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는 아예 배당 지출이 없었다. 지난해 한화임팩트 영업현금이 순유출(-)을 나타낸 것도 한화토탈 배당금이 급감한 영향이다.

현금 유입이 줄어든 반면 투자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애초 화학에만 집중하던 곳이다. 하지만 케미칼 산업의 침체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2022년 기존 사명(한화종합화학)에서 '화학'을 떼어내고 신사업 발굴과 투자활동에 매진해 왔다. 2015년 그룹 편입 당시 단 3곳뿐이던 출자회사 수는 작년 말 기준 50여곳으로 늘었다.

특히 완전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글로벌, 손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 투자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분 투자에 쏟은 금액만 수천억원이다. 한화엔진(옛 HSD엔진) 인수에 약 230억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5000억원 남짓을 썼다.

이 밖에 수소 관련 회사에 투자를 늘렸으며 시스템메모리 기업 '뉴블라'(Neubla)와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그로들'(Growdle) 등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도 직접 설립했다. 인공지능(AI)과 친환경, 바이오사업 관련 투자도 계속될 전망이다. 2026년까지 연간 3000억~40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현금창고 역할을 해온 한화토탈 배당이 끊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만만치 않다.

앞으로 투자 방향과 조달에 대한 전략은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올 8월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에 올랐다. 승계를 위한 포석 작업의 조타수로 직접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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