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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자본, 영구채 러시]그룹 현금흐름 중심 신세계프라퍼티, 조달 '삼매경'⑧자산개발 담당, 2016년 이후 스타필드 8개 오픈…최근 5년간 5.6조 조달

고진영 기자공개 2025-01-02 08:04:54

[편집자주]

신종자본증권 시장이 전례없이 붐비고 있다. 이론상 영원히 안 갚고 이자만 낼 수 있어 영구채라 불리지만 사실은 자본성이 최소화된 모순적 채권이다. 도입 후 십여년 동안 혼란과 의구심에 시달렸지만 올해 발행 규모가 6조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자본 같은 빚' 영구채가 필요했던 기업들의 사정을 THE CFO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6: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 자금 이동의 중심에 있는 계열사다. 자산개발을 도맡는 만큼 늘 실탄을 끌어오느라 바쁠 수밖에 없다. 개발한 점포가 수익을 내면 그룹의 현금창고로 거듭나는 구조다.

매년 투자 부담에 시달리다 보니 조달창구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최근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처음 발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운영과 부동산개발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임대수익에서 매출을 낸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위례·부천·명지 등 4개 사업장을 마스터리스 형태로 임대하며 스타필드 고양을 직영하고 있다. 마스터리스는 건물을 먼저 통임대하고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임대수익은 재고나 판매인력 부담이 없기 때문에 꾸준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스타필드엔 신세계그룹 계열의 대형 브랜드 매장(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 백화점, 일렉트로마트 등)이 여럿 입점해 있어 운영매장 공실률도 주변 상업시설보다 낮은 2% 내외 수준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에도 불구하고 신세계프라퍼티는 재무활동에서 자금 유출입이 눈에 띄게 역동적인 흐름을 보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금융권 대출과 사채발행, 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돈은 총 5조5500억원에 달한다. 차환 조달을 포함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외형 대비 인상적인 금액이다.

조달에 분주한 이유는 부동산에 기반하는 업태 특성상 사업 확장 과정에서 투자부담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개장한 이후 2020년까지 매년 새로운 점포를 열었다. 이 기간 출점한 스타필드(스타필드 시티 포함)가 7개, 하남과 고양점의 총 투자규모만 1조77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역시 스타필드 수원을 새로 오픈했고 스타필드 창원과 청라, 동서울터미널, 화성테마파크 등도 장기적으로 개발이 예상된다. 신규 오픈할 매장 대부분이 서울 외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매장들보다 점포 안정화 기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또 오피스, 호텔 개발 등과 관련해서도 용지확보와 지분매입을 위해 현금을 쓰는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투자부동산 취득에 지출한 규모를 보면 연간 1000억원 안팎을 오르내린다. 작년의 경우 1050억원을 사용했고 이밖에 2022년엔 미국 와이너리(Shafer Vinyards) 인수로 3078억원의 지출이 추가로 생겼다. 무거운 투자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4조원 이상의 개발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실탄은 어떻게 충당했을까. 그동안엔 모회사 이마트로부터 지원받아왔다. 2014년 360억원, 2015년 4860억원, 2016년 1080억원, 2017년 830억원, 2018년 1500억원, 2019년 2950억원, 2020년 2000억원, 2022년 다시 2900억원을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에 출자했다. 누적 출자액을 셈하면 총 1조6480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마트가 지원해 준 금액은 투자규모를 크게 밑돌고 있다. 2019년 이후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개발을 위한 토지매입과 스타필드수원 증자, 캡스톤펀드 투자 등으로 총 1조670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 기간 이마트로부터 들어온 금액은 5950억원에 그친다. 2023년 이후론 아예 지원이 끊겼다.

투자할 돈이 모자라니 차입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연결 총차입금 규모가 2017년만 해도 2억원으로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019년 말 약 7900억원으로 뛰었고 작년 말엔 1조32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3000억원어치 영구채를 발행한 것도 더이상의 차입 확대를 피하는 동시에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올해 역시 토지대금 납부와 복합쇼핑몰 개발 목적으로 신세계화성에 500억원, 스타필드광주에 150억원, 스타필드청라에 4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적잖은 지출이 이어졌다.

다만 영구채 조달을 위해 높은 금리를 무릅써야 했다. 6.85%의 배당(이자)을 약속하고 발행했으니 연간 206억원 수준이다. 3년 뒤인 2026년 6월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기간이 도래하고 이때부터 매년 스텝업(step-up) 조건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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