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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LG 하이프라자, 계열사 후광 '양날의 검'①LG전자 국내 매출의 20~30% 담당, 안정적 수요 보장…0%대 수익성 한계

고진영 기자공개 2024-12-26 08:19:05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5: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프라자는 20여년 전 LG그룹에 인수된 후 LG전자의 국내 유통사업을 전담해 왔다. 시장이 좋지 않아도 어느 정도 수익이 담보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LG전자에 묶여 있는 상품 구성은 추가적 성장이나 저수익 구조 탈출을 어렵게 만드는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국내 매출의 20~30% 수준을 하이프라자를 통해 유통한다. 하이프라자는 'LG전자 베스트샵'과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는데 올해 9월 말 기준 영업점 규모는 직영점 261개, 백화점 매장 68개 등 329개 남짓이다.

애초 하이프라자는 베스트샵 운영만 전담했으나 2010년 초 LG전자에서 백화점 유통부문까지 인수하면서 규모를 불렸다. 덕분에 인수 전 9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꾸준히 뛰면서 2021년 3조원에 육박했다. 2016년 이후 매장 대형화, 스타일러나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신제품 판매가 늘어난 점도 외형 확대에 힘을 보탰다.

취급품목 대부분이 LG전자 제품이고 신제품을 소개하는 역할도 담당하기 때문에 하이프라자는 꽤 일정한 집객력을 기대할 수 있다. 최소한의 이익 보장이 가능하도록 LG전자로부터 판매장려금도 받는다.

하이프라자의 안정성은 최근 들어 더 두드러지고 있다. 가전제품 시장이 갈수록 온라인 구매가 늘고 오프라인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추세다. 이런 국면에서 하이프라자는 특수한 위치를 확보했다. LG전자 입장에선 하이프라자가 국내 다른 유통전문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협상력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오프라인 가전시장에서 하이프라자 점유율은 최근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2021년 25.7%였는데 작년 말 27.2%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롯데하이마트 점유율이 이 기간 33.7%에서 29.1%로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하이프라자와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 전자랜드 등의 매출을 합산해 계산한 기준이다.


다만 LG전자의 내수 유통망이라는 위치는 성장을 위한 전략 운용의 여지를 좁히는 원인이기도 하다. 다른 가전 판매점들이 삼성전자, SK매직 등 국내 회사들의 전자제품뿐 아니라 해외제품도 판매하는 반면 하이프라자는 제품 다양성 측면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서의 점유율 상승에도 불구 하이프라자 매출은 수년째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선 2021년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중단한 탓에 휴대폰 매출이 빠졌다. 이듬해는 엔데믹 영향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줄면서 판매가 주춤했다. 올해 역시 LG전자의 온라인, 구독 판매 비중이 늘면서 매출 하락세가 이어졌다. 구독 판매는 LG전자 매출로 반영되고 하이프라자는 이 가운데 일정 비율의 수수료 수입만 매출로 인식한다.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보면 2021년 거의 3조원에 가까웠지만 2022년 2조7000억원 수준, 작년 말엔 2조4000억원대로 매년 줄었다. 올해는 9월 말 기준 1조6661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조8643억원) 대비 2000억원 남짓 감소했다.


외형이 축소된 반면 수익성을 제한하는 요인은 많아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지급수수료율이 높은 백화점 매출 비중이 많아졌을 뿐더러 매장 임대면적이 넓어지면서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가 증가했다. 또 연봉과 경영성과급 인상 등에 따라 인건비를 비롯한 판매관리비 부담도 가중된 상황이다.

게다가 유통사업은 그 자체가 수익성이 높지 않은 특성을 가진다. 특히 하이프라자는 상품구성뿐 아니라 거래처 교섭력과 마케팅 활동이 자유롭지 않다 보니 자체적인 마진 개선 노력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이프라자는 LG그룹에 편입된 이래 연간 영업이익률이 1%를 웃돈 적이 없다.

작년 말 하이프라자의 영업이익률은 0.5%를 기록했다. 올해는 9월 말 기준 0.7%로 소폭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1% 벽을 넘지 못했다. 판매관리비율의 경우 2020년 23% 수준이었는데 올 3분기 말 32.3%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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