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그 이후]모태 사업 떼낸 SKC, 출혈 시발점 됐다①소재부문 물적분할 후 영업 위축세, M&A로 밸류·재무 방어
김소라 기자공개 2025-01-03 08:12:24
[편집자주]
기업은 전략적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각기 분할 의도나 목적은 제각각이나 기업 성장이라는 장기 방향성은 동일하다. 가치 재평가, 재무 융통성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후속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하나였던 몸체가 둘로 나뉘는 만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3년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00여 곳 이상이 분할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이 당초 도모했던 기대 효과가 실현되고 있는지 THE CFO가 이들의 밸류 및 재무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6: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형 지주회사 SKC가 수익성 회복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계속 영업손실이 깊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력 사업부가 일제히 고전하며 영업성적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앞서 추진한 분할 작업은 결과적으로 이 같은 상황을 더 부추겼다. 당시 수익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던 영업부문을 떼내 처분하며 매출 규모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꾸준히 영업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사업부가 떨어져 나간 탓에 외려 부진이 더욱 고스란히 나타났다. 대신 배당 정책을 축소하는 등 체력 비축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SKC는 현재 배당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10여 년 넘게 지속해 온 결산 배당을 올해 초 집행하지 않았다. 직전년도 연결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배당을 실시했던 것과 상반된다. 올해 종속법인인 'ISC'와 'SK엔펄스'를 통한 배당 활동에 그쳤다.
이는 SKC 영업 활동이 녹록지 않았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영업 손실이 대거 잡히며 적자 폭이 깊어진 탓이다. 구체적으로 전년 연결 순손실은 3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년도인 2022년 대비 순손실 규모가 13배 이상 커졌다. 전체 매출액이 크게 내려 앉으며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다.
SKC는 주력 사업부가 근래 일제히 고전하고 있다. 화학과 2차전지 소재 부문이 대표적이다. 각각의 수익성이 약화되며 전체 영업 성적 면에서의 기여도 역시 미미했다. 세부적으로 해당 사업부는 계속해서 영업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당해 손실 규모는 전년대비 확대되는 등 매년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
SKC 중추 역할을 하던 모태 사업부가 제외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2022년 물적분할 방식으로 인더스트리 소재부문을 떼내 매각한 직후 영업 부진이 가시화됐다. 이는 초창기 SKC 성장 동력이 됐던 PET필름 사업부다. 1973년 설립된 SKC는 4년 후인 1977년 국내 최초로 PET 필름을 개발하며 내수 필름 시장을 선도해 왔다. SKC는 그로부터 40여년 만에 이 부문을 처분하기로 결정하며 성장성에 무게를 둔 방향을 선택했다.
실제 기업가치 측면에서 기대 효과는 나타나는 분위기다. 물적분할 직후 대비 현재 밸류가 더 높게 잡히고 있다. 주가 기준 지난 2년여 간 약 20% 상승했다. 2022년 말 분할 이후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하던 주가는 올해 들어 반등하는 흐름을 띄고 있다.
다만 이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현재 밸류에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당장 근래 영업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가 성장 실마리로 해석되는 형국이다. 사업형 지주인 만큼 인수합병(M&A) 등 투자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영향이다. 다수 투자법인들을 확보하며 관련 수익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 별도 자산 대부분은 종속법인 투자지분으로 이뤄져 있다. 올 3분기 말 SKC 별도 자산총액의 90% 이상이 종속기업 투자분이다. 관계사 지분 장부가액을 고려하면 해당 비중은 95%에 육박한다.
주요 사업은 이들 종속 기업을 통해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기업 'ISC'와 화학 법인 'SK피아이씨글로벌' 등이 주요 법인으로 꼽힌다. SK피아이씨글로벌의 경우 인더스트리 소재부문과 마찬가지로 물적분할 방식으로 신규 설립됐다. SKC는 동 기업 지분을 일부 매각해 올해 기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이는 기초 체력 보완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재무제표상 비지배지분이 상당액 잡히며 전체 자본총액을 보충하는 그림이다. 실제 올해 SKC 재무상태표에 반영된 연결 지배기업 자본액은 크게 줄어든 반면 비지배지분 변화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 3분기 말 SKC 연결 이익잉여금은 전년 말 대비 약 16% 감소한 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지배지분 감소폭은 0.5%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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